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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이트 논란과 사이버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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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와 SPC는 불법적 소프트웨어 단속을 즉각 중단하고
소프트웨어가격인하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하라!!

수신 :
발신 : 정보통신연대 INP (T.063-255-9151 F.063-255-9152 http://inp.or.kr inp@inp.or.kr)
발신일 : 2001년 3월 15일
별첨 자료 : 불법SW단속의 문제점 / 소프트웨어가격표 및 관련기사모음 (성명서 포함 총 7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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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5일부터 4월 10일까지 정부합동대책반이 꾸려져 정부기관과 회사를 대상으로 한 불법소프트웨어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정통부가 제출한 '불법소프트웨어단속대책' 문건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를 앞둔 "불법소프트웨어단속의 의지"표명과 불법소프트웨어 유통을 막아 국내 IT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유래없는 이 대단속으로 수십여개의 국내벤쳐기업들이 적발되거나, 단속으로 인한 공포로 문을 닫는 등 흡사 일종의 대학살의 광경을 보는 듯 하다.

게다가 사법권이 없는 SPC(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가 공권력을 사칭하여 단속에 나서는 사태가 발생하자 정보통신부는 더욱 강력하고 독자적인 단속권한을 갖는 사법경찰관리의 역할을 갖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지마저 천명하기에 이르렀으며 올 가을 2차 단속까지 단속대상도 관공서, 학교, 기업 등에서 개인, 사회단체들까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는 정보통신부와 SPC가 벌인 이번 사태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강력히 규탄한다.

비판 1. 정보통신부가 벌이고 있는 단속은 단속의 근거도 미약하며 전국민을 범죄인화하고 있다.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 48조에 따르면 프로그램 저작권자, 즉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고소에 의해 권리를 침해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 한해 검찰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벌이지고 있는 단속은 대상 선정에 있어 그 폭이 자의적이고 사실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단속이며 권리침해를 당해 고소한 회사의 소프트웨어만을 조사해야 함에도 정보통신부는 해당소프트웨어 외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검색하고 있어 권리남용과 불법적인 요소가 산재해 있다.
또 단속을 위해서는 단속대상자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담은 영장을 제시해야 하나 실제 과정에서는 일부를 생략하고 무작위적인 불법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회사의 재산권을 위해 국민들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마저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인 것이다.

비판 2. 이번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은 특정한 기업의 이익을 위한 단속에 다름 아니다.
단속의 과정에서 MS, Adobe 등의 초국적 자본과 한컴, 새롬 등 국내외 53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및  유통업체들로 구성된 SPC(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가 경찰을 사칭하면서까지 단속에 앞장서는 이유는 그들의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SPC 회원소속사와 외국기업들은 단속의 대상에서 예외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회원사로도 속하지 못하는 열악한 벤처기업들과 개인 이용자들이 정품을 구입하도록 하여 이윤을 획득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 과거부터 진행되어온 단속을 보면, 대규모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를 일단 풀어놓았다가 한꺼번에 공권력을 빌어 정품을 강매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해오지 않았던가? 결국 정보통신부의 이번 단속은 특정 기업의 이윤획득을 돕기위한 단속이지 '국내 IT산업의 부흥'을 육성하는 결과는 낳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는 충고한다.

비판 3. 소프트웨어 복제가 아니라 터무니없이 높은 소프트웨어 가격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위축시킨다.
정보통신부는 이번 단속의 배경으로 '소프트웨어불법복제가 소프트웨어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불법복제근절을 외쳤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복제는 오히려 그 소프트웨어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 구매력을 상승시킨다. 한글과컴퓨터사가 아래  한글의 무단복제로 경영난을 겪었다고 주장하지만, 한글과 컴퓨터를 널리 알린 것은 소프트웨어 복제가 아니었던가. 오히려 한컴의 경영난은 경영진의 운영잘못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게다가 영세사업체나 개인 이용자들은 고의적이지 않고, 소프트웨어 가격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어쩔 수 없이 소프트웨어 복제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한 개인 이용자가 제대로된 컴퓨터 작업 시스템을 갖추려면 운영체제에서부터 한글, 그래픽 등의 프로그램까지 최소 300만원을 지출해야 하며 하드웨어까지 포함하면 5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사업체로 가게되면 컴퓨터 10대에 5천만원으로 영세사업체의 경우에는 과다한 비용으로 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번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이 정보통신부의 권리남용이며 불법이 판치는 '불법적인' 단속으로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 규정한다. 또한 우리는 대규모 업체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사회적 약자들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무시당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정보통신부는 불법적 단속을 즉각 중단하고, 정품사용홍보를 캠페인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
2. 정보통신부는 국민들을 범죄인 취급말고 현실적인 소프트웨어 가격인하정책을 강구하라!
3. 공권력을 사칭하여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SPC(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를 소환조사하라!

불법적인 소프트웨어 단속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단속행위도 전면 거부할 것이며 정보통신부와 SPC의 기만적인 행위가 중단되지 않을 시 SPC 소속 회사상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불사할 것이다.

2001년 2월 15일

정보통신연대 INP(상임대표 문규현)




어느 남녀가 동반자살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최근 사회적 분위기는 당연하게 이 남녀들이 자살사이트에 접속한 흔적을 찾아나섰고, 결국 이 남녀가 얼마전 자살사이트에 접속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자살사이트 개설자가 긴급체포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영장이 기각되었답니다.

제 목 : 자살사이트 개설자 영장 기각
뉴스제공시각 : 2001/03/15 04:13
출처 : 대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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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지청 윤덕근 검사는 14일 자살사이트를 통해 e메일을 주고받은 남녀 3명이 동반자살한 사건과 관련,경찰이 자살방조 혐의로 사이트개설자인 성모씨(19·서울시)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자살방조혐의에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구속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은 성씨의 컴퓨터 e메일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일 목포여관에서 자살한 곽모씨(33·수원시) 등 남녀 3명과 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등 이들의 자살에 개입한 흔적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kdaily.com


생각난 김에 신문기사들도 한번 뒤져보았습니다.

