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화면 가운데에 있다.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담비 등 여러 동물이 모여있고 사람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바닥에 '지리산 좀 냅둬'라고 나뭇가지로 글씨를 쓴다. 바닥 글씨 앞에는 여러 동물들의 발자국이 도장처럼 찍혔다. 뒤편으로는 나무와 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림 위 아래로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지리산 좀 냅둬! 지리산 난개발을 이야기하기! 2023.11.29(수) 20:00~21:30. 슬금슬금(월드컵북로 75, 1층). 프로그램, 동아시아에코토피아에서 준비한 자료집을 돌아가면서 읽고, 자료집 읽기가 끝난 후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개발사업과 환경파괴에 맞서는 투쟁과 연대하며 생태주의적 지향을 공유하는 모임입니다."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갖은 대형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국립공원은 이 곳만은 꼭 지켜야 하는 장소로, 생태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곳입니다. 
지리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난개발, 골프장, 산악열차, 양수발전소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이에 관해 이야기해봅니다

- 참가자들과 자료집을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 이후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구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간식으로 준비했습니다.


일시 : 2023년 11월 29일(수) 저녁 8시
장소 : 슬금슬금(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75, 1층) 
https://www.instagram.com/slgm.sl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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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10:27 2023/11/26 10:27

11월 19일 구례의 산보고 책보고 작은도서관에서 <지리산 좀 냅둬, 지리산 난개발을 이야기하기 : 찾아가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지리산 방랑단에서 같이 준비했습니다.
 

지리산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을 목판화로 만들고, 각자가 만든 판화를 통해 지리산 권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난개발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야기 자리에 함께한 긴꼬리딱새, 팔색조, 벌매, 개병풍, 담비, 애기뿔소똥구리, 하늘다람쥐, 표범장지뱀의 목소리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마루 바닥 위에 12개의 판화가 놓여있다. 흰색, 노란색, 분홍색, 옅은 황토색 종이에 여러가지 새와 도마뱀, 하늘다람쥐, 쇠똥구리 등의 형상이 찍혀있다.

 

팔색조 "하동에서 산악열차를 막아낼때 우리가 지리산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어쩌면 반달곰이 지리산을 지킨 게 아니겠냐는 말이 떠올랐어요. 문척면 중산마을에는 팔색조와 같은 친구들이 저희가 사는 서식지를 지켜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긴꼬리딱새 "긴꼬리딱새를 알게되어 너무 좋아요. 여름철새로 한 6~7월달쯤에 사포마을 골프장 예정지에서 볼 수 있다니! 또 만나러 와야겠어요."
 

벌매 "벌매이고요. 봄 가을에 나그네새로서 주로 옵니다. 골프장으로 인해서 벌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어요. 제가 주로 벌을 먹는데 그 벌들이 사라짐으로 인해서 먹을 게 없어지고 있습니다. 골프 치시는 분들 조심하십시오."
 

하늘다람쥐 "뭔가 옆동네에서 이번엔 누구네 집이 없어졌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게 돼요. 나도 이제 피난을 가야 할 때가 점점 오고 있는걸까라는 불안함이 찾아오네요."
 

애기뿔쇠똥구리 "저는 아주 멋진 뿔을 갖고 있어요. 단단하고 까만 등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죠. 굉장히 열심히 똥을 굴리며 살고 있는데 가끔씩 쉬어가던 쉼터가 사라져버린다는 거예요. 제가 살고 있는 모든 삶의 터전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매우 슬픕니다. 개발이 진행되더라도 저는 끝까지 똥을 굴리며 제 할 일을 하겠습니다."
 

표범장지뱀 "저는 좀 특이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많이 당했었는데 요새는 사람들이 산 자체에 잘 안 오더라고요. 편하지만 내심 이러다가 아예 인간이라 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상상도 조금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소식에 나를 도와주는 인간들이 좀 꽤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지리산에 같이 사는 다른 동식물들이랑 오래오래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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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2 10:36 2023/11/22 10:36

  도로변 인도 위에 많은 사람들이 서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켓이나 몸자보를 들고 있으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앞 뒤로 큰 현수막이 펼쳐져 있다. 뒤에 있는 현수막에는 "끝까지 막아낸다!" 라고 적혀있고, 앞에 있는 현수막에는 "설악산오색삭도 사업 허가 취소 소송 청구와 착공식 규탄 기자회견"이라고 적혀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뒤 편으로는 소나무가 여러 그루 있으며, 3층 정도 높이의 건물이 보인다. 맞은편에 서 있는 몇몇 사람들의 뒷 모습이 보인다. 하늘은 맑다.

