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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를 돈으로 팔아먹기.

* 이글은 "아르 님의 ["네 사진을 누구에게 주었나 / 싸이월드](from onblog) 포스트에 트랙백 되어 있습니다.
 
정보공유라이선스를 이해하는데도 한참이나 걸렸는데, 요즘 속속 눈에 보이는 얘기들이 다 저런 내용이다. 얼마전 싸이월드 페이퍼 서비스에서 페이퍼 작성자들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일부가 귀속된다는 약관이 문제가 됐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게 단순히 페이퍼에만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었던 거다.
 
글쎄. 일종의 카피레프트 선언을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써먹고 있는거 같다는 느낌이다. '사이좋은 사람들'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출발할 때 부터 '학연', '지연'등으로 얽히면 '봐주기'로 은근슬쩍 넘어가주는 우리 사회 미풍양속을 멋드러지게 포장한 상업주의라는 사실을 파악했어야 하는건데. 회원들의 저작물에 대해 '사용료 없는' '비독점적 사용권'을 회사에게 부여하라는 것은 '공짜로' '같이 나눠쓰자'라는 얘기 아닌가. -_-;
 

제14조(게시물의 저작권 등)

 

(4) 회원은 자신이 창작, 등록한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 또는 회사가 허락한 제3자가 서비스를 운영, 전시,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음의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사용료 없는 비독점적 사용권을 회사에게 부여합니다.
 ① 싸이월드 서비스 내에서 회원 게시물의 복제, 수정, 개조, 전송, 전시, 배포 및 2차 저작물과 편집 저작물 작성
 ② 회사에서 운영하는 관련 사이트의 서비스 내에서 회원 게시물을 전시, 배포
 ③ 회사의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디어, 통신사 등에게 회원의 게시물 내용을 제공, 사용하게 하는 것. 단 이 경우 회사는 회원의 개별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5) 회사는 회원이 탈퇴한 후에도 탈퇴회원의 게시물에 대하여 본조 제4항의 사용권을 유지합니다.

 
 
어차피 기업이라는 것이 돈 벌자고 하는 짓이니 가입시 잘 읽지도 않게 되는 약관에 저런 조항을 끼워 넣은 편법을 썼다고 해도 육두문자 몇번 날려주는 것 외엔 할말이 없다. 싸이말고도 더 많은 서비스에서 개인 정보나 저작물을 팔아먹는 얘기는 이제 '그러려니'하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블로그만큼의 자율성도 없는 미니홈피에 수천원의 돈을 쏟아붓게 만들면서 저작권까지 박탈한다는건 참 상도의에 어긋나는 짓이긴 하다. (이렇게 유하게 할 말이 아닌데..그래도 참, 어떻게 열을 내야 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아주 교묘하게도, 일종의 기술 소외 현상을 부추기고 있기까지 하다. 홈페이지 하나 만드는걸 대단한(물론 대단하지만..난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ㅠㅠ)기술이라고 생각했던 예전과 달리, 이젠 도토리가 뭔지 모르면 온라인 상에서 왕따가 되버릴 위험에 처해있는 상황이 되었다. 싸이월드 상에서의 온라인 결재를 통한 미니홈피 꾸미기는 미니홈피 활용도에 대한 척도가 되고, 그것도 모르는(!) 사람은 인터넷을 잘 안하는 사람(이렇게 마구마구 일반화 해도 되는걸까. -_-;)로 취급당하기 까지 한다.(내 주변의 모씨가 실제 이런 취급을 당하는 경우 목격함. 쩝.)
 
결국, 싸이월드는 '일촌'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공동체의 가능성의 허상을 불어 넣고 미니홈피를 통해 결국 '울타리만 있고 실체는 없는' 공동체의 왕국을 구축해버렸다. 투데이 멤버, 페이퍼를 통해 나의 인지도를 높히고 많은 인맥을 형성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지만, 그건 회원들의 저작권을 저당잡고 하는 '장사'인 것이다. 이제는 사람관계를 신 재산권인 '저작권'으로 사고팔아야 할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만 하다.
 
말이 길어졌지만, 일도 하기 싫어 죽겠는데 열 받는 얘기만 읽어버렸다. 정보공유라이선스 배너 달기나 어여 배워야겠다. 흑. -_ㅜ
 
(전형적인 용두사미의 글이로군. 만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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