... 최근 몇달새 한국사회에서는 '자살'이 소란한 사회적 논란의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경제난과 실업으로 자살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점점 커지고 있었고, 특히 입시 부담과 왕따, 학교 폭력 등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자살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최근의 자살 논쟁은 어디에서도 자살의 원인에 대한 진지한 분석도, 그 대책에 대한 숙고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자살사이트' 폐쇄와 '운영자 구속'과 같은 성난 목소리들이 판을 치고 있지요. 그러면 자살이 사라질까요?
어쩌면 우리는 쉬운 원인을 찾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가정이나 사회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보다는 자살 사이트가 갑작스런 영향을 끼쳤다는 답이 훨씬 명료해보입니다. 그래서 자살의 '진짜 원인'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싶은건지도 모릅니다.

지난 연말부터 '자살'이라는 검색어로 신문기사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자살 사건들이 참 많더군요...
이상한 점은... 다른 자살기사들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그 이유'이지만... 자살사이트 이용자들의 자살기사에서는 그냥 '자살사이트'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자살사이트-->자살이라는 도식에는 상당한 비약이 있는 듯 합니다.
순서가 바뀌어, 자살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자살사이트에 찾아들어갔을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이런 '불건전한 분위기'가 --> 인터넷실명제 도입 -->'사이트 단속'이라는 명분으로 정부와 검찰, 경찰, 거대 ISP의 인터넷 단속과 폐쇄를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요...

최근에 인터넷이 야기했다고 하는 극단적인 사건들 속에서 정부의 규제조치들은 매우 합당하고 시기적절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인권인 표현의 자유가 정부 혹은 기술적 조치에 일방적으로 위임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문제는 논쟁을 풍부하게 하는 사회적 토론 자체가 막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자살사이트가 문제가 아니다'
고 한다면 혹시 돌이라도 맞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_-;
이면에서는 '유해하다'거나 '불온하다'는 자의적인 기준과 언론에 의한 성급한 유죄 판결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자살사이트' 논란은 '사이버'에 대한 또다른 선정성의 결과물은 아닐지요.

논설 형식으로 게재된 주요 논박들도 퍼왔으니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정보통신윤리위와 기윤실의 장을 역임하며 강력한 규제론을 몸소 실행해 왔던 손봉호씨의 조선일보 기고문도 읽어보시지요.

