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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공유합니다 - 26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서 책을 받았습니다.

그 책을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넬 것입니다.

책을 보내준 사람도 책을 건네받을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책을 건네받을 사람도 책을 보내준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중간에 있는 나도 책만을 받고 전해줄 뿐입니다.

책을 통해 전해지는 마음이 3배의 따뜻함을 전해주는데

중간에 있는 내가 그 온기를 더 많이 챙기는 것 같아서 살짝 미안해집니다.

 

아래 적어 놓은 책들 중에 보고 싶은 책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메일을 주십시오.

보고 싶은 책과 받아볼 수 있는 주소를 적어서 메일을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본인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이런 책들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책들이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이라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성민 smkim18@hanmail.net

 

위건부두로 가는 길 (한겨레출판, 2010년판) : 1936년 조지 오웰이 영국의 빈민가로 직접 들어가 그들과 함께 진창을 뒹굴었습니다. 그리고 그 현실을 생생하게 정리해서 르포 문학은 어때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사회주의자들에게 한 마디 걸쭉하게 해대고 있습니다. 지식인 중간계급들처럼 폼 잡지 말고 몸과 마음으로 노동계급과 함께 하라고! 조지 오웰 파이팅!

 

마우쩌둥 (한길사, 2010년판) : 중국혁명과 마오쩌둥에 대해서는 참 많은 책들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혁명과 마오쩌둥의 사상에 대해서 제대로 접해본 기억은 없었습니다. 중국유학을 하면서 중국에 대해 견문을 넓혀온 신봉수 교수가 마오쩌둥의 사상에 대해서 종합적인 개괄을 시도했습니다. 수박 겉핥기식이기는 했지만, 대중 속에서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던 마오의 사상에 조금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황홀하거나 불량하거나 (텍스트, 2010년판) : ‘열외인종 잔혹사’라는 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독특한 해체주의 신학자인 주원규의 자서전입니다. 아직 나이 사십이 되지 않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을 살면서 그가 겪었던 무수한 방황과 고민과 갈등들이 심각하지 않게 이어집니다. 뒷부분에 자신의 사상을 설명하면서는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는 항상 읽는 재미를 줍니다.

 

서준식 옥중서한 (야간비행, 2002년판) : 요즘 나오는 책들의 활자크기의 반 정도 되는 활자 크기로 800쪽이 넓게 두툼한 책입니다. 과연 이 책을 읽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극적인 이야기 전개도 거의 없고, 인간들 간에 오고가는 관계도 거의 없이 혼자만 주절주절 거립니다. 비전향 장기수 서준식이 썼던 편지들을 모아놓은 이 책을 읽는 것은 정말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인내심이라는 것이 17년의 인내심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시도해볼만합니다.

 

프랑켄슈타인 (문예출판사, 2010년판) : 근대 과학은 중세의 어둠을 몰아내고 새로운 빛과 힘을 안겨줬습니다. 신이 쫓겨난 자리를 차지한 지식인과 과학자는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서 새로운 신이 되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생명인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주에게 사랑을 원했지만, 창조주는 그것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신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맙니다. 1818년 영국 소설가 메리 셸리가 만들어낸 소설 프라켄슈타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황혼 (글누림, 2007년판) : 사회주의 운동이 활발하던 1920년대 중반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한설야는 1934년 카프 조직사건으로 구속됩니다. 조직은 무너지고, 대중투쟁도 점차 사그라들고, 일제의 광기는 더욱 심해지는 1936년 한설야는 첫 장편소설인 ‘황혼’을 쓰기 시작합니다. 대중의 삶은 변함없고, 악랄한 이들은 아직도 악랄하지만, 기운을 잃은 지식인은 나약하기만 한 황혼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1940년 한설야는 친일어용단체에 가입합니다. 일제 말기 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고 해방 이후 사회주의 운동에 헌신하지만...

 

알라디노의 램프 (열린책들, 2010년판) : 사회주의 칠레가 쿠데타로 무너지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 오랜 망명생활을 해야 했던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는 조국에 대한 향수와 이민자들의 이질감을 소설로 담아냅니다. 돌아가기 어려운 조국과 남미가 전해주는 신비한 분위기 속에서 현실적인 외로움과 차별과 고통이 드러납니다. 그런 어우러짐은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교수대로부터의 비망록 (모티브, 2003년판) : 2차 대전이 한창 이던 때 체코의 한 사회주의자가 나치에 의해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구속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사형이 집행되기 전까지 마음이 따뜻한 체코 출신 간수를 통해 펜과 종이를 얻어 글을 쓰고 몰래 밖으로 보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 기간 동안 쓴 이 글들은 아주 차분하게 사람들을 둘러보고 관찰하고 있습니다. 신념은 그렇게 샘솟고 있었습니다.

 

현장조직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 (울산노동정책교육협회, 1997년판) : 대공장 현장조직운동이 활발했던 1996년 울산의 한 노동단체가 현장조직운동을 주제로 노동교실을 열었습니다. 그 내용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10년도 더 지난 울산의 대공장을 중심으로 한 얘기들이지만 그 속에는 조합주의운동을 넘어서기 위한 현실적인 고민들과 시도들이 녹아있었습니다.

 

닭털 같은 나날 (소나무, 2004년판) : 혁명을 입에 달고 살면서 활개 치는 관료주의의 파도 위에서 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은 참 재미있습니다. 과거 러시아의 고골이 그랬고, 1970년대 남한의 김지하가 그랬듯이, 최근 중국의 류진운이 그렀습니다. 류진운은 세밀화처럼 그들의 호흡 하나까지 생생하게 그릴 줄 압니다. 그래서 중국이 아니라 지금 우리 주위를 보는 듯합니다. 왕 짜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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