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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씨와 최세진씨께

 이렇다 할 철학적 백그라운드나 핵에 대한 별다른 지식도 없이 글을 끄적거려 십자포화(?;사실 내 글에 의견을 주신 세분 다 저한텐 비교적 나이스했지요!)를 받게 되어 최소한의 방어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네요. 다 자업자득이겠지요. 몇 가지만 되는대로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답 글일 수도 있고 제 생각을 다시 정리한 측면도 있겠습니다.

우선 해명 또는 정정을 해야겠네요. 제가 “파괴력이 엄청난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혹은 비핵 대량살상무기)와 경량화된(사용가능한?) 핵 사이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여전히 엄청난 차이인가? 그래서 핵은 근본적으로 다른 무기와 같은가 다른가? 핵이 사용되지 말아야 할 무기라면 다른 대량살상무기,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 심지어는 모든 재래식 무기도 사용되지 말아야할 무기 아닌가?” 이 문단이 혹 “재래식 무기가 사용되고 있으니 대량살상무기나 핵무기도 사용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 비핵 대량살상무기, 핵 사이의 간극이 어느 정도 좁혀졌으니까”로 읽혀질 우려가 다분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행인님은 제게 던진 질문으로 보아 이렇게 읽은 것 같은데, 그게 제 본 뜻은 아니었습니다. 제 뜻은 핵무기사용만 절멸의 무기니 하면서 반대할 게 아니라 재래식무기도 사용하지 말아야하는 것 아니냐 즉 일체의 전쟁 혹은 무기사용에 대해서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전쟁이 일어나서 이런 무기들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고 핵무기도 사용가능하게 개량되고 있는 마당에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아내느냐는 거지요. 황당한 비폭력주의자에 가까운 발상에 가깝지요?! 못믿으실 것 같아 신상발언을 좀 하면 사실 전 이제껏 딱 한 번 돌을 들어봤을 뿐입니다(물론 다른 수단은 단 한번도). 대학원 시절 가투를 나갔다가 후배랑 경찰에 쫒겼는데 골목에서 뒤따라오는 후배를 잡으려는 경찰을 향해, 순간적인 고민 끝에 돌을 하나 던졌는데, 그것이 경찰엔 못 미치고 오히려 후배 머리를 맞힐 뻔 했지요. 몸뚱이 이외의 물리력을 동원하는 투쟁을 기획하는 그런 중요한 자리에는 한 번도 없었고요, 그런 시위가 계획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치는 정도였지요. 아는 사람은 알 수도 있는 동대문경찰서장 사건은 우발적인 사건에 가까웠지요.

북한 핵에 대한 나의 어느 정도의 용인도 “핵으로라도 어떻게 전쟁을 미리 막을 수만 있다면!” 하는 측면에서의 용인이었던 것이지요.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면 핵을 사용해서라도 미국과 맞서 싸워야 할 것 아니냐는 차원은 아니란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북핵에 대한 무한한 신뢰나 숭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 둡니다.