<자살 관련 기사> 지난 12월~현재 *날짜는 보도된 날짜

12/4 애인과 동반자살 기도 20대 영장
12/6 경제 주름살 깊어지자 자살 다시 늘어
12/7 강도 수배자 불심검문중 음독자살
12/10 신병·사업부진 비관 30대 한강투신
12/13 경기침체로 실직한 20대 자살
12/15 20대 2명 동반자살 (자살사이트 이용자) *자살사이트 논란 시작
--> 12/16 함께있던 20대 자살방조 혐의 영장 (자살사이트 이용자)
--> 12/18 구속
--> 2/15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이석웅 부장판사), 징역1년 선고
12/16 20대 직장인 "죽여달라" 10대에 청부자살 (자살사이트 이용자)
--> 1/17 자살 사이트 '촉탁살인'에 구속영장
12/16 40대 가장 LP가스 폭발시켜 자살
12/17 검경, 인터넷 자살사이트 본격수사 착수
12/18 검찰, 2~3개 자살사이트 운영자 형사처벌 검토
12/18 검찰, '자살유도'사이트 폐쇄방침
12/18 생활고 비관 부부 음독 자살
12/19 일본사이버범죄 수사팀장 '자살사이트' 조언
12/19 삼풍붕괴때 딸잃은 주부 끝내 자살
12/21 정통부 정보통신윤리위윈회, 자살사이트 폐쇄
12/22 주식투자 1억손실 비관 50代 차안서 음독자살
12/22 유치장에서 강도살인 용의자 자살
12/25 서울대 3차례 낙방 비관자살
12/25 40대 연금관리공단 직원 목매 자살
12/26 업체, 자살 음란사이트 등 고발 캠페인 전개
12/26 육군, 사병에 자살방지 만화 배포
12/26 "아들 혼수못해…" 중소기업사장 자살
12/28 연말연시 앞두고 노인·장애인 자살
12/29 노인부부 나흘 굶다못해 '자살'
12/30 아내가출 비관 30代 가장, 두자녀 살해뒤 음독
1/4 부부싸움끝에 부인 투신자살-남편에 '상해치사' 영장
1/5 주식실패-사업부진 비관 30대 벤처사업가 자살
1/11 폭설피해 농민 음독 비관 자살
1/11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기도 산업재해 인정
1/13 40대 술집 손님이 주인과 동반 자살
1/16 북 가족 신변 걱정 60대 탈북자 자살
1/17 경찰관 승진시험 낙방 비관자살
1/24 30대 이혼녀 딸과 동반자살시도
1/25 사체로 발견된 증권사직원 자살 결론
1/27 경제난 체임고민 중기사장 자살
1/27 미경찰, 정원식 전총리 사위 자살로 최종확정
1/28 공기총으로 장인 살해 후 자살기도
1/30 공무원시험 실패비관 20대 자해 투신
1/31 생활고 비관 자살 잇따라
1/31 30대 2명 동반자살 --> 자살사이트 관련여부 수사
1/31 "폐 끼칠라" 칠순 아버지 자살
2/1 두살 손녀 목졸라 살해후 할아버지 동반자살 기도
2/2 중학교 교사 화장실에서 목매 자살
2/2 20대 남자2명 여관서 또 동반자살 --> 자살사이트 접속 확인
2/3 비극의 51세 아버지…아들 등록금 마련못해 자살
2/4 생활고 비관 자살 잇따라
2/4 '자살사이트' 하루평균 0.74개씩 생겨
2/5 안동에서 의경 투신자살 기도
2/6 고엽제 후유증 신음 50대 자살
2/6 애인과 동반자살 시도 30대에 실형 (자살사이트 이용자)
2/7 초등학생 자살 (자살사이트 이용자)
2/7 중학생 자살 (자살사이트 이용자, 무협지 독자)
2/7 검경, 자살등 반사회적 사이트 강력단속 발표
2/7 이총리 ‘자살사이트’ 근절 지시
2/8 가출 여중생과 대학생 자살기도
2/8 자살.폭탄사이트 '민관 합동 단속'
2/8 자살사이트 글 게재 15개 메일-IP 추적
2/9 경찰청, 자살·폭탄사이트 등 유해사이트에 총력대응 발표
2/9 아버지 꾸중에 중학생 목매 자살
2/9 중학생 농약 마시고 자살 (자살사이트 이용자)
2/13 50대 운전사 회사사무실서 분신자살
2/13 40대 남편, 아내 살해뒤 자살기도
3/1 12세 소녀 자살 (엽기사이트 이용자)
3/4 애인 임신 고민 대학생 목매 자살
3/5 상근예비역 가혹행위 못견뎌 자살
3/5 전남 목포, 남녀3명 여관서 동반자살
--> 자살사이트와의 관련성 수사
--> 3/13 전남 목포경찰서, 자살사이트 개설자 긴급체포
--> 3/14 전남 목포경찰서, 자살사이트 개설자 자살방조혐의 영장
--> 3/15 전남 목포지청 윤덕근 검사, 자살사이트 개설자 영장 기각
3/6 게임중독 중학생 살인충동에 동생 살해
3/7 대기발령 받은 은행간부 장문의 유서남기고 자
3/11 빚 고민하던 40대 농민 부부 음독자살
3/13 서울지법 형사5단독 김대웅 판사, 자살사이트 "죽여주겠다" 사기에 이례적으로 징역형 선고
3/14 40대 부부 호텔에서 동반자살
3/14 지하철역 자살 기도 승객…직원 뛰어들어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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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침을 열며] 자살 권하는 인터넷
뉴스제공시각 : 2000/12/18 19:09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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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0년전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론'이라는 유명한 연구서를 출간했다. 당시까지 자살은 순전히 개인적인 행위로 간주되었다. 즉 세상을 비관하거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상태에서 저질러지는 극단적인 행동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뒤르켐은 개인적 요인보다 사회적 요인이 자살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개인이 가족, 지역사회, 또는 종교에 잘 통합되어 있을 때 사회규범이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기 때문에 자살과 같은 극단적 행동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사회로부터 유리돼 있을 때에는 이러한 사회의 규제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자살과 같은 행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뒤르켐이 특히 관심을 가진 것은 '아노미적 자살'인데 경제발전은 먼저 이루어졌지만 도덕과 가치관의 발전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에 규범체계 자체의 혼란이 있게 되고 이러한 무규범 상태에서 개인은 매우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또는 쉽게 자살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한국사회를 흔히 압축성장의 사회라고 한다. 그만큼 경제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이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소수 전문가들만이 알고 있던 인터넷이 이제는 국민들의 보편적인 생활도구가 됐다.
문제는 새로운 경제활동과 사회생활에 걸맞은 새로운 행동규범이 적절하게 발전하는가 여부이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우리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됐고 e메일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지구상의 어느 곳에 있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누게 됐으며 정치현안과 사회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알릴 수 있게 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로운장을 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인터넷은 익명의 세계임을 악용한 사람들에 의해 수많은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곳이 되었고, 최근의 연예인 비디오 사건에서 보듯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그 자체에 빠져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돈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자살 사이트'라는 그야말로 요즘 유행어로 말하자면 '엽기적인' 홈페이지들이 등장했고 또 이에 동감을 보내는 사람들이 나타나 자살을 중개하고 실천해주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수사당국이 이를 감시하고 또 처벌함으로써 당장에 표면적으로 나타난 문제들에 대처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사회의 속성을 생각할 때 공권력의 동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 음란물에 대한 단속이 인터넷의 기술적인 특성상 근본적인 뿌리뽑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왜 가상의 세계에 빠지게 되는가? 현실사회가 가상의 세계만큼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혹세무민의 사교집단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현실사회가 무질서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때 사람들은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한다. 차이가 있다면 사교집단과 달리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가상의 세계는 과학에 기반하는 세계이고 또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세계라는 점이다.
문제는 우리가 과학과 인터넷을 마치 구세주인양 여기며 물량적으로 만들기만 할 뿐 그에 수반되는 행동규범을 만드는 일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비슷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동호회 형태로 묶어줌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연대성을 구축하는 효과가 있다. 자살사이트는 이것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한 경우이다.
자살사이트가 있기 때문에 자살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살을 하려고 그곳을 찾게 된다고 보이기 때문에 결국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사회를 건실하고 재미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 밖에 없다.

조병희ㆍ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제 목 : 일본사이버범죄 수사팀장 '자살사이트' 조언
뉴스제공시각 : 2000/12/19 07:14 출처 :
중앙일보
--------------------------------------------------------------------------자살 사이트를 통한 촉탁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우리 경찰이 일본 전문 수사관의 도움을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18일 일본 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팀장인 야마모토 유이치(山本有一.37.사진)경시정(총경급)을 초청, 범죄 대책 등을 조언받았다.
1998년부터 자살 사이트를 수사해온 야마모토 경시정은 지난 9월 한.일 공무원 인사교류 차원에서 방한, 양국의 범죄 실태를 비교 연구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자살 사이트와 관련한 범죄 발생 실태는.
"98년 12월 홋카이도에서 한 의사가 자살 사이트에 '죽고 싶다' 는 글을 남긴 사람들에게 청산가리를 우송, 5~6명이 집단자살했다. 이후 비슷한 사건이 두건 더 일어났다."

