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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추위가 좋다.

추위는 옷을 여미게 하면서 내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도 하는 것 같다. 인생이나 삶이나 역사를 진지하게 대면하게 해 주는 듯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쌍클한 추위가 좋다.

그러나 너무 추우면 내면의 성찰보다는 추위 그 자체를 어떻게든 피해 보려고 애쓰느라

마음을 들여다 볼 여유를 갖지 못할 것이다.

 

난 가끔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이것이 날 운동에 붙들어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시기에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다면 운동을 떠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가난한 민중의 일원인 나!

 

그러나 이 이상 더 어려워지면 내가 운동을 더 지속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극도의 추위가 그런 것처럼, 극도의 곤궁은 다른 여유를 주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상태? 경계에 있는 것 같다.

 

사회진보연대가 8년만에 후원주점을 한다. 더 어려운 단체들도 있을텐데 미안하기도 하다. 더구나 우리가 같이하고자 하는 비정규직들에게 경제적 후원을 해 달라 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암튼 한다.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들 대부분도 극도의 곤궁으로 너머갈랑말랑하는 경계에 있다고 여겨진다.

 

사회진보연대가 이번 주점을 통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적당한 가난'을 확보할 수 있었으면 한다.

 

동지들의 적당한 관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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