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ecotopia bike tour, 제비 머무는 내성천으로 자전거 타고 가자 / 에코토피아 캠프를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가 변동될 수 있으니,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하며, 점심은 도시락을 먹으며 이동합니다. / 9월 6일(화) : 서울 한강변 ~ 경기 여주시 (약 100km)  > 9월 7일(수) : 여주 ~ 충북 충주시 (약 65km) > 9월 8일(목) : 충주 ~ 경북 문경시 (약 82km) > 9월 9일(금) : 문경 ~ 경북 영주시 (약 80km) / eastasia.ecotopia@riseup.net

 

에코토피아 캠프를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가 변동될 수 있으니,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하며, 점심은 도시락을 먹으며 이동합니다.
 
* 추석연휴기간이기에 대중교통 이용시 빠른 예매를 권합니다.
* 공동식사는 채식으로 준비합니다. 
 
일정
9월 6일(화) : 서울 한강변 ~ 경기 여주시 (약 100km) 
9월 7일(수) : 여주 ~ 충북 충주시 (약 65km)
9월 8일(목) : 충주 ~ 경북 문경시 (약 82km)
9월 9일(금) : 문경 ~ 경북 영주시 (약 80km)
 
문의 및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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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17:13 2022/09/01 17:13

2022 에코토피아 캠프 : 우리의 집 우리의 서식지 / 2022년 9월 9일-11일, 경상북도 영주시 내성천 강변 / blog.jinbo.net/eastasia_ecotopia

 

2022 에코토피아 캠프:우리의 집 우리의 서식지 / 2016년, 낙동강의 상류 지천인 모래강 내성천에 영주다목적댐이 들어섰습니다. 1조원을 넘게 들여 지은 거대한 물그릇은 강을 가로막고 서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을 비롯하여 모래강 유역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여러 생물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4대강사업 이후 하류 낙동강의 변화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모래강을 터전으로 삼는 많은 생물들이 내성천을 주요 기점 또는 보금자리로 삼아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리고 30여년 동안 개체수가 급감해온 환경지표종 제비의 집단 숙영지가 2018년에 내성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댐은 들어섰지만 제비는 살아갑니다. 우리는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와중에도 삶을 이어나갑니다.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서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 에코토피아 캠프는 참가자 모두가 자율적으로 워크숍을 운영하고 캠프를 꾸리는 주인이 됩니다.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해봅니다. 먹고 자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은 스스로 준비합니다. 가부장제의 위계질서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억압도 지양하며 인종주의적, 성차별주의적 행동을 거부합니다. 유용한 기술과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를 돕고 관계를 쌓아나가며 캠프를 꾸리고자 합니다. / 장소: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체육공원 / 일시:2022년 9월 9일(금)~11일(일). 토요일 저녁 6시, 제비맞이 행사 참가 / 준비물:먹고 자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 준비하는 워크숍에 필요한 물품 / 문의 및 연락:eastasia._ecotopia@riseup.net

 

2016년, 낙동강의 상류 지천인 모래강 내성천에 영주다목적댐이 들어섰습니다. 1조원을 넘게 들여 지은 거대한 물그릇은 강을 가로막고 서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을 비롯하여 모래강 유역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여러 생물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4대강사업 이후 하류 낙동강의 변화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모래강을 터전으로 삼는 많은 생물들이 내성천을 주요 기점 또는 보금자리로 삼아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리고 30여년 동안 개체수가 급감해온 환경지표종 제비의 집단 숙영지가 2018년에 내성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댐은 들어섰지만 제비는 살아갑니다. 우리는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와중에도 삶을 이어나갑니다.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서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에코토피아 캠프는 참가자 모두가 자율적으로 워크숍을 운영하고 캠프를 꾸리는 주인이 됩니다.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해봅니다. 먹고 자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은 스스로 준비합니다. 가부장제의 위계질서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억압도 지양하며 인종주의적, 성차별주의적 행동을 거부합니다. 유용한 기술과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를 돕고 관계를 쌓아나가며 캠프를 꾸리고자 합니다. 

 

장소 : 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체육공원 
 

일시 : 2022년 9월 9일(금)~11일(일)

* 9월 10일(토) 저녁 6~8시, 제비맞이 행사 참가 예정
 

준비물 : 먹고 자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합니다), 자신이 준비하는 워크숍에 필요한 물품

* 공동식사는 채식으로 준비합니다.
*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경우, 추석연휴기간이기에 빠른 예매를 권합니다.
 