- 자살 사이트 제재 수단은.
"현실적으로 단속이 힘들다. 대부분 1백% 자살 사이트로 단정하기 힘들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자에게 관련 사이트의 자진 폐쇄를 유도하고 있다."

- 우리 경찰에 해 줄 조언은.
"강제로 사이트를 폐쇄하기보다 관련 사이트의 자진 폐쇄를 유도하는 편이 낫다. 청소년 예방 대책을 급히 마련해야 한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으므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경희 기자


--------------------------------------------------------------------------제 목 : [논단] 자살사이트 ‘충격’.....손봉호
뉴스제공시각 : 2000/12/21 18:56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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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를 잃든지 빼앗기든지 하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성경에 있는 구절이다. 이 세상에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고, 이 사실은 가치 상대주의가 아무리 확산되어도 절대적이다. 어느 시대,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살인은 큰 죄로 간주되고 있다. 기독교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종교는 자살도 살인으로 취급하여 그 영혼이 큰 벌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해서 최후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나, 자기 생명만은 임의로 처분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생명은 신의 소유란 사실을 부정하더라도 한 사람의 죽음, 특히 자살이 가족 등 주위 사람들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생명은 결코 개인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종교가 세속화되고 생명의 존엄성이 무시되어 살인과 더불어 자살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 45년간 전 세계적으로 자살이 60%나 증가했고, 15세에서 45세까지 발생하는 사망의 3대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한다. 살인이 많은 미국에서도 자살이 타살보다 오히려 1.5배나 많고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실제 자살의 거의 20배나 된다 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자살이 주로 노인들 가운데 많았으나,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자살이 늘어나 세계 국가들의 3분의 1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높은 자살률을 점하고 있다 한다.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IMF 이후 크게 늘어나, 지난해 자살률은 10만명당 16.1명으로 세계 평균 16명보다 조금 높고, 10년 전 9.3명보다 64.8%나 증가해서 세계 평균보다 훨씬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선진국에서와 비슷하게 젊은이들의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어 동반자살한 사람들도 젊은 사람들이고, 촉탁살인의 가해자와 피해자도 젊은 사람들이다.
모든 자살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앞으로 살 시간이 많이 남은 젊은이들의 자살은 참으로안타깝다. 창조적인 생산활동을 통하여 사회에 크게 공헌하고 본인도 보람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데도 한 순간을 참지 못하여 그 모든 가능성을 영원히 제거해버리는 것은 큰 불행이요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은 어른들에 비해서 타율적이다. 즉, 자신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하고, 자신의 확실한 주인노릇을 하지 못한다. 냉정하고 합리적이기보다는 감정에 휩쓸리고, 자신의 확고한 관점보다는 주위의 영향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의 자살에는 타살적인 요소가 어느 정도 있다 할 수 있다. 가정·친구·사회와 문화가 영향을 미치고, IMF 위기 때 자살이 늘어난 것을 보면 경제·정치조차도 이에 공헌함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인터넷 자살 사이트가 걱정되는 것이다. 비록 자살을 고려했더라도 그것을 누가 자극하고 조장하지 않거나, 실행할 기회와 수단이 없다면 위기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보다 거의 20배가 많은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인터넷 자살사이트가 없었거나 자살을 도울 사람이없었다면 자살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인터넷이 살인한 것은 아니지만, 살인을 도운 것은 분명하다. 모든 수단은 악용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그 수단이 강력하면 그럴수록 치명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인터넷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한 번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


