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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사태 10

 

이데일리에서 퍼 옵니다. .....

 

외화차입 시장엔 어느새 IMF 공포가…
우리銀 가산금리 외환위기 버금
"은행 유동성 확보가 우선"
입력 : 2008.07.14 12:04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프라이싱(pricing)만 보면 외환위기 상황입니다. 문제는 프라이싱이 아니라 발행이 안 된다는 겁니다. 지금은 유동성 확보가 제일 중요합니다."

국내 은행권의 외화차입 시장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경색이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융회사의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 5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려던 우리은행은 발행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이 치솟으면서 외화채권 발행을 위한 가산금리가 외환위기 직후 수준인 6개월 라이보(Libor)+300bp 이상으로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발행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2008.07.08 우리은행, 글로벌본드 발행 보류

◇ 한국물 발행금리 IMF 버금가는 수준

이 같은 가산금리 수준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1998년 발행된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는 미 국채수익률(T)에 341bp를 더한 수준으로 변동금리로 환산할 경우, 6개월 라이보(L)+270bp로 추정된다. 이를 우리은행(당시 한빛은행)이 발행했다고 가정할 경우, 발행금리는 라이보(L)+500bp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외환위기 직후 우리은행이 해외 채권을 발행한 물량이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우리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해외채권을 발행한 것은 2000년 3월로, 당시 2년 만기 사모채권에 발행금리는 라이보(L)+145bp 였다. 2001년 발행한 10년만기 공모 후순위채권은 미 국채수익률(T) 대비 539bp의 가산금리가 붙었다. 변동금리로 환산할 경우, 라이보(L)+460bp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에는 정부를 제외한 금융회사의 해외채권 발행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현 상황을 외환위기 때와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만기나 발행 규모 등을 무시할 경우 외환위기 직후 자체 신용으로 해외 채권을 발행했을 경우 발행금리는 라이보(L)+300~400bp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외환위기 당시와 현재 한국물의 발행금리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의 상승 추세를 보면, 발행 자체가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외환위기 직후에 버금간다는 것이 IB들의 관측이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프라이싱(pricing)만 보면 외환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면서 "문제는 프라이싱이 아니라 발행이 안된다는 점이다. 지금은 유동성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외화차입 시장이 외환위기 때 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면서도 "과도한 프라이싱이 아니라면 현 상황에서는 발행에 나서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 금융기관 유동성 확보 시급

▲ 자료: 블룸버그, CMA
한국물 중에서도 특히 금융회사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은행 신한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낮은 GS칼텍스보다도 높게 형성돼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신용위험은 한국전력, 삼성전자, 포스코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좌측 그림 참고)

이인우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금융회사의 CDS 프리미엄은 항상 제조업체들에 비해 낮게 형성돼 왔다"면서 "(글로벌 신용경색과 뒤이은 신용위기 여파로) 금융부실이 문제가 되면서 금융회사들의 신용위험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 관계자는 "한국물의 벤치마크라고 할 수 있는 수출입은행 CDS 프리미엄이 토지공사나 한국전력보다 더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시장이 힘들다는 방증"이라며 "은행들이 서둘러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주요 공기업들이 외화차입에 나서고, 우리은행이나 농협중앙회 외에 다수의 한국계 기관들이 외화차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8~9월쯤에는 가산금리가 400bp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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