암튼 서투른 글쓰기가 중대한 오해를 낳았던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지요. 우선 최세진씨 글에선 역시 많은 내용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유사한 글로는 류주형(민중연대 통일연대 공동 주체 토론회 발표문과 사회진보연대의 ‘사회화와 노동’), 박준도(참세상 기고), 임필수(사회진보연대 기관지 ‘사회운동’), 백승욱(사회진보연대 기관지 ‘사회운동’)이 있지요. 최세진씨도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세진씨를 비롯한 위의 글들에서 약간의 차이들은 있지만 대체로 최근년 북한(정권담당자들과 인민들)이 겪고 있는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북한은 한국전쟁을 겪었고, ‘사회주의 진영’의 붕괴로 고립감도 느꼈을 것이고, 무엇보다 부시 등장 이후 최근의 아프간공격과 이라크공격을 목도하지 않았습니까. 선제공격/예방공격이 현실화했고 이것의 겨냥대상으로는 늘 북한이 주요하게 거론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미국은 핵테세보고서를 발표했고, 다른 이유도 있지만 휴전선 부근의 북한의 포를 무력화시키고 공중전 해상전으로 북을 타격하기 위해 평택으로 기지이전을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ZNET과 프레시안에서 찰머스 존슨 참조). 반면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지 않습니까. 북한 핵무기 보유/핵시험 이전에 이북은 이미 핵선제공격 혹은 핵에 버금가는 첨단무기의 선제공격 위협 아래 있었다는 것이지요. 아니 한반도 전체가 이미 미 제국주의가 주도하는 (핵)전쟁 위협의 포로 상태 아니었나요? 미국의 (사용가능한) 핵을 포함한 군사력 앞에 핵 없는 북한의 군사력은 ‘전면적 무장해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라크를 보세요(물론 핵없는 북한 전력이 이라크보다는 세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요). 문제는 무장해제를 해도 전쟁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 그리고 북한의 무장해제가 전쟁의 가능성을 더욱 없애 제로로 만든다면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바로 면전에서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라크의 붕괴가 핵전쟁이 아니라 해서 덜 비참합니까? 전쟁으로 인한 살상도 문제려니와 정치 경제 시스템 전체가 붕괴되지 않았습니까? ‘네이션빌딩’? 말이 좋습니다. 기독교근본주의와 군산복합체․에너지기업 및 세계의 부자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부시를 그렇게 보고도 모르나요? ‘부시야말로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란 말은 그냥 헛구호였나요? 전 북한이 다급해서이긴 하겠지만 부시정권과 구걸에 가까운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신기할 정도입니다. 하기야 우리의 일상생활에 미제국주의는 별로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니까요. 아니 우리생활의 오랜 조건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시스템의 어느 부품이 잘 못되었을 때 그 때 보이지요. 마치 노동자들이 자본을 자신의 존재조건으로 여기고 있고 이것이 자신을 착취하는 기제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백승욱 선생을 비롯해 몇 분이 국가간체계의 ‘생존의 논리’에 빠져 핵까지 무장해 국가를 강화하기보다는 제국주의로부터 공격을 받아 설혹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국가 대신 운동을 보존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최원씨도 인용하셨지요. 그러나 ‘핵보유를 통해서까지 국가를 강화하는 것’을 운동을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반제운동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시민들의 운동은 죽었습니다. 아니 자본주의로의 이행운동(한 때 기대를 모았던 폴란드 연대노조운동까지 포함해서)이 있었지요. 국가도 달라졌습니다(이의를 달 사람들도 있겠네요). 그런데 전 북한정권담당자들에게 이것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전쟁을 방지할 수만 있다면 그 일이라도 제대로 해냈으면 합니다. 물론 전쟁방지-핵개발을 통한 국가강화가 소련처럼 내부붕괴로 이어질 지도, 혹 중국처럼 명실상부한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촉진할지 모르겠지만요(전자, 즉 핵개발을 통한 국가강화가 후자, 즉 내부붕괴나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100% 설명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설마 없겠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운동은 북한 이외의 지역에서 잘 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제국주의가 결정적으로 극복이 되면 누가 압니까? 아직 붕괴나 이행을 하지 않고 생존하고 있다면 북한 안에서도 모든 모순과 차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운동이 가능할지도. 지금은 국가가 주도하는 ‘반제운동’에 대체로 일체화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흐름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요.

그러면 북한 핵보유가 전쟁방지가 되느냐? 자신은 없지만 후세인처럼 핵 없이 부시와 마주하는 것보다는 전쟁방지 면에서 낫다고 생각합니다.

최세진씨는 “이는 기본적으로 ‘군비 경쟁을 통한 죽음의 시소게임’이다. 핵무기를 손에 쥐고 ‘나 잘못 건들면 너희도 죽음이야’라는 이야기를 하려면 ‘다른 국가에서 핵무기로 공격할 때 (최소한) 비슷한 수준으로 보복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슷한 수준으로”! 임필수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 미소간의 핵경쟁 때 반핵운동을 한 사람들에게서 빌어 온 이야기 아닌가 합니다. 전 이런 견해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견해가 있었기 때문에 반핵운동이 이나마 벌어졌고 냉전 말기 고르비와 레이건 사이에 핵군축이 일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핵확산도 그만큼 덜 되었구요. 그러나 전 약간의 핵을 보유해도(선제공격을 당할 때 보복공격 능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겠지요) 전쟁억지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핵전쟁에서의 완전한 승리를 추구하는 미국, 즉 인명손상이 거의 없는 전쟁을 바라는 미국민들로 인해 핵보복능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나라를 미국이 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지도자가 국민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고 핵버튼을 누를 수 있다? 전 형식 및 체계야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겠지만 실제를 그 정도까지 극단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민의 이런 의견( 및 정부에 대한 통제)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이지요. 이런 의견 또한 베트남전 혹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전(길어지는 전쟁, 인명손실로 부시의 지지가 그나마 조금 떨어졌지요)에 대해 반대운동을 벌인 사람들 덕분이겠지요(글자체가 다르네요. 특별히 강조할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사실 핵은 이제껏 단 한차례 사용이 되었지요. 당시 물론 일본은 핵이 없었습니다. 당연히도 핵을 가진 나라에 대해 핵공격이 진행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핵을 가진 나라들끼리의 직접전쟁도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물론 임필수씨는 미소간의 많은 대리전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핵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라크 전을 보고선 특히. 어떤 이들은 북이 핵을 이라크 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최소한 가지려고 노력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선 북은 그 정도야 부시정권에서보다야 덜했지만 지속적으로 한미 군사훈련 등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정도로 이야기해 두지요.