제 목 : <사설> 자살사이트와 인터넷 역기능
뉴스제공시각 : 2000/12/22 09:40 출처 :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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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자살사이트에 대한 심의를 강화해 자살을 조장하거나 미화하는 내용의 사이트는 폐쇄키로 했다고 한다.
이같은 조치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인터넷의 이점을 악용한 자살사이트가 국내에 등장해 이 사이트를 통해 만난 20대 두 명이 동반자살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일어났고 이어 자살사이트에서 자살 희망자를 모집해 돈을 받고 숨지게 해 준 젊은이가 구속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남의 나라에서나 발생하는 일로 여겼던 이런 자살사이트가 국내에 등장해 사회문제가 된 것이 처음인 데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반인륜적인 일이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잘한 일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내 자살관련 사이트를 심의해 본 결과 동반자살이나 촉탁살인사건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적지 않아 이를 불온통신으로 판정하고 사업자에게 사이트를 폐쇄토록 조치했다고 한다.
현재 정부가 파악한 자살관련 사이트는 인터넷포털사이트에서 운영하는 동호회가 60개 정도인데 일부는 사건발생 후 자진폐쇄 또는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살이란 검색어로 찾을 수 있는 사이트는 10여 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사이트폐쇄 조치만으로 이같은 반사회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고 본다. 그것은 사이트 운영자들이 게릴라식으로 폐쇄와 개설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이를 24시간 밀착 단속할 수도 현재로선 어렵기 때문이다. 또 모든 자살사이트들이 개설목적을 자살방지에 두고 있다고 밝혀 옥석 구분없이 모든 사이트를 일률적으로 폐쇄할 수도 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자살이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하거나 합리화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행동이라는 점에서 우선 반인륜적인 자살사이트에 대한 엄격한 단속과 함께 인터넷의 역기능에 대한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해 자살하게 한 사람에 대해서는 법규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또한 정보통신사업자와 협의해 해외 자살사이트를 통해 자살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막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익명성을 악용한 인명 경시 풍조 조장 등 인터넷의 역기능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과 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인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기존세대들의 자각과 솔선수범이 뒤따라야 한다. 청소년들이 생명경시 풍조에 물들지 않도록 어른들이 물질만능세태와 도덕적 타락 등의 구태를 쇄신하고 고귀한 삶의 바른 자세를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어른들의 도덕성 회복과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는 반성의 계기로 삼고 아울러 디지털시대 인터넷의 역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제 목 : <포럼>인터넷문화와 자살사이트
뉴스제공시각 : 2001/02/10 12:26 출처 :
문화일보
--------------------------------------------------------------------------최근 컴퓨터 인터넷 자살 사이트로 인해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 까지도 동반자살을 했다는 소식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만일, 우리가 이 사건을 두고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잃은 패배자들이 벌린 ‘죽음의 잔치’라고 단정하고 치부해 버린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교(邪敎)를 맹신하여 집단자살을 하는 광신도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반인간적인 심각한 현상이기 때문에 이 사건을 초래한 사회 문화적인 원인을 탐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동반 자살에 대한 사회적인 원인을 찾는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팍스 아메리카나로 대변되는 미국중심의 ‘세계화’의 물결에 유연성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만일 우리가 선진국에서처럼 문화적으로 성숙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면, ‘세계화’라는 치열한 경쟁원리에서 오는 부작용을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지혜로운 제도적 장치로서 슬기롭게 극복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가령, 유럽 여러 나라가 정보 기술을 비롯한 여러 기계 문명에서 미국보다 다소 느린 행보를 걷고 있지만 그들은 ‘정글의 질서’가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외상(外傷)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이것은 층이 두꺼운 사회 문화적인 인프라가 그만큼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들 국가들은 청소년들을 위해 많은 부분의 교육 및 의료비를 국가 스스로가 부담할뿐 아니라 청소년들로 하여금 ‘기계의 벽’에서 눈을 돌려 그것의 충격으로부터 해방되어 인문적 사색을 할 수 있는 문화적인 공간을 풍부하게 열어 놓았다. 이것은 D H 로렌스 문학에서 읽을 수 있듯이 유럽 지식인들이 기계문명으로부터 인간가치를 구원하기 위해 감수한 처절한 노력에서 얻어낸 결과이다.
물론 기계문명은 인간을 원시상태로부터 탈출하게 만들어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제3의 물결’로 등장한 디지털 시대의 인터넷 문화는 우리 생활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꿀 정도로 편리한 생활수단이 되고 있다.
즉 인터넷 문화는 인간에게 많은 노동력을 절감하게 해 주고 정보의 공유와 같은 유용성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19세기 이상주의자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그것으로 인해 우리는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다른 창의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기계문명을 어디까지나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수단으로서 이용해야지 그것의 노예로 전락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정보산업 분야에서 유럽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많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인문적인 교양을 가져 다 주는 책을 외면 한 채 그것에만 매달려 허구적인 사이버 오락 세계에서 방황하고 있음을 불행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건전하고 유익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이트는 우리가 얼마든지 개설하고 장려해야 하겠지만 포르노나 자살 및 폭탄제조 사이트 등과 같은 유해 사이트에 대해서는 공적인 차원에서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혹자는 포르노와 자살 사이트까지도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공유라는 인터넷의 사상을 들어 그 존재가치를 옹호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삶의 신비와 인간가치를 부정하고 황폐화시켜 우리들로 하여금 기계를 통해 정신적인 측면에서 원시인으로 퇴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가 이미 거역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고, 인터넷이 가져다 준 정보의 공유와 같은 순기능을 감안할 때 인터넷의 역기능을 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전국의 144개 지역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정보고속도로를 완성해서 정보통신분야에서 선진국을 앞서게 된 지금, 기계에 종속되지 않는 주체적 인간 이성과 도덕 및 존엄성을 통해 정보화에 대한 외형적 성장에 걸맞은 한국적 인터넷 문화의 정립이 필수적이다.
존 스타인벡은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문에서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간은 자연에 대한 비밀의 열쇠를 신으로부터 빼앗았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인류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이태동·서강대 교수·영문학>


--------------------------------------------------------------------------제 목 : '자살충동' 열린대화로 열린의식 갖게
뉴스제공시각 : 2001/02/11 16:57 출처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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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한 청부자살이 발생한 데 이어 평소 자살사이트에 자주 접속했던 초등학생 자살까지 발생, '자살'이 우리의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자살은 인류의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다. 지구상에서는 매일 1,000명씩 자살을 선택하며 연간 50만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0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9.8명에서 99년에는 16.1명으로 64%나 증가했다.
하지만 의학계에 따르면 자살한 경우 대개 자살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한다.
서울중앙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는 "'자살충동'은 인간에게 보편적인 충동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죽고싶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며 " 단지 이러한 생각이 일시적인 것이냐 지속적인 것이냐에 따라 그리고 얼마나 절실하고 구체적이냐에 따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병원 정신과 박종익 교수도 "실제로 자살한 사람의 약 80%는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고있던 환자들이었고 10% 정도는 심한 정신질환자, 나머지 10% 정도만이 사업실패, 실연 등의 갑작스런 환경변화를 지나치게 비관한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자살자나 자살기도자의 성향은 대체적으로 내향적이고 폐쇄적이다. 게다가 이 같은 성향은 인터넷에 심하게 빠지기 쉬운 성격과 일치한다.
특히 자살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의 성향은 매우 비슷해 대화를 통해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게 되고 서로의 자살심리를 상승시키며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찾게 된다는 것. 또한 이들은 모두 1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컴퓨터 게임'에 친숙한 세대이다.
홍 교수는 "컴퓨터 게임에 친숙한 10대~20대 환자들을 진료해보면 이들은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자신이 죽는 것을 매우 쉽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현상을 'Reset'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컴퓨터 게임에서 사람이 모두 죽어 게임이 끝날 경우 'reset'버튼만 누르면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이러한 게임에 익숙하면 죽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이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약 1주에서 1개월이 걸리며 이 기간에 특징적인 징후를 보인다고 한다.
이들이 보이는 특징적인 징후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자살하겠다는 말을 한다 ▦갑자기 성직자나 의사를 찾는다 ▦태도가 위축되며 식사량이 줄고 말도 없어진다 ▦수면에 변화가 생긴다 즉 불면증이던 사람은 갑자기 숙면을 취하게 되는 반면 숙면을 취하던 사람에게 불면증이 나타난다 ▦유언서를 작성한다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내복을 갈아 입는다 등이다.
홍 교수는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무조건 자살사이트를 폐쇄하는 등 자살을 '터부'시 하기 보다는 오히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ㆍ고등 학교에 전문 카운셀러를 배치하는 등의 사회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박영신기자 hellena@sed.co.kr


