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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변했던 것일까?

 

해운대 바닷가에서..


한 사람과의 진지한 만남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얼마전 난 다니는 곳의 사무실 개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곳은 진보매체의 지역사무실이고, 
난 그곳에서 글을 쓰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날 개소식이 무사히 끝나고 뒷풀이가 벌어졌다.
난 평소 집회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상천씨와 같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상천씨는 케이블방송국을 다니다 해고당한 사람이었다.
상천씨를 몇 번 농성천막에서 만났지만,

그날만큼은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를 떠나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나보다 2살 연상이다.그래도 그는 나를 형이라 불렀다.
부담스러웠지만, 자기한테는 그게 편하단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문득 
그가 예전 나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을 얘기해 줬다.

 

"그날 형님, 그냥 기사거리를 찾으러 온 기자같았어요"

 

 

그리고 이틀이 지났다.
아무생각없이 컴퓨터화면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그 얘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 정말 그런 존재였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의 모습이 예전과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실에 순응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한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지만,
이제 어느정도 안전망을 치고 얘기하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기사를 쓰기 위한 
수단으로써 만나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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