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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온다.

ㅋ...넘 심파적인가?

작업실 오는 길에 목련나무가 있다.

근데 이 추운날인데도 (오늘은 추위가 약간 풀렸지만 요 며칠 얼마나 추웠나? 우휴~)

목련봉우리가 이쁘게 있었다. 마치 봄이 코 앞에 와 있는 것 처럼 어찌나 이쁘게 있던지

좀만 기둘리면 하얀 목련이 필 것 같았다.

아...너도 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구나....뭐 그런 심파적인 생각을 하면서 걸어왔다.

 

열심히 썼던 기획서가 안됐다.

면접까지 가서 떨어지니 좀 속이 쓰리다.

이주여성 다큐멘터리 기획서는 버젼업을 3차례했다.

첫번째는 너무 부실하게 급조해서 안됐어도 수긍할만했다.

두번째는 좀 더 시간을 들이고 이런 저런 고민을 했는데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이 세번째였는데, 사실 그 동안 자료조사한 것도 있고 언니들과 만나면서 들었던 이러저런한 것들이 있어서 나름대로 마음에 드는 기획서를 쓴 것 같아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안됐다고 어제 메일을 받았다. 면접을 하면서도 느낀 것인데 이주여성에 대한 피해, 어려움이 더 들어났으면 하는 바램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다. 

난 더 이상 이주여성을 객체화시켜서 그녀들의 어려움을 발가벗기는 것이 무엇에 도움이 되는 지 모르겠다. 이미 대중매체가 충분히 한 그일을 그리고 그 일 때문에 이주여성에 대한 인식은 이주여성은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일을 구태여 내가 해야 하나? 난 그러고 싶지 않다. 

 

다양한 관점이 있겠지만 난 그녀들의 삶을 그녀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듣고 싶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누군가의 삶을 공감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녀들의 어려움을 함께 바꿔나가기 위해서 난 그녀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난 그저 징검다리가 되고 싶을 뿐이고 우리가 바라보는 그녀들이 아니라 그녀들이 생각하고 살아가는 그녀들의 삶.....

 

기획서가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내 관점에 나름대로 확신이 있다.

그리고 왠지 더 잘해야 한단 생각도 든다.  

 

같이 작업을 하는 후배에게는 미안하다.

작업비가 넉넉하면 사무실 유지나 이런 저런 장비 구입 등 할 것이 많은 데

아무래도 뼈 빠지게 알바하면서 작업해야 할 것 같아서 미안하다.

하지만 있잖어. 친구. 봄은 와.

글고 우리 관점이 난 좋다고 봐. 글고 매력적이 잖어.

잘해보자구. 우리.

 

이제 열심히 작업해 보자구.

골목길의 목련처럼 열심히 봄을 준비하자구~~~

 

블로그에도 열심히 생각을 올리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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