--------------------------------------------------------------------------제 목 : 지금 인터넷에선 ‘자살 바이러스 주의보’
뉴스제공시각 : 2001/02/12 13:50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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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유도하거나 자살하는 법까지 상세히 가르쳐준다는 ‘자살 투고’들이 ‘바이러스’처럼 인터넷을 감염시키며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자살 투고’들은 단속의 손길을 피해 자살과 전혀 상관이 없는 사이트나 자살 방지 사이트 등에도 침투,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어 해당 사이트 운영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의 ‘자살투고’는 게릴라처럼 사이트 곳곳에 스며들어 ‘자살사이트화(化)’를 꾀하고 있어 대다수 선량한 네티즌들을 짜증나게 한다.
지난 8일 자살과 포르노 폭탄제조 등 반사회적 사이트에 대한 근절을 다짐하고 나선 수사당국도 ‘하룻밤에 수백개씩 새로 생기는 모든 사이트를 수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히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모 연예인을 죽도록 좋아한다’는 의미에서 ‘자살OOO’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한 팬클럽 사이트.
이름 덕에 “죽고 싶다”거나 “죽으면 어떤 세상일까”라는 글들이 게시판을 점령한 지 오래다.
이 팬클럽의 운영자는 “부랴부랴 이 곳이 자살사이트가 아니라고 공지하고 모든 게시물을 삭제해봤지만 물밀 듯 밀려드는 자살투고를 감당할 수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대형 포털사이트마다 개설된 동호회나 카페, 클럽 등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수십개에 이르는 자살관련 동호회가 생기고 회원도 수천명에 달해 단속이 쉽지 않다.
‘자살’이란 단어만 들어있는 곳이라면 ‘자살투고’ 게릴라들이 어김없이 몰려와 자살분위기로 물들인다.
‘자살 여행 동반자 모집’, ‘내가 죽을 때까지 지켜본 뒤 집에 알려달라’는 둥 장난인지 진심인지 모를 난잡한 투고는 예사다.
한 네티즌은 10여가지 효과적인 자살방법을 소개한 뒤 말머리에서 “이렇게 끔찍한 짓을 뭣하러 하느냐. 그럴 용기 있으면 더 열심히 살아라”고 충고하고 있지만 그의 글은 곧 ‘자살 지침서’로 교묘히 각색돼 게시판을 떠돌고 만다.
이들 대부분이 ‘자살 방지 사이트’라지만 게시판에는 어김없이 ‘자살 투고’들로 얼룩져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사이트화’된다.
자칫 게시물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그동안 애써 운영해오던 사이트를 폐쇄해야만 한다.

최근 폐쇄된 ‘자살의 홈페이지’가 대표적인 사례.

운영자는 한 때 자살을 시도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자신이 겪었던 ‘자살고민’을 앓고 있는 네티즌을 위해 이 사이트를 개설, 상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한 여관에서 동반자살한 20대 남자 2명이 이 사이트에서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살에 이른 것으로 밝혀지는 바람에 철퇴를 맞고 말았다.
‘자살OO’의 운영자 박형수(23)씨는 “자살을 꿈꾸는 사람들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동호회를 개설했지만 밀려드는 자살투고에두 손 들었다”며 “일부 게시물이 문제가 돼 우리 동호회가 속해있는 포털사이트의 관리자로부터 폐쇄경고를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포털사이트 관리자들도 선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신이 없다.
한 포털사이트의 관리자는 “자살과 관련된 모든 카페의 글들을 모니터링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대부분 자살카페가 좋은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옥석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살 방지 사이트 운영자들에게는 홈페이지에 자살 사이트가 아니라는 안내문을 내걸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칸/김상기기자 kitting@kyunghyang.com>