문의 및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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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16:43 2022/09/01 16:43

하동군청 앞 오른편에 주황색 지붕의 작은 천막 농성장이 설치되어 있고, '민자사업 하는 곳에 빚더미만 따라온다. 산악열차 반대' 등의 문구가 써져있는 초록색 팻말이 그 앞에 세워져있다.  흰색 천 위에 알록달록한 천으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라는 글씨가 붙혀진 현수막이 천막 농성장 오른편에 설치되어 있다. 농성장 왼편으로는 '지리산 그대로'라고 쓰여진 주황색 조끼를 입은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서있다. '농성 39(일)' 이라고 적힌 팻말이 사람들 사이에 세워져있다.


5월 6일에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하동군청 앞의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농성장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농성을 시작한지 39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주황색 지붕 천막 농성장에 '산악열차 반대'라고 적힌 초록색 현수막이 붙어있고 그 앞으로 모자를 쓴 여성 네 명이 의자에 앉아 꽹과리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쳐다본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두 사람이 주변에 서 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 뒤편으로 넓은 도로가 보인다.


오전에는 길 건너편에서 요양서비스노조의 집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집회가 끝날 무렵에 농성장 앞에서 함께 앉거나 서서 지지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연주하고 불렀습니다. 준비해간 사소한 일거리들을 천천히 해나가니 시간이 느리게도 빠르게도 흘러갔습니다.

 

흰색 천 위에 알록달록한 천으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라는 글씨와 산, 곰모양 등이 붙혀져 있는 현수막이 끈으로 화단 앞에 고정되어 있다.


높은 벽에 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객의 이미지가 검은 실루엣 형태의 조형물로 표현되어 있다. 그 앞에 좌우로 길이가 길고 높이가 낮은 박스 종이로 만든 조형물이 기대어져 있다. 병풍처럼 접힌 종이에는 초록색 산을 배경으로 사람, 노루, 어치, 개구리, 멧토끼, 담비, 삵, 소쩍새, 오소리, 반달가슴곰이 걷거나 날거나 뛰는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위쪽 빈 공간에는 밝은 파란색 종이로 '지리산을 그대로'라는 글씨가 붙어있다.
 

흰색 탁자 위에 초록색 스탬프가 찍힌 작은 종이들이 흩어져있다. 그 중 한 종이가 화면 가운데에 놓여있고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라는 세로쓰기 글씨와 반달가슴곰, 담비, 토끼의 모습이 스탬프로 번갈아 찍혀있다.


하동군청 뿐만 아니라 하동군 여기저기에서는 '알프스 하동'이라는 슬로건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지리산에 서식하지 않는 복실복실 하얀 털의 양 조형물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지리산에 깃들어 살아갈 수많은 생명과 사람들의 삶이 정부 당국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나 봅니다. 건설사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업을 강행 추진한다면 과연 누가 무엇을 얻게 되는 걸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지만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잃게 될지는 분명해보였습니다.

 

농성은 이달 말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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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23:00 2022/05/12 23:00

네모난 하얀 배경 위 아래로 초록색 풀들이 그려져 있다. 가운데에는 사람, 오소리, 까마귀, 담비, 반달가슴곰, 하늘다람쥐, 삵, 노루의 발자국이 둥글게 그려져 있다. 그림 위쪽으로 '2020 에코토피아 몸과 산,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농성장 연대 방문', 아래쪽으로는 '2022년 5월 6일 금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하동군청 앞 농성장에서' 라고 적혀있다.

 

2022 에코토피아 몸과 산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농성장 연대 방문]
- 2022년 5월 6일(금) 7:30 ~ 18:30
- 하동군청 앞 농성장

 

지리산에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전기열차를 놓고 산악레포츠 시설과 생태체험관 등을 세우는 '알프스하동 프로젝트' 사업에 맞서는 지리산 권역 주민들은 오랫동안 지리산과 삶을 지키기 위해 싸워오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사업 대상지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작년에는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건설사 조차 발을 뺐지만 하동군수는 계속 사업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에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대책위'에서는 3월 14일부터 하동군청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에코토피아에서는 작은 힘을 보태고, 지리산과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5월 6일 하루 동안 농성장을 지킵니다. 몸과 산의 관계를 천천히 되짚어보며 생각하고 움직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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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30 10:12 2022/04/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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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첫번째 아침에는 밤섬이 보이는 한강변에서 평화의 섬 제주와 연대하는 새해맞이 생명평화 백배를 했습니다.