 

11월 20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에 맞서는 저항행동에 참가하기 위해 양양에 갔습니다. 케이블카를 무조건 짓겠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설악산 뿐만 아니라 전국 산악 보존 지역에 재앙을 가져왔습니다.
 

반드시 지켜내야만 하는 국립공원에서 대규모 케이블카 사업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사업에 11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실질적인 예산을 책정한 것은 없습니다. 양양군은 낙산도립공원 보호구역을 일부 해지하고 군유지를 민간에 매각하여 건설비를 충당하는 말도 안되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케이블카 사업으로 이익을 얻는 한 줌의 건설사와 정치인들은 이걸 짓기만 하면 지역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이 허황된 주장을 책임지지 않을 것입니다. 공유 재산도, 우리의 미래도 소수의 이권을 위해 희생될 뿐입니다. 모두의 삶을 위해, 설악산 케이블카도 지리산 산악열차와 골프장, 양수댐 모두 막아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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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20:39 2023/11/21 20:39

다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화면 가운데에 있다.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담비 등 여러 동물이 모여있고 사람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바닥에 '지리산 좀 냅둬'라고 나뭇가지로 글씨를 쓴다. 바닥 글씨 앞에는 여러 동물들의 발자국이 도장처럼 찍혔다. 뒤편으로는 나무와 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림 위 아래로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지리산 좀 냅둬! 지리산 난개발을 이야기하기! 일시, 11월 23일(목) 저녁 7시30분. 장소, 카페여름. 진행,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갖은 대형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국립공원은 이 곳만은 꼭 지켜야 하는 장소로, 생태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곳입니다. 
지리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난개발, 골프장, 산악열차, 양수발전소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이에 관해 이야기해봅니다
 

진행그룹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개발사업과 환경파괴에 맞서는 투쟁과 연대하며, 생태주의적 지향을 공유하는 모임입니다. 
eastasia_ecotopia@riseup.net
 

일시 : 2023년 11월 23일(목) 저녁 7시30분
장소 : 까페여름 (서울시 서대문구 가재울로6길 53-3)
신청 및 문의 : https://www.instagram.com/cafe_yeorm/ (DM)
 

* 참가비는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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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6 10:58 2023/11/16 10:58

 

다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화면 가운데에 있다.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담비 등 여러 동물이 모여있고 사람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바닥에 '지리산 좀 냅둬'라고 나뭇가지로 글씨를 쓴다. 바닥 글씨 앞에는 여러 동물들의 발자국이 도장처럼 찍혔다. 뒤편으로는 나무와 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림 위 아래로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지리산 좀 냅둬! 지리산 난개발을 이야기하기! 일시, 11월 19일(일) 오후3시. 장소, 산보고 책보고 작은도서관. 진행,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갖은 대형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국립공원은 이 곳만은 꼭 지켜야 하는 장소로, 생태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곳입니다. 
지리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난개발, 골프장, 산악열차, 양수발전소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이에 관해 이야기해봅니다.
 

- 진행그룹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개발사업과 환경파괴에 맞서는 투쟁과 연대하며, 생태주의적 지향을 공유하는 모임입니다. 
- 프로그램 : 지리산에 살아가는 이들을 주제로, 목판화만들기를 합니다. 완성후, 각자가 만든 판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2시30분 소요에정입니다. 
 

> 일시 : 2023년 11월 19일(일) 오후3시
> 장소 : 산보고 책보고 작은도서관(산책도서관)
           구례읍 5일시장작은길 24, 2층
> 준비물 : 재료는 준비되어있읍니다. 무엇을 만들지를 생각해주세요
> 비용 : 무료
> 문의 : eastasia_ecotopia@riseu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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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5 18:47 2023/11/15 18:47