제 목 : [시론]청소년자살 근본대책 시급
뉴스제공시각 : 2001/02/12 16:51 출처 :
세계일보
--------------------------------------------------------------------------굳이 종교적인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자살(自殺)은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한 사회적 병리현상으로서 어떤 이유에서든 미화될 수 없다. 최근 자살은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가운데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공통된 현상으로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거나 학교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등 자살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대량 실직사태가 발생하면서 자살이 급증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자살 사이트로 인한 10대 초-중학생들의 청부자살과 동반자살까지 잇따르고 있어 우리 사회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가출일기'의 저자인 여중생은 "주변에서 친구들의 자살을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대부분 친구들이 괴로울 때면 한번쯤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이는 자살이 몇몇 특정 청소년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암시해 주는 말이다.
그러면 청소년들은 왜 자살 충동을 느끼며 자살하려 할까? 자살에 대해 뒤르켕(Durkheim)과 같은 사회학자는 그 원인을 사회적 환경에서 찾는다. 그런가 하면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Freud)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본다. 즉 자신이 동일시한 대상에 대한 무의식적인 공격으로서 자기 자신에게 향한 분노로부터 야기된 것으로 파악한다. 자살은 이러한 요인들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자살 동기는 다양하다. 부모와의 갈등, 부모의 과다한 기대, 경제적 빈곤 등 가정 환경문제와 학업성적비관, 입시경쟁에서의 실패, 부모나 선생님의 꾸중, 친구나 또래집단으로부터의 소외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자살은 그들의 특징과 갈등 양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로 일컬어질 만큼 신체적-정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자아의식이 발달하면서 감정의 동요가 심해져 뚜렷한 이유없이 우울해진다든지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등 자신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신이 처한 상황이 고통스럽거나 힘든 고민거리가 생기면 문제에 직면해서 해결하기보다는 이러한 상황과 고통으로부터 도피하려는 방편으로 자살을 선택한다. 그래서 부모의 사소한 꾸중 한마디에도 충동적으로 아파트에서 뛰어 내린다. 또 청소년들은 피암시성(被暗示性)이 강해 동반자살이나 모방자살을 하기도 한다.
이는 가정, 학교, 또래집단으로부터 소외됐거나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거나 느끼는 다른 대상에게 쉽게 의지해 우울감이나 절망 같은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대중음악이나 연예인 등에 심취하게 되는 현상이다.
과거 유럽에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주인공을 모방한 권총 자살이 유행했던 것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모 인기그룹 가수가 공연중 부상당한 것을 비관, 투신자살한 여고생 등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살이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인터넷 사이트에 심취하는 양상으로 나타나 그 부작용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사고방식이 부정적이어서 객관적 사실을 받아들일 능력이 없다. 더군다나 청소년들은 현실과 가상공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정부는 자살 사이트의 패쇄 조치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자살을 증가시키는 사회적-개인적 병리현상에 대한 일반의 이해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각계의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만 청소년들이 생명존중에 눈을 뜰 것이다. N세대 젊은이들이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도록 어른들은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가정-학교-사회에서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을 배가시켜야 할 때이다.
/朴孝貞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교육학박사


제 목 : [한경제 리포트] '자살사이트 막을방법 없나'
뉴스제공시각 : 2001/02/14 17:54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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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도와주세요. 어떤 약을 얼마나 먹어야 죽을수 있나요"
자살을 권하고 자살 방법을 소개하는 "자살 사이트"가 극성이다.
특히 자살 사이트의 매뉴얼에 따라 실제 "자살"를 행동으로 옮긴 청소년들이 잇따라 생겨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젊은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자살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힘든 삶이 계속될때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실제 자살은 인류의 10대 사망 원인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자살자들의 대부분은 오랜 기간 정신 질환을 앓아온 환자들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연등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자살은 극히 일부분이다.
정상인들의 대부분은 힘들때 떠올리는 죽음에서 다시 강한 삶의 의욕을 가지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살 사이트의 문제점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같은 자살을 지극히 "자연스런" 행위로 세뇌시키는데 있다.
청부 자살이라는 해괴한 기법(?)이 등장하고 세상의 의미를 깨닫기에는 아직 이른 국민학생과 중학생들이 잇따라 생명을 버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세뇌 작용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은 상당기간 자살 사이트를 탐닉했고 얼굴을 모르는 회원들과 함께 자살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살 사이트를 근본적으로 막을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장 먼저자살사이트를 찾아내기도 쉽지않다.
일일히 사이트 검색을 통해야 할 뿐만아니라 초기 화면만으로는 어떤 사이트인지 알기가 쉽기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지금까지 15개 정도의 자살사이트를 폐쇄하긴 했으나 모니터링에 걸려들지 않는 사이트가 여전히 30~40개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자살 사이트를 적발하더라도 일시적인 사이트 폐쇄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자살 방조죄등 기존 형법을 적용할수 있으나 증거 확보등의 측면에서 대부분은 법 조문의 적용이 여의치 않은게 현실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이영규 사무국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파급효과가 더 큼에도 불구하고 기존 법규로는 처벌에 한계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살 폭탄제조등 인터넷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 행위들의 상당수가 인터넷의 익명성을 전제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가 네티즌 9백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36%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찬성했으며 반대는 12%에 불과했다. 또 학교와 학부모를 통해 인터넷 윤리와 관련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자살과 같은 일탈 사이트를 줄여나갈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회원들을 끌어들이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비실명 회원을 가려내 회원 성격을 건전화하는게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제 목 : [독자투고] '청소년 자살' 최선 예방책은 부모의 사랑
뉴스제공시각 : 2001/02/15 10:58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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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심리적으로 발달 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의 자살을 유혹해 온 인터넷 자살사이트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호기심이 많고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아 사회를 보는 시각이 아직은 입체적이지 못하고 단순하다.거기에다 부모의 무관심이나 가정 불화,향락적인 사회 문화적 분위기,입시 위주 교육에 따른 학업에 대한 중압감,개인주의적인 교우관계 등이 청소년기의 반항심리를 자극하는 것도 비정상적으로 자살사이트에 몰두 하는 원인이 되는 듯하다.
이에 따른 대처방안으로 우선 부모가 자녀의 모범이 되도록 생활하고, 자녀가 이런 사이트에 관련돼 있음을 알았을 때는 무조건 낙담하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해결해보려는 포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또 평소에 자녀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무엇이든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집안 분위기를 만들고 건전한 동호회나 좋은 취미를 갖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찰이나 정부가 자살 사이트에 대한 수사와 단속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것보다 강력한 예방대책은 부모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조정섭(부산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