밤섬은 한강의 주요 습지 중 하나로 1968년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한강개발계획에 의해 원주민들이 이주되고 섬은 폭파되었습니다. 평화로 향해 가는 한걸음 한걸음을 묵묵히 내딛고 있는 친구들과 땅과 바다를 생각하며 첫 해를 맞이했습니다. 구름 하나 없는 차가운 하늘에서 밝은 빛이 비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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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1 17:47 2022/01/01 17:47

10월 25일에 평화박물관을 나선 우리는 부안의 해창갯벌과 군산의 수라갯벌로 갔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길은 여전히 황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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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창갯벌에 세워져 있는 솟대와 장승 사이에 2017년 에코토피아 바이크투어 때 두물머리 친구들로부터 선물받은 현수막을 걸어두었습니다. 바느질과 뜨개질로 만든 현수막에는 'ECO is HOME(자연은 집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도요새라는 노래를 같이 부르고 연주한 뒤 수라갯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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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수라갯벌에는 여전히 상당수의 철새와 멸종위기종이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존의 군산공항에 인접한 수라갯벌에 새만금 신공항을 지을 거라고 합니다. 경제성이 현저히 부족하여 추진되지 않았던 신공항 사업은 2019년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후 적극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신공항 사업이 실질적으로는 미 공군기지 활주로 확장사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두 번 떼지어 갯벌의 양 끝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1만 5천여마리의 민물 가마우지 무리는 지금도 공군기지를 드나드는 군용기와의 충돌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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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 없는 사업을 끈질기게 강행해 온 정부와 시행사 측은 늘 '경제'를 내세우지만, 경제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새만금 사업으로 잃은 것은 적지 않습니다. 갯벌과 바다의 파괴로 지역 어민들이 입은 손실액은 한 해에만도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때때로 들고오는 어느 사업에서도 이만큼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새만금 사업의 경제 효과라는 것는, 지역민 모두가 고르게 오랫동안 누려온 또 앞으로도 누려갈 귀하고 풍요로운 공적자원과 삶의 터전을 산산조각내어 소수 사업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찾던 드넓은 갯벌은 거의 소실되었습니다. 이는 한국 전체 갯벌의 10%, 전북 지역 갯벌의 65%에 달합니다. 방조제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2년 뒤인 2008년에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에서 도요물떼새 연구단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 도요를 포함한 19종, 13만 7천 개체가 사라졌다고 발표하며 "새만금에서 실종된 도요새는 다른 갯벌로 (서식지를) 이동한 것이 아니라, 아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이의 보금자리를 빼앗는 이들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자리를 잡고 살라'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오랫동안 주변 환경과 균형을 이루어 살아온 이들의 자리는 그렇게 쉽게 대체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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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17:43 2021/12/09 17:43