다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화면 가운데에 있다.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담비 등 여러 동물이 모여있고 사람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바닥에 '지리산 좀 냅둬'라고 나뭇가지로 글씨를 쓴다. 바닥 글씨 앞에는 여러 동물들의 발자국이 도장처럼 찍혔다. 뒤편으로는 나무와 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림 위 아래로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지리산 좀 냅둬! 지리산 난개발을 이야기하기! 일시, 11월 8일(수) 저녁 7시 30분. 장소, 명동재개발2지구 농성장. 진행,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명동재개발2지구 상가세입자 농성장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다양한 연대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수요일에는 동아시아 에코토피아에서 지리산 개발사업의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갖은 대형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국립공원은 이 곳만은 꼭 지켜야 하는 장소로, 생태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곳입니다. 
지리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난개발, 골프장, 산악열차, 양수발전소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이에 관해 이야기해봅니다
 

진행그룹  
소개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개발사업과 환경파괴에 맞서는 투쟁과 연대하며, 생태주의적 지향을 공유하는 모임입니다. 
 

일시 : 2023년 11월 8일(수) 저녁 7시30분
장소 : 명동재개발2지구 농성장(서울시 중구 명동길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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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7 12:45 2023/11/07 12:45

바닥에 두꺼운 천막천이 주름지게 깔려 있고, 그 위에 두 종류의 리플렛이 놓여있다. 왼쪽 리플렛에는 ‘다같이 양수댐 물리치새, 구례 계족산에 무슨 일이??’ 등의 문구와 산, 새 등의 그림이 흑백으로 인쇄되어 있다. 오른쪽 리플렛에는 ‘지리산 숲이 무참히 망가졌습니다’ 등의 문구와 벌목된 산지의 사진 등이 컬러로 인쇄되어 있다.

 

3일 동안 보금자리가 되었던 텐트를 정리하고 마을회관에서 닫는 회의를 가졌습니다. 낯선 이들에게 흔쾌히 자리를 내어주고 맞아주셨던 사포마을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구례군 문쳑면 중산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자전거로 이동하는 이들이 먼저 길을 나섰습니다.

 

도로 양 옆으로 산이 솟아 있다. 오른쪽 길 옆에는 ‘중산마을’이라고 적힌 돌이 놓여있다. 길 가에 전봇대가 여러 개 있고, 가운데에는 ‘중산리 양수발전소 결사 반대!’라고 검은 붓글씨로 쓰여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왼쪽 도롯가에는 ‘구례군의 미래 100년, 양수발전소가 책임진다! - 문척면  청년회’라고 인쇄된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금씩 흩날리는 비를 맞으며 구례 읍내를 지나갔습니다. 읍내에서부터 중산리로 가는 길에는 온통 “친환경에너지 양수발전소 유치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가득했습니다. 중산리로 향해가는 계곡 길로 들어서자 다른 목소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울림이 생생히 느껴지는 현수막들을 지나 천천히 길을 올라가 중산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도착한 지리산 사람들과 주민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눈 장소는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 수몰될 구역의 위쪽 가장자리였습니다.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며 사업 후보지를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구례군은 5월부터 양수발전소 유치 활동에 나섰습니다. 제대로 된 사업계획 설명이나 주민 의견 취합 과정도 거치지 않고 친인척 관계를 이용해 받아온 주민 동의서 하나를 근거로 군은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댐건설로 삶터를 잃게 될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과 구례군, 그리고 지역의 미래보다 땅값에만 관심을 쏟는 자들은 귀를 막고 있습니다. 

 

도롯가에 낮은 목조 건물이 있고 그 앞 울타리에는 풀과 나무가 무성하다. 울타리 위로 ‘자연파괴 이제 그만! 공사장으로 가는 길이 아닌 자연으로 가는 길로 나아가자’라고 붓글씨로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을 위해 양수발전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 계획은 작년에서 올해 사이 수립된 새로운 에너지 정책안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부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안정적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위한 탈화석에너지원의 주요 구성요소로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줄어들고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확연히 증가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정책 발표 시기에 발맞춰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꼽히며 이를 위해 “양수발전이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롯가에 풀과 나무가 무성한 가운데 나무 사이에 ‘주민 무시하는 양수댐 추진 중단하라’라고 붓글씨로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도로 오른쪽 편에는 자전거를 탄 두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또한 그 어떤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 방안도 민주주의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수립될 수는 없습니다. 발전소와 송전선로 등을 짓는 전원(電源)개발사업은 전원개발촉진법에 의거해 시행됩니다. 이 법은 군부독재정권 말기인 1978년에 제정된 것으로 도로법·하천법·수도법·농지법 등 19개 법령에서 다루는 인·허가 사항을 모두 생략하여 강제수용을 가능하게 하고, 입지 선정에 대한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주민들의 참여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밀양에서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송전탑 건설을 강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법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구례군과 여러 지자체가 일단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사업지로 선정만 된다면 어떻게든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여기고 마구잡이로 양수발전소 유치를 밀어붙이는 데에는 이러한 배경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후정의와 환경정의,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는 함께 가야만 합니다. 