--------------------------------------------------------------------------제 목 : `자살사이트' 전문가 진단
뉴스제공시각 : 2000/12/17 20:22 출처 :
대한매일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혼란이 개인의 심리에 반영된데다 자아상실이라는 사회병리현상이 겹쳐 생겨난 것이라고 진단하고 대책이 없으면 제2,제3의 범죄가 잇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최인섭(崔仁燮)연구부장은 17일 “대량 실직 등에 따른 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자살 충동을 갖게 됐다”면서 “자신의 자살 충동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동조를 받는다면 혼자 느꼈던 충동과 동기가 더 강화되기 마련”이라고
걱정했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白尙昌)소장도 “사회·경제적 혼란으로 국민이 허탈감에 빠진 가운데 인격 형성의 초기 단계에 있는 젊은이들이 더욱 삶의 방향 감각을 잃고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동수(李東秀)교수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태는 우울감,초조감이나 비관적 사고를 자주 나타내는 사람에게 많다”면서 “그런 사람이 갑자기 주변 물건이나 사진을 정리하면서 느닷없이 ‘잘 지내라’‘그동안 고마웠다’ 등의 말을 하거나, 죽음에 대해 자주 얘기를 꺼낼 때는 실제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다분한 만큼 곧바로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어떤 관계를 가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관심을 보이거나,한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송한수기자 onekor@kdaily.com


--------------------------------------------------------------------------제 목 : [이규태 코너] 인터넷 동반자살
뉴스제공시각 : 2000/12/18 19:03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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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살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 고구려 동천왕이 죽었을 때 따라죽은 순사자가 들판에 가득했다던데 이는 의무적 동반자살이다. 충격을 주었던 오대양 신도들의 집단자살은 신들린 상태에서의 종교적 동반자살이고, 남녀동반이나 모자동반처럼 헤어지기 싫거나 혼자 두기에는 애절해서 택하는 정실 동반자살이 있다. 그리고 현대화하면서 늘어나고 심각해지는 동반으로 소외자살이 있다.
소외자살이란 말은 미국 명배우들의 자녀들이 총기나 투신 등 과격한 수단으로 동시기에 줄줄이 자살했을 때 생겨난 말이다. 폴 뉴먼의 아들, 그레고리 펙의 아들을 비롯해서 미남배우 로버트 테일러, 단 딜리, 제니퍼 존스, 에드워드 로빈슨, 루이 주르당 등의 장성한 아들·딸들이 줄줄이 자살을 했었다. 미국 연속극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메리타일러무어는 아카데미 수상 영화 「오디네리 피플」에서 자식을 자살로 몰아가는 냉정한 어머니역으로 인기 절정에 있을 때 그의 친아들 리처드가 자살을 해서 화제가 됐었다. 이들은 동반자살은 아니나 그 죽음을 택한 요인이 첫째 아버지나 어머니가 이혼 후재혼남녀와 사는 동안에 일어난 혈육소외, 생활은 유복하나 바쁜 부모들과 더불어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가정소외, 그리고 부모의 인기에 치여 독자적인 삶의 의욕을 거세당했다는 희망소외가 겹쳤다는 데 공통된 소외 동반자살이었다 할 수 있다.
어느날 다리 밑에서 두부장사하는 빈한한 부부가 제나라 대부안자를 찾아와 자식 하나 잘 가르치고 싶은데 그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이에 「지금 사는 대로 이른 새벽 아버지는 앞에서 두부수레를 끌고 어머니는 뒤에서 밀며 밤늦게까지 두부를 팔며 여름에는 땀에 옷을 흥건히 적시고 겨울에는 수염에 고드름이 열리며 살아가는 것을 자식에게 보이기만 하면 그보다 잘 가르치는 상수는 없지요」 했다. 현대 십대들은 부모들과는 오로지 성적점수만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부모가 있으면서 혈연소외를 당하고, 집 속에 있으면서 누에고치처럼 제방에 고립되어 가족소외를 당하며, 좀 살게 되면서 잘 살아보려는 달성동기나 성취욕구를 상실, 희망소외를 당하고 있다. 이 누에고치들의 방을 인터넷이 연결시켜 자살을 공감시키고 동반고리를 넓혀나갈 것이다.


한겨레 3.10
[국민기자석] 학생의 동생 살해원인 게임으로 모는것 부당

컴퓨터 게임을 하던 학생이 동생을 칼로 찔러 죽인 사건을 전하는 언론이나 기성세대들이 전부 그 책임을 컴퓨터 게임에 돌리는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보기에 이 사건은 게임 탓이라기보다 가정교육의 부재와 무관심이 원인이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초등학생 정도면 그 정도의 분별력은 가지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게다가, 사건 당시 학생이 하고 있던 게임은 웬만한 다른 게임과 비교해도 폭력성이 없는 게임이었다. 아이는 자신의 과오에 대해 자기변호하는 심정으로 엉뚱한 게임을 죄인으로 몰고, 기성세대는 자신의 가정교육 책임을 게임에 전가시킨다.
예전에도 보도되었던 게임방에서 죽은 사람의 기사도 그러하다. 청소년용의 게임에 대해서는 이렇듯 온갖 시민단체나 언론이 한 목소리로 나서서 죄인으로 몰아 붙이면서도, 텔레비전에 단골로 나오는 성인용 불륜 드라마 때문에 가정파탄이 생긴다는 우려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다. 우리나라는 이렇듯 유난히 게임 매체에 대해서 노이로제 같은 반응을 보인다. 게임과 조금만 관련이 있는 사건이 터져도 모든 책임은 게임이 진다. 21세기는 정보화시대다. 또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강국이다.
게임은 이제 장기나 바둑과 같이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기성세대들의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청소년 문화에 대한 뒤떨어진 인식이 안타깝다.
박정만/부산 부산진구 개금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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