10월 24일에 열린 제14회 팽팽문화제 일정에 맞추어 우리는 다리밑 브라스밴드 캄캄과 함께 군산의 하제마을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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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배 시기에 일본군 비행 훈련장이 들어섰던 하제마을에 지금은 미 공군기지가 있습니다. 사람들 삶의 기반이던 마을 앞 바다와 갯벌은 새만금 사업으로 없어졌고, 미군 기지의 탄약고 부지가 확장되며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야했습니다. 마을에는 600년 수령의 팽나무와 200년 수령의 소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정부는 남은 이들을 마저 쫓아내고 땅을 미군에게 공여하려고 합니다. 군 기지 확장과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에 저항하며 오랫동안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사람들은 매달 팽나무 앞에 모여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평화 행진 '평화가 길이다' 일정으로 군산을 찾은 강정 지킴이들도 만나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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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은 팽나무 앞에서 노래를 연주했고, 에코토피아에서는 문화제에 참가한 사람들과 함께 판화를 팠습니다. 작고 연약한 우리들이 거대한 무기와 기지에 맞서서, 평화는 강한 군사력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평화 그 자체로 지키는 것이라고 함께 외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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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전엔 평화박물관에 갔습니다. 지킴이 딸기님께서 전시를 안내해주셨습니다. 평화박물관이 정식 개관한 이후 첫 방문이라 구석구석 천천히 둘러보며, 각자의 생각에 잠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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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16:06 2021/12/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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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오후에 가덕도에서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을숙도로 갔습니다. 해가 넘어간 뒤 을숙도에서 어두운 물가를 걷고 있으니 도둑게 등 기수역 습지에서 서식하는 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을숙도와 인근 모래톱 등의 습지는 수많은 새들의 보금자리입니다. 특히 겨울 철새들이 많이 머무는 곳으로 남한의 주요 철새 도래지 중 가장 많은 종이 찾는 장소이며,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철새 서식지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생태계보전지역, 습지보호구역 등 각종 보호법으로 보전해야 하는 장소지만 1987년 하굿둑이 들어서고 부산 서남권 개발 바람이 불며 을숙도의 생태계는 파괴되어 왔습니다. 상당히 개체수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매년 각 종마다 수천마리씩 찾아왔던 철새 무리의 수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며 급속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새들의 먹이가 되던 습지 식물의 군락지가 파괴되었고, 상류로부터 토사 공급이 끊기며 새들의 주요 번식처이자 서식지인 모래톱이 유실되어갔습니다.

 

4대강 사업은 지금도 여전히 강 유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관련 법인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일명 '친수법')'은 생태적으로 민감한 하천 유역 개발을 위한 법률로 강 유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면제하고, 사업자에게 강제수용의 권한도 부여합니다. 입법 당시 '수자원공사 특혜법'이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제성 부족으로 중단되었던 사업을 다시 가져와서 '친수법'을 근거로 부산시와 함께 추진하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 을숙도에 인접한 강서구 일대에서 '에코델타시티' 개발 사업을 시행합니다. 감사원도 국회 예산처도 사업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지만, '에코'라는 이름을 내건 사업은 자연습지를 밀어내고 농민을 몰아낸 뒤 아파트를 짓고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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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인 10월 11일에는 낙동강 상류 지천인 내성천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영주역에서 지율 스님과 만나 내성천 물길을 막아서고 있는 영주댐이 들어서며 수몰된 지역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는 제비 무리가 머물고 있는 제비 숙영지가 있었습니다. 떼지어 해뜨는 시간에 맞추어 집을 떠났다가 해지는 시간에 맞추어 돌아온다는 제비를 만나기위해 어둑어둑한 강가에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아직 추운 계절이 시작되지 않아서 흐린 하늘을 나는 제비 무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강을 두고 사업을 강행하는 측도, 이를 비판하거나 평가하는 측도 강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이는 드물다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여러 지천과 이들이 합류하는 큰 강과 그 유역에서부터 바다까지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 인간을 비롯해 강에 기대어 사는 생명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일은 명쾌하고 쉽지만, 파괴된 것들을 되돌리는 일은 복잡하고 지난하고 힘듭니다. 언뜻 보아서는 그것을 이해하기 어렵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 곳을 지키며 기록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길을 잃지 않고 함께 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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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7 19:36 2021/12/0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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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캠프를 꾸리는 대신 그동안 연대 행동을 했던 장소에서 '2021 에코토피아 주말'을 진행했습니다. 10월 10일에는 부산의 가덕도로 갔습니다. 부산 에너지정의행동에서 활동하시는 김현욱 선생님께서 가덕도 구석구석을 안내해주셨습니다. 강아지 탈핵이도 함께했습니다.

 

우리는 대항 전망대에서 만났습니다. 북쪽으로는 가덕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연대봉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대항 선착장이 보이는 곳입니다. 화창한 주말을 맞아 가덕도를 찾은 관광객들과 등산객들로 도로는 북적였습니다. 마을 진입로 주변으로는 공사가 한창인 새 건물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올해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투자 목적으로 많은 건물이 들어서고 있으며, 전년과 비교하여 유입 인구도 급증했다고 합니다.