 

산 사이 계곡으로 밭과 논이 보인다. 산 중턱에는 송전탑 몇 개가 있다.

 

현재 구례군이 계획하고 있는 바에 의하면 산 위쪽으로 424m 길이의 상부댐, 중산리 일대 쪽으로 281m 길이의 하부댐,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지하 터널이 지어질 예정입니다. 계곡 아래쪽에서 보이는 송전선 철탑 중간 부분까지 댐이 들어서고, 철탑을 더 위쪽으로 이전 설치할 거라고 합니다. 기존의 도로는 수몰되기 때문에 새 도로도 지어질 예정입니다. 수몰 지역 외의 인근 주민들 역시 10년에 걸쳐 진행되는 공사와 이후 댐으로 인한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주요 수원인 중산천은 유량이 적은 편이기에 댐으로 인한 수질 악화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양수발전소는 일반적으로 사업성이 낮으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부발전 역시 구례군 양수발전소에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단층 건물 앞에 14명의 사람이 모여 정면을 바라보고 앉거나 서있다. 사람들 가운데 벽면에는 ‘댐건설 멈춰’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으며 몇몇 사람들은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자세를 취한다. 사람들 앞쪽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바닥에 앉아있다.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지만, 이에 맞서 지켜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해 보입니다. 중산리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근 주민들, 그리고 사업에 관계된 결정권자들에게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10월 23일 오전 11시 30분,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양수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집회가 열립니다. 구례군 뿐만 아니라 양수발전소 유치가 추진되고 있는 곡성군에서도 함께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같이 목소리를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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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8 16:57 2023/10/18 16:57

너른 공터에 작은 천막 여러개, 큰 돔형 천막 하나가 설치되어 있다. 천막 사이로 나무 몇 그루가 있고 몇몇 사람들이 서 있다. 오른쪽으로는 울타리가 있고, 뒤쪽으로는 차량 몇 대가 주차되어 있으며 그 뒤쪽으로 높은 산이 보인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다소 쌀쌀해진 아침에 저수지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캠프 둘째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는 회의를 한 뒤, 참가자가 준비해온 부르주아 체크리스트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 중 누구도 부르주아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여러 종류의 자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지런히 도시락을 싸서 산악열차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정령치 고갯길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낮은 울타리가 있는 산길에 여러명의 사람들이 각자 피켓과 배너를 들거나 몸에 매달고 있다. 피켓과 배너에는 ‘산악열차 백지화’, ‘지리산을 그대로’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뒤로는 큰 산이 보이고 하늘은 푸르고 약간의 구름이 있다.

 

작년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남원시를 ‘친환경 산악용 운송시스템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한 뒤, 남원시의회는 시범사업을 위한 예산 배정을 완료했으며 뒤이어 사업협약이 체결되었습니다. 확정된 시범사업은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일대 약 1km 구간입니다. 그러나 이 시범사업은 구룡계곡 인근부터 정령치 고개까지 총 13.2km로 연장하여 국립공원 권역을 포함해 산악열차를 설치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산악열차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4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안한 뒤 ‘산악관광진흥 법률’이 제정되고 올림픽 준비라는 명목과 맞물려 적극적인 규제완화 정책이 추진되며 전국 산지에서 각종 개발사업이 난립하기 시작합니다. 설악산에서는 케케묵은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지리산 권역의 지방정부들은 앞다투어 대규모 사업 계획을 들고 나왔습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산악열차 사업은 이 때 남원시가 계획한 사업의 일부입니다. 정령치에서 그치지 않고 이후 천은사, 성삼재를 지나 달궁까지 연결되는 노선과 이어져 총 34km 구간에 걸쳐 백두대간 핵심지역과 국립공원 권역, 반달가슴곰의 서식지를 관통하는 사업입니다. 현재는 13km 구간 사업만 거론되고 있지만, 이후 공사가 시작되면 매몰비용과 사업연계성을 들먹이며 구간 확장의 타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리막 도로 옆으로 몇몇 사람들이 걸어 내려오고 있다. 사람들 손과 몸에는 ‘지리산 그대로’, ‘산악열차 백지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배너가 있다. 도로 옆으로는 풀과 나무가 우거져있다.

