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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09회


1


날씨는 점점 늦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요즘
가을이 시작하며 남기 생체기들이 이런저런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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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동안 감귤나무 병충해 방제를 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웠었는데
가을에 접어들면서 한시름 놓았다는 생각에 잠시 방심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응애가 무섭게 번져서 잘 자란 열매까지 흉이지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부랴부랴 약을 했지만 너무 번져버려서 그런지 한번으로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을 또 해야할 판입니다.
감귤재배는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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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초에 불어닥친 태풍으로 비닐이 찢겼던 하우스를 얼마전에야 정비했습니다.
하우스 비닐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연이은 태풍때문에 바쁘셔서 이제야 오신 겁니다.
그나마 이곳은 텃밭으로 잔잔한 것들을 심어놓는 곳이라서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밀린 숙제하듯이 하우스를 정비해놓았더니 기분은 산뜻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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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하우스에 생긴 태풍피해는 마무리했지만 바로 옆밭에는 그렇지 못합니다.
생각외의 가을장마로 파종시기를 조금 놓쳤던 브로콜리를 부랴부랴 심었었는데
얼마 후에 불어닥친 태풍 때문에 어린 브로콜리 모종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금이면 밭에 가득하게 브로콜리들이 자라고 있어야 하는데
살아남은 브로콜리들이 듬섬듬섬 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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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밭이지만 애써 심어놓은 작물들이 피해를 입은 모습을 보면 속이 상하는데
며칠전에 봤더니 아예 밭을 갈아엎어버렸더군요.
여름부터 열심히 모종을 키워서 마음을 졸이며 심어놓은 것들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한해 농사를 끝내버리면 그 마음이 어떨는지...
내게 생긴 작은 생체기를 뒤늦게라도 처리했다고 안도하기에는 제 주변이 너무 휑합니다.

 

2


예전에 다큐멘터리영화 ‘송환’을 보고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0년쯤의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얼마전에 다큐멘터리영화 ‘쿠바와 카메라맨’을 보고는
한 사회를 이해하고 그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공감하려면 50년쯤의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송환’을 찍은 김동원 감독은 비전향장기수와 10년을 같이 호흡하면서도
마지막에는 그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쿠바와 카메라맨’을 찍은 미국 감독도 쿠바인들과 50년을 같이 교류하면서도
쿠바와 쿠바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10년이든 50년이든 그 기간은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했던거죠.


혼자서 읽는 라디오를 8년쯤 진행해보니까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점점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제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조금 열렸습니다.
앞으로 2년을 더해서 10년을 채운다해도 마음을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20년쯤 하면 마음과 친구는 될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긴호흡으로 어떤 것과 시간을 함께한다는 건
그를 이해하고 공감하기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겠죠.

 

3


지난 방송에 두분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소개합니다.
먼저, 감빠라오님의 댓글입니다.


 

성민이님 음악파일을 올리고 그 소스를 홈페이지 같은곳에
HTML를 사용하여 올리는 법을 좀 배울 수 있을까요?
관리자님께 여쭙고 싶은데 어떤 경로로 여쭤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쁘시면 질문할 수 있는 경로
그것만이라도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 방송에 올라온 사연중에 가장 기술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컴퓨터공학과를 다니기는 했지만 전공수업을 거의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읽는 라디오를 처음 시작할 때는 사진이나 동영상 올리는 방법도 몰라서 완전히 텍스트로만 진행하기도 했었죠.
그러다가 조금씩 블로그를 이용하는 방법을 익히기 시작해서 지금 이 정도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감빠라오님이 제가 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 중의 하나에 대해서 질문을 해주셔서 아주 기분좋게 답글을 달아드렸지요.
저같은 놈이 진행하는 이런 허접한 방송도 쓸모가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빠라오님, 블로그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크흐흐흐

 


두 할머니께서 부처인 듯 보입니다.^^ 사랑이도 부처인 듯 보이고요.^^

 


이번에는 곰탱이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지난 방송에서 ‘춘희막이’라는 다큐영화와 사랑이에 대한 얘기를 했더니 이렇게 반응을 보여주셨네요.
이 글을 접하고 마음이 아주 환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춘희 막이 두 분을 부처로 생각하면 충분히 공감할수 있겠지만 영화로만 접한 분들이라서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사랑이를 부처로 생각하고 그렇게 대한다는 건 차원이 다르더군요.


사랑이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생각했지요.
“내가 돌봐야될 동물이 아니라 내가 의지하고 배워야할 부처란말이지...”
그렇게 생각하고 사랑이를 봤더니 사랑이가 훨씬 더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사랑이에게 사료를 줄 때는 “부처님 공양올립니다” 그러고
사랑이와 산책을 나갈 때는 “부처님 산책나가시죠” 그러고
사랑이를 쓰다듬을 때는 “부처님의 온기를 제게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럽니다.
그렇게 저를 낮추면서 사랑이를 떠받들다보면 정말 사랑이가 부처로 느껴기기는 하는데
어느 순간 사랑이가 말성이라도 부리면
“사랑이, 누가 이렇게하라고 그랬어, 응? 안돼! 다시 또 이러면 혼나, 알았어?”
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혼냅니다. 푸흐흐흐
제가 부처를 모시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Two Chairs의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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