 

반면 가덕도에서 삶을 이어오고 있던 주민들은 아무런 소통없이 강행되고 있는 신공항 사업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합니다. 대체로 어업과 소규모 농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주민들은 보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이주와 정착이 불가능할 것이고,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삶을 이어나갈 수 없을 것이기에 공항 건설을 환영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주요시설들이 들어설 장소는 대체로 강제수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활주로 예정지인 외양포 마을 주민들은 더욱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백여년 전 가덕도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던 외양포 마을 주민들은 일본군에 의해서 강제이주되었습니다. 일본군 시설로 쓰였던 마을은 해방 이후 국유지화되었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사실상 최소한의 보상도 기대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사업자에게 전례없이 수많은 특혜를 부여하는 특별법에는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나 주거권에 관련된 내용은 전무하며, 오히려 공항 건설 반대 및 저항 활동에 대한 처벌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건설 사업으로써의 측면만 보더라도 가덕도 신공항은 타당성이 없는 사업입니다. 2006년 동남권 신공항 계획이 공식화된 이후에 국토부에서 실시한 자체 연구 및 외부 용역 등을 통해 안전성, 시공성, 운영성, 환경성, 경제성 등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이 수차례 지적되어 왔습니다.

 

가덕도와 연안 바다는 가덕도 주민들 삶의 터전일 뿐만 아니라, 그들과 복잡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많은 생물의 터전입니다. 상괭이의 주요 서식지 한 가운데에 위치한 가덕도 앞 바다에는 2018년 기준, 127마리의 상괭이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서부산권역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가덕도 일대에는 수달, 솔개 등 많은 멸종위기종과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극상림과 연안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왔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서천 등의 지역에서 파괴된 연안습지를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압도적으로 높은 탄소 흡수량을 자랑하는 연안 해양 생태계를 대규모로 파괴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덕도의 동쪽편에 위치한 새바지항 언덕에 올라가니 낙동강 하류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 보였습니다. 가덕도에 공항이 들어선다면 바로 옆에 위치한 하구 연안습지와 철새 도래지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복원과 파괴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미래는 무엇일까요.

 

지난달 국회에서는 가덕도 특별법 적용 가능 지역을 확대하자는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각 당이 앞다투어 내놓은 개정안에는 신공항 부지 주변 지역 개발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지난주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 예산 계획에서 가덕도 신공항 사업 예산은 증액되었습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매주 목요일에는 서면에서, 매월 첫번째 목요일에는 가덕도 대항마을 대책위 앞에서 공항 건설 저지를 위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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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6 21:47 2021/12/0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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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길로만 다니던 우리들은 박그림 선생님과 누리솔님의 안내를 쫓아 처음으로 설악산 안에 들어가보았습니다. 우리를 처음 맞이한 것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설치되었다는 철망이었습니다. 설악산 전역에 설치된 이 철망으로 인해 산양 등의 야생동물들은 이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곧 본격적인 가을 등산철이 시작되면 설악산의 몸살도 함께 시작된다고 합니다. 종종 등산객들이 산에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왜 대피소에 샤워실은 없는지, 등산로에 가로등은 없는지 묻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국립공원은 유원지가 아니며, 산과 숲은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이들의 공간입니다. 우리가 그 경계를 넘어 들어갈 때에는 그 장소를 존중하는 태도를 취해야 마땅합니다. 설악산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케이블카 사업이 완전히 철회되어야 합니다.
 

국립공원이자 천연기념물인 설악산에서 이루어지는 개발사업에 대한 권한을 가진 문화재청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지만, 그나마 지방환경청에서는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부동의 의견을 내놓고 다시 보완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양양군은 설악산이나 해당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정부부처에 행정심판 등의 요청을 반복하며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 합니다. 강원도 역시 케이블카 설치의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중앙정부도 '그린 뉴딜'을 내세운 산악관광 활성화를 추진하며 사실상 케이블카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설악산은 아름다웠고, 미끄러운 돌 위를 걷는 것은 힘들고 무서웠습니다. 산 바로 아래에는 리조트와 골프장이 있었고, 멀리 해안가에 영랑호와 청초호가 보였습니다. 90년대 중반에 환경 파괴 우려와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가를 얻은 리조트 시설은 최근까지도 증축과 신축을 반복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오고 있습니다.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골프를 치는 누군가는, 그 옆 대청봉으로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을 당연하게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설악산이 오르기 힘든 곳으로, 산양을 포함한 여러 생명들의 터전으로, 먼 미래에도 지금 모습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설악산 그대로!
 

(사진 : 박그림,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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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8 12:38 2021/10/08 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