북한 핵은 핵확산을 가져올 것이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설마 핵확산 주 요인을 북한으로 보거나, 현재의 NPT 체제가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지요?

이런 핵 확산은 핵관리 위험을 증폭시킬 것이다, 특히 제3세계의 정부나 독재자들이나 비국가 테러리스트들에게 핵이 들어가면?, 이들은 핵을 아무렇게나 기분내키는대로 뻥뻥 터뜨릴 게 아닌가?, 그래서 세계가 아주 위험해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가능한 한 핵확산을 막아야 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핵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테러가 없는 세상, 핵이 없는 세상을 하루빨리 만들어내야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북한을 비롯한 ‘악의 축’ 국가들, 혹 이후 핵을 가질지도 모를 국가들이 핵전쟁이나 핵선제공격을 할지도 모른다 는 등의 이야기에 대해서입니다. 전 이들 국가들의 핵사용 및 부실한 관리보다는 미국의 핵선제공격이나 사용이 더 걱정스럽습니다. 전자 국가들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핵능력이 미국의 그것에 필적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고 감히 미국을 선제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구조상 방어용일뿐입니다. 미국지도자는 자본의 이익에 이끌려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에도 국민의 지지여부라는 통제장치가 어느정도 작동하겠지만요. 암튼 벌어질지도 모를 핵확산이 지금보다 더 핵사용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것에 별로 동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문제는 사용가능한 핵으로 개량을 하고 있는, 그리고 제국주의적 이익에 이끌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국의 핵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핵확산이 반미반전반핵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을 어렵게 할 것이다, 혹은 한반도로 국한하면 북한핵이 남한에서, 동아시아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이런 운동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 여전히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미국핵과 방어용일 수밖에 없는 제3세계 혹은 북한 핵이 가지는 비대칭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스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한나라당 회의장 벽면에 ‘비핵 반전 평화’라는 구호를 써붙여서 텔레비전에 나오더라고요. 이들이 미국핵까지 포함해서, 혹 남한의 핵우산을 포함해서 비핵을 이야기했을까요? 여기서 ‘비핵’은 당연히 ‘북핵’을 대상으로 하겠지요. 현재 남한에서 핵 일반에 대한 비판이 어떤 효과를 낳는지를 보여주는 우스운 에피소드라 할 수 있습니다. 비대칭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것이 전제된다면 남한에서, 일본에서, 미국에서 반미반전반핵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의 운동? 앞에서 말한대로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뭘 더 바랍니까. 북한 핑계대지 말고 우리운동 열심히 하자는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를 비판하는 것이 운동이다? 남한에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필요하달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미국과 핵전쟁을 불사하자는, 혹은 미국과 핵전쟁을 해도 북이 이긴다는 황당한 사람들 비판해야겠지요.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반미반전반핵에 대한 비실천의 핑계거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북은 미소간의 핵경쟁같은 핵경쟁으로 뛰어들게 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전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군사력경쟁을 해서 미국을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은 북한 정권이 더 잘 알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과 일부 남한 운동세력에게 자신들의 (핵)군사력을 과장해서 홍보하고 일부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그것을 사실로 믿고 있고, 혹 믿는 척하고 있을지라도 자신들의 (핵)군사력이 미국의 그것에 못미친다는 것은 북한 정권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위력 혹 협상용이 강하다는 것이지요. 북의 (종국적인)비핵화 운운은, 글쎄요, ‘사회주의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일수도 있지만 위와 같은 사실을 직시한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최원씨가 문제삼은 진정한 사회주의의 ‘보호’에 대해. 저도 현재 세계에서 ‘진정한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는 형용모순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즉 쉽게 말하면 공산주의는 여러 모순 및 차이의 해소의 장기역사적 과정이랄 수도 있고, 좀 어렵게 이야기하자면(그리고 앞의 내용과 좀 차이는 좀 있겠지만) “공산주의는 오직 현재의 모순을 폐기하는 현재의 운동이라는 것 그것도 보증 없는! 운동이라는 것”이랄 수도 있겠지요. 제가 형용모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외부모순과 내부모순의 상호 전이(轉移)(이런 개념이 있나요?)랄까 (사회주의와 제국주의 사이의 모순 혹은 (반)주변과 중심의 외부모순의 각 사회 내부모순으로의 전화 혹은 내부모순의 외부모순으로의 이관(移關) 등), 아니면 더 나아가 사회들 내외부 모순의 구별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transindividual 한 관계?) 때문입니다*)


