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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7월 15일-민주당 최영희 의원의 방문과 혁명적육식주의자동맹과 함께한 삼계탕 파티!

** 이 글은 피해 노동자와 함꼐 농성중인 대리인 분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

 

7월 15일 금요일 44일차

 

1.

 

오후 두시에는 민주당 최영희 국회의원이 오셔서 간담회를 했다. 음----, 민주당. 비정규직 법을 이렇게 야만적으로 만들어놓은 당사자 들이다. 국가인권위에서 성희롱이라고 판단하고 부당해고라고 판단해도 업체가 폐업하면 법적으로 할것이 없게 만들어버린, 사용주에게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아무 때나 버려도 되게 만들어버린 바로 이 저주스러운 간접고용의 근로자 파견법. 민주당은 이 법을 만들고 완성시킨 당사자들이다.

 

그래도 반가운 것을 슬퍼하지 않기로 한다. 최영희 의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관심갖고 뭐든 함께해준다면 고맙다.

 

2.

 

기아자동차 평택공장 비정규분회 조합원동지들이 오셨다. 오전 일만하고 조퇴하고 여러 동지가 오셨다. ‘살맛나는 세상’이라는 여성노동자 모임이름으로 예쁜 현수막도 만들어오시고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함께 어울려 표정들이 밝다. 우리지회는 조합원들이 나이가 더 젊고 여성조합원들이 모임을 만들거나 하지는 못하고 있으니, 언니가 부러워하신다.

 

예전에 어려웠던 투쟁 얘기 지금도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는 김수억동지 얘길 했다. 금양물류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 이훈소장이 실은 기아자동차 평택공장 업체의 관리자였는데 양아치처럼 관리하다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을 통해 쫓겨난 사람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폭력적으로 노무관리하던 관리자를 비정규직 동지들이 라인을 세우고 투쟁해서 쫓아냈는데, 알고보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와서 성희롱 하고 지랄을 한거다.

 

가해자 두사람중 정관진 조장은 고용이 승계되어 아직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훈소장은 작년 10월경부터 안보였다. 보통 업체가 폐업되면 소장들은 폐업되는 사장을 따라가니까, 애초에 이훈소장은 임동철 사장과 함께 온 사람이니까 같이 어디론가 갔으려니 생각한다. 사측은 해고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안봤으니 아나. 지금도 어디 다른 하청공장에 가서 힘없는 노동자를 상대로 무슨 양아치 짓을 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더라.

 

3.

 

혁명적육식주의자 동맹 동지들이 4시부터 오셔서 삼계탕을 준비하셨다. 그냥 닭이나 삶을 줄 알았더니, 인삼에 찹쌀에 어디서 먹어보기 힘든 진짜배기 삼계탕을 손질해 끓인다. 한두번 해본 솜씨들이 아니다. 6시부터 닭을 나누어 먹었다. 비가 오는대도 많은 동지들이 오셔서 잔치집 분위기가 났다. 삼계탕을 준비하며 모금을 했는데 남았다고 묵직한 봉투도 투쟁기금으로 주고 가셨다. 함께오신 황선홍이라는 분은 책을 기증해주셨다. 책 앞장에

‘위대한 당신의 투쟁에 사랑과 연대를 보냅니다.’라고 써주셨다. ^^ ‘위대한’ 이라니. 소박하고 초라한 우리 농성장을 위대하다고 말해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동지들 모두 감사합니다.

 

4.

 

8시에는 사회당 주관으로 촛불문화제를 했다. 발랄한 동지들. 안효상 여는 발언을 해주시고 대학생 사람연대 동지들이 비정규직에다 여성으로 이중으로 고통당해 억울한 투쟁을 앞으로도 함께 더많은 친구들과 오겠다며 공연도 해주셨다.

 

조심을 했는데도 비를 맞아서인지 씨디가 말을 듣지 않아 노래 불러주신 이해규동지에게 미안하다. 미안해요. 해규동지. ‘먼훗날 노동해방의 그날에 반동의피로 붉게 도색하리라’ 반주도없이 열창해 주셔서 고마워요. 담에 씨스템 잘 복구해서 다시 한번 요청드릴게요.

 

서울시당시원장님도 다시 가을과 겨울을 길바닥에서 맞이 하지 않아도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적어도 이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연대하겠다고 약속하셨다. 노래공연을 해주신 ‘꿈찾기’동지들도 감사합니다.

 

5.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남은 삼계탕 안주삼아 소주도 한잔씩 한 후 그래도 남은 진국 국물은 명동에 있는 철거민 동지들의 농성장에 가서 죽을 끓인다고 들고 가셨다. 모두 돌아가고 충남전선 동지들이 밤샘 농성해주신다고 남아서 조촐한 안주로 술을 더먹는다. 하루종일 정신없었던 농성장의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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