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움켜쥐다.

2010/07/08 00:33

 

 

 

아무것도 정리할 수 없었던 아침

선배가 점심을하자고 했다.

나중에서야 생각난 거지만

내가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잘못이라곤 함께 일하자고 한 것 밖에 없는 사람이

사실 생각해보면 큰 잘못도 아닌 것 같은데

어쨋든 내가 지금 지고 가기엔 좀 버거워 힘들어하니

그래도 마음을 써준게 고맙다.

 

메기탕을 시키고 마주앉아

도대체 무슨이야기를 해야되나 하는 생각에 난감해 하고 있는데

시원하게 흐르는 물과 초록의 나무들이

심란하고 서럽고 원망스런 마음을 씻어낸다.

감사하게도 지혜라는 걸 선물해준다.

 

사람이 뭔가를 하고 싶고 원하는데

무엇이 그것을 막을 수 있을까

원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못하는게 사람을 죽이는 일이지

그게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일지라도

해야겠다면 해야하는 것이

더 낫다.

 

................

욕을 먹더라도 해야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몫을 하면 되고

남아있는 나는 내 삶을 살면된다.

 

지향을 따라 간다는 말에 이해가 되고

잘 됐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그래도 심란해서 눈물을 줄줄 흘리고

그 이후로 장장 4시간동안 쉬엄쉬엄 이야기를 했더랬다.

 

 

 

'어디든 다그래~'

'지금이 그럴 때야~'

'왜~스스로가 한심하고 그래?'

'제대로 시작해 본것도 없잖아~'

 

 

 

참 좋은 사람들이지

장장 4시간동안 질질짜는 날 두고

그 꼴을 보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지하게 호응해주고

귀찮은티도 안내고

그거 진짜 힘든일인데..

 

 

감사하다.

 

 

.........................................

목수정씨가 강연을 하러 왔다.

7월 7일 7시에 한다는 그 강연.

'뼈속까지 자유롭고 치마속까지 정치적인' 이란 책을 낸 사람.

친구가 같이 가자고

몇번이나 신경써서 연락해줬는데...

 

 

성부정은 여성성부정이었고(요부와 팜므파탈, 정숙은 모두 여성에게 해당되는 것이었다. 여성은 사회에서 지극히 타자화되어지고 어느때엔 숙청-의료지식이 있는 여성들을 마녀사냥의 명목으로-되기도 한다)

남녀 모두에게 부정적이었다.

사춘기가 와서 처음 생각했던 건 부모들도 '그짓'을 한거야!라는 배신감과 같은 마음.

표리부동한 세상에 대한 인정이 그때부터 시작된건 아닐까 질문한다.

그래서 작가는 성긍정을 해야 한다고 그것이 생의 긍정이라고 주장한다.

 

성긍정이 생의긍정이란 말에 동의한다.

그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여성의 해방은 성을 긍정한다고 오지는 않는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은 여성활동가들이 성을긍정하지 않았던가? 그것이 무엇을 바꾸었는가?

계급적 의식이 결여된 성해방/성긍정은 애매모호한 답답함을 준다.

그건 마음수련을 할 때 개인에게 책임이 다 돌아가는 것 같다고 생각될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지금 현실과 조건에 변명하며 인생을 포기하지 말란 말이었다.

삶을... 생을 움켜쥐라고.

한번 사는 인생

사랑을..삶을..생을.. 움켜쥐라는 이야기가

스스로 당당하라는 이야기가

참 감사하고 고마웠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치유하며

스스로 당당하고 삶을 매 순간 움켜쥐며..

그렇게 살자고...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용기를 얻었다.

 

 

같이 오자고 한 친구에게도

목수정씨에게도 고마웠다.

 

 

.................................................

생리가 일주일째 미뤄지고

몸이 항진되어 있어 괴롭다.

자다가 중간에 깨는 일이 보통은 없는데

요즘은 매일 저녁 그렇다.

똥도 못싸고

......

그래서 빌었다.

미안합니다. 저를 용서하세요.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이래도 몸이 안좋으면

월요일은 병원을 가봐야겠다.

 

마음과 몸은 하나라

어디 한곳이 아프면 같이 아파버린다.

마음이 아파 몸이 아프면

몸이 나아지면 마음도 나아진다.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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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비밀방문자 2010/07/08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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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방문자 2010/07/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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