*) 그런 점에서 전 몰락한 사회주의나 현재의 북한사회에 대해 약간의 연대책임감을 느낍니다. 서준식선생이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실패한’ 북한에 대해 쉽게 말을 못하겠다는 것이지요. 우리 혹은 내 문제라는 것이지요. 북한사회 모순덩어리일 것입니다. 어쩌면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지배계급’이 인민을 착취하고 억압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 사실 전 이것에 대해 정보가 없고 유보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획득한 대부분의 정보가 제국주의적 질서를 재생산하기 위한 초민족적 매스컴에서 나온 것 아닌가요. 그래서 못믿겠다는 것이 아니라 안믿겠다는 겁니다 -,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구조와 담지자를 동시에 얘기해야 하고 보다 우선적인 것은 세계질서라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역사적 사회주의의 산물이지요. 사회주의 운동에 뛰어든 우리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요. 그리고 우리사회는 어떻습니까? 우리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발딛고 있는 사회의 모순해결에 힘을 쏟아야 하고 과거 운동에 대한 철저한 탐구가 필요한 것이지요. (어쩌면 거의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를) 북한 사회나 지도자(혹은 그를 따르는 남한 내부 운동세력)를 힐난하고 있을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사회를 변화시킬 지렛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일한 가능성은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반대운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북의 외부모순을 완화해 주는 것, 그래서 북 내부 모순을 현저히 드러나게 하는 데서 찾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사회주의 사회’를 혁명이후 주요모순의 해결의 단초가 마련된, 반공주의의 공격을 받아칠 수 있는 정도의 괜찮은 사회 정도라는 통상적인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이런 사회에도 미해결의 모순이나 차이 등이 있을텐데 그 중 하나가 제국주의와의 투쟁이라 생각한 것이고, ‘보호’는 이런 투쟁(운동)을 통한 보호인 것이고, 그런 점에서 보호라는 단어에서 유토피아나 ‘목적론’을 읽어내시지 말기 바랍니다.

비폭력, 대항폭력, 반폭력에 대해. 잘은 모르겠습니다. 핵무기와 첨단무기로 무장한 미국 앞에 재래식 무기로 맞서는 것이 또 다른 이라크(극도의 폭력상황)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냐라는 생각입니다. 미국이 윈-윈 정책을 폐기했다든지, 중국 한국의 반대 때문에 북한공격이 불가능했다 랄지 등의 얘기는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라크전은 개전 초기 쉽게 이기는 형상이었고, 미국의 정책은 변경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만에 하나를 대비해야 했었을 수도 있는 거지요. 그리고 미국의 무시나 배제도 역시 북한죽이기는 매 한가지고 북한은 이 상황을 당연히 타개해 보려 하지 않을까요? 북핵이 인민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운동을 불가능하게 한다거나(최원씨), 핵을 가진 혹은 가지게 되는 국가들이 ‘국가간체계의 생존논리’에 빠져들어 운동을 희생시키게 될 것(백승욱 선생)이라거나 하는 얘기는 앞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아이고 어디 가봐야 하겠습니다. 혹 글이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글들이 오고갈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좀 미흡하더라도 여기서 끝낸다고 생각하렵니다. 두 분 혹은 세 분의 답글을 제가 막지는 않겠으나(막을 수도 없고) 전 가능한 한 답을 안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할 일이 많거든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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