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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원 이야기.

법률원의 아침은 주로 상담전화로 시작한다. 특히나 월요일엔 주말을 꽁꽁 참아두었는지 9시 땡하면 전화가 오곤 하지만, 상담을 할 변호사나 노무사는 잘 없다. 다들 주말늦게까지 서면쓰는 기계로서의 업무(서운해하겠군 크크)에 충실하기 때문에 사실 약간 늦게 출근하는 까닭이다.

그렇게 상담으로 시작하는 곳이라 다양한 상담이 많기도 하다. 헌데 이런 상담들도 내용이 정세를 따라간다. 비정규법안이 통과된다 싶은 분위기면 갑자기 상담이 많아지고, 파견법으로 씨끄러울 때도 그랬고... 뭐 여튼 해고 상담이 많아진다. 요즘 경기법률원 쪽으로는 하루에 세내번정도 정리해고 상담을 받는다고 한다. 젠장스럽다는 말밖에.. 사실 내가 상담을 하는게 아니라서 잘은 모른다. 크크...

 

이렇게 상담내용을 듣다보면 간혹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참 많다. '아오~ 저런 내용은 투쟁으로 풀어가야지 왜 법적인 부분으로 풀려고 할까?' 대충 그런 아쉬움이다. 그러고 보면 노동법도 투쟁을 통해 개선되고 만들어가는거지, 어디 웃으며 협상해선 노동자에게 유리한 법이 돌아온 적이 있던가? 그래서 법의 한계속에 갖혀있는 법률원에서도 투쟁의 절실함을 느끼곤 하는가보다. 투쟁 투쟁이다. 그래도 가끔,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다는 전화나 상담이 꼭 필요한 전화들을 받을 때, 함께할 변호사나 노무사나 상담하는 사람이 모자르는 건 속상하기도 하다.

 

나는 유독 집회나가는걸 참으로 좋아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자족이겠거니 늘 자책하며 살고있다. 여튼, 습성이 그러한데 법률원에 오고나서는 연행자 파악하랴 기타 등등의 이유로 집회를 잘 못나가게 되었다. 언젠가 한번 투덜거렸더니, 노동자들과 떨어져있지만 법률원도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곳이라는둥 여기서나 잘하라는 둥 구슬림(?)을 듣고는 얌전하다. 그러하다보니 특히나 이번 민중총궐기때는 좀이 쑤시면서도 연행자가 속속 생기니 발을 동동 구르면서 얌전히 전화통만 붙들고 있다. 꿈틀 꿈틀~ 결국 많은 동지들이 다치고 연행되었지만... 연행동지가 생기면 경찰서 체크하고 영장청구, 영장실질까지 신경쓰다보면 또 하루가 간다. 하여간 머리 안계신!! 검찰 양반들이 영장을 재청구 하고 있지만 계속 기각되니 우리로써는 오랜만에 기쁜 소식 들어 법률원이 약간 즐거운 적도 있기도 있었다(약간;;). 이왕이면 전국에 있는 동지들이 다 풀리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서울만 기각되는 것이 광주에선 영장실질 들어간 변호사 파견보내 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언제쯤 가진놈들 멋대로 바꿔지는 법의 굴레에서 벗어나 살 수 있을까?

오늘아침, 사무실 앞에서 담배를 태우고 계신 정광훈의장님을 만났다. "이제 곧 헌법은 없어질껴~", "네????!"

"이젠 헌법 필요없잖여~ 자본주의법만 있으면 되지 헌법 뭐해?" 요로코롬 말씀하시며 담배 뻑뻑~  

얼마전엔 우리도 싸파티스타투쟁처럼 해야되~ 이러면서 쉬릭 사라지시더니 ㅋㅋ

나도 따라 담배 뻑뻑이다~ 언제쯤 담배를 뻑뻑 안피고 맛있게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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