 

캠프 참가자들은 전날 저녁에 각자의 몸에 붙일 배너를 만들었습니다. 정령치 고개에 도착하여 산악열차반대대책위 분과 만난 뒤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2시간에 걸쳐 산악열차 노선 공사가 예정된 길을 따라 걸으며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산악열차 사업에는 1km 구간마다 적어도 1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적게는 천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사업의 경제성은 물론 최소한의 안전성 조차도 면밀하게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시범사업은 정령치로 향하는 도로 옆 숲을 베어내고 확장하여 궤도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해당 도로 구간은 지반이 불안정해서 매년 산사태와 도로 꺼짐 등에 의한 통행 제한이 빈번하며, 지금도 적재 중량에 따른 차량 운행 제한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중에도 도로 보수 공사로 통제되는 곳이 있었습니다. 50톤에 가까운 산악열차 통행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남원시는 1km 구간 이외의 노선에 필요한 예산을 어디서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마땅한 대책도 없습니다.

 

산악열차 처럼 제대로 된 계획도 없이 누구를 위해서 마구잡이로 추진되는지 알 수 없는 사업의 예시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작년 남원시에 개장한 테마파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을 확보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미래”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남원시는 약 400억원을 들여 모노레일, 짚라인 등 시설을 포함한 테마파크 개발사업을 진행해 작년에 개장했습니다. 단 일 년 만에 시가 지불 보증한 부채 400억원은 600억원으로 늘어났고, 시공과 운영을 맡았던 민간사업자가 운영을 포기하며 직원들은 수개월째 임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매달 수억씩 늘어가는 부채는 고스란히 공공의 몫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산악열차 사업이 강행될 경우 그로 인해 남겨지는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입니다. 대체할 수 없는 국립공원 지역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파괴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펜스에 작은 배너들을 걸고 있다. 배너에는 ‘산악열차 멸종열차’, ‘산악열차 이제 하차’ ‘ 지리산을 그대로’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멀리 뒤로는 산이 보인다.

 

펜스에 여러 개의 작은 배너들이 걸려있다. 배너에는 ‘STOP 산악열차 그만’, ‘산악열차 극악무도’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뒤로는 저수지와 산이 보인다.

 

몸에 달았던 배너와 책방 토닥토닥에서 보내주신 연대 메시지를 길 옆 울타리에 걸어두었습니다. 간식을 팔던 상인 분께서 수고가 많다며 군밤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작은 밤톨에서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하늘과 산이 보인다. 하늘에는 옅은 구름과 무지개가 있다.

 

걷기가 끝난 뒤 사포마을로 돌아와 참가자들이 준비한 몇 가지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전거 자가정비,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의 편지 읽기, 나만의 투쟁 상징물 만들기 등을 함께하며 각자의 유용한 기술과 경험, 마음을 나누며 캠프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습니다.

 

(사진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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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6 14:01 2023/10/16 14:01

10월 1일, 구례군 사포마을의 다랑이논 위쪽 저수지 공터에 자리를 잡고 3일 동안의 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을에서 환대해주신 덕분에 마을회관의 일부 시설을 공용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이유를 안고 캠프에 참가한 이들과 여는 회의를 가진 뒤, 스무 명 가량의 참가자들은 마을 분들의 도움으로 무단벌목지를 향해 이동했습니다.

 

여러명의 사람들과 강아지이 산 경사면을 오르고 있다. 멀리 세 개의 산 봉우리가 보이고, 거의 정산부 가까이까지 나무가 모두 베어져 흙과 암석이 드러나있다. 하늘은 파랗고 맑다.

