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jineeya님의 [회화의 죽음을 말하지 말라]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이 전시는 기획 의도의 치밀함에 비해 작업의 다양성(그림은 다른데 느낌이 비슷하다는 측면에서)과 회화의 차원만이 견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아우라가 담보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형상회화라는 드물기만 하던 장르를 통해 오늘의 한국을 살아가는 예술가의 내밀한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돋보인다. 어쨌거나 출품작들은 오랜 불경기와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 사정과 무정부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저급한 정치 상황 등 질곡의 삶 속에서 예술가들의 자아 상실감을 그대로 드러낸 솔직한 작품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새삼 이런 전시를 통해서나마, 작금의 시대를 사는 예술가에게 앙가주망(현실 참여)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것도 다행스럽다. 더불어 왜 다시 회화, 그것도 형상회화인가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회화가 어떤 장르보다 예술가의 탁월한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세계와의 소통으로 나아가는 가장 어렵지만 본질적인 길이라는 고전적인 언급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에서는 형상회화가 살았던 적이 있었나.. 하는 궁금증이 드네요. 이래저래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젊은 화가가 형상회화를 한다는 것은 참 우울한 작업이었을 것 같아서요.

 

별로 유행하는 것도 아니었고, 신선하다는 평을 듣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내공이 중요하고, 변화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고, 팔리지도 않고, 필요하다고 인정받지도 못하고,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낼 수도 없고 

 

그랬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이건 맞는 생각인가? 어디서 온 생각이지?)

 

 

 

그리고 그 그림 내용을 알아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을 것이구요. 아, 소수라도 있었을까. 

 

작은 영역들. 별로 알리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과 알리고 싶어도 알리지 못했던 사람들의..

 

 

 

 

위에 그대로 옮긴 글을 제 나름대로 소화해 보려고.. 몇 자 더 적어봅니다.

 

 

 전시를 못 봐서 출품작들에 대한 제 느낌은 알 수가 없고, 전시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판단이 안 섭니다. 하지만 형상회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군요.

 

 한 분의 선생님과 주변의 몇 명 안되는 친구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재미'를 이야기했습니다. 재미있는 것, 좋지. 그런데 재미가 뭘까. 재미가 뭐지. 어떤 재미가 있지.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더군요. 그런 생각을 너무 하다 지친 건지 요즘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중요하게 생각이 됩니다. 마치 반작용 같이 슬며시 왜 만들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되지요.

 

그냥 만들면 손재미도 있고 그저 감정적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인가 하면 너무 너무 인생이 공허하고 쓸쓸해지는 겁니다. 작품은 더 공허해 질 것 같고..

 

작품 속에서 타성에 빠지지 않는 솔직하고 신경 튼튼한 예술가가 많아진다면 지금 제 상황에서는 형상회화가 가장 멋지고 영향력있는 장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한 형상회화가 바닥까지 가는 과정이 미술의 영향력이 미술계 밖으로 나가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건 너무 오바인가..

 

 

...좀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07 23:44 2004/09/07 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