 

올해 사포마을 뒷산에서는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포함한 21만㎡에 걸쳐 벌목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을에서 약 0.5km 거리에 있는 곳에서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에서 불과 170m 떨어진 지점까지, 50~80년령에 이르는 모든 수종의 나무가 마구 베어졌습니다. 적어도 2만 5천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례군에서 허가한 벌목량을 1만 그루 이상 초과한 것입니다. 현장에서 작업자들은 소나무재선충을 우려한 수종변경 사업이라 설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9년 이래로 주기적인 재선충 방제 간벌 작업을 보아왔던 마을 주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숙련된 작업자들이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나 의심목을 선별하여 간벌하고 약제처리한 뒤 방수 비닐로 포장해둔 모습이 익숙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무단벌목은 소나무 뿐만 아니라 수종을 구분하지 않고 편백나무, 아까시나무, 개서어나무 등을 전부 베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구례군 측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수확벌채로 허가를 내주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재선충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목재는 잘게 파쇄하여 반출할 수 밖에 없으므로 수익성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허가된 벌목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허가 지역을 벗어나 벌목이 이루어졌고, 벌목 기간 역시 허가 날짜를 지나 한 달 넘게 이어졌습니다.

 

가파른 산 경사면이 파헤쳐져 흙이 드러나있다. 경사면 가장자리로 플과 나무가 보인다. 가까운 쪽 경사면에는 모레주머니가 쌓여있고 짙은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비포장 흙길 한 가운데가 깊게 아래로 파여있다. 그 옆으로 몇몇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벌목 이후 수 개월에 걸친 파쇄 작업을 거치며 숲은 더욱 심각하게 파괴되었습니다. 벌목지 중 총 네 군데에서 파쇄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파쇄기 설치와 작업 공간 확보를 위해 산지 경사면을 넓게 평탄화하며 정상부 능선이 잘려나가고, 계곡의 물길은 막혔습니다. 일대 산지의 기반 암석은 사암으로 외부 요인에 의해 쉽게 변화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능선이 잘려나간 절개면에서는 이미 빠른 속도로 침식이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형성되어온 바위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던 물은 길을 잃고 벌겋게 드러난 경사지 토양 위로 빠르게 흘러내리며 깊은 골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전 문제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초 군락지 등 계곡을 따라 형성되었던 식생도 영향을 받고 있는 듯 했습니다. 10여개의 크고 작은 계곡을 타고 내려와 마을 주민들의 식수와 농업용수, 생활용수를 공급해주던 물순환 체계 자체가 위기에 놓였습니다. 전체 수량이 줄어들고 활용도가 낮아지는 반면, 혼탁도와 수질은 모두 악화되었습니다.

 

비포장 흙길 오른쪽으로 가파른경사면이 보인다. 경사면 위에는 비닐이 일부 덮여있다. 길 왼편으로 겅믄색 파이프가 놓여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구례군은 시행사에게 급경사지 평탄화, 능선 절개 등 위반사항에 대해 원상복구를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시행사는 한창 집중호우가 이어지던 7~8월에 걸쳐 절개면에 잔디 씨앗을 뿌리고 이미 심각하게 침식된 도랑을 따라 배수 파이프 설치와 사면에 비닐을 덮는 작업을 일부 진행했지만 원상을 회복하려는 노력으로 보기 어려운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구례군은 복구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시행사에 파쇄목 반출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파쇄목 운송을 위해 설치되는 도로의 폭은 규정상 3m를 넘어서는 안되지만 우리가 확인한 도로의 폭은 6~7m, 넓은 부분은 10m이상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역시 생태적 고려는 물론이고 안전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사면을 절토, 성토하는 작업을 거쳐 조성되었습니다.


구례군과 시행사가 맺은 업무협약에 의하면 이후에는 현재 벌목이 이루어진 면적의 약 6배 가량의 산지에 걸쳐 추가 벌목을 진행한 후,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굳이 골프장 사업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무리하게 서둘러 대규모 벌목을 강행한 것은 이후 사업 허가 및 진행을 위해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수월하게 넘어가기 위한 사전 작업일 것이라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상대적으로 벌목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20여년 전 같은 사업자에 의해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골프장 사업의 시행사 측은 2000년대 초반에도 지리산 골프장 사업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불법 벌목과 토지 강제수용을 강행하며 조건부로 사업 허가를 취득했으나 허가 기간이 끝나도록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개인의 땅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공동소유하고 있는 땅 역시 강제수용 되었습니다. 수용의 근거가 된 사업이 무산된 이후 반환을 위한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사업자 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도 당시 빼앗아간 땅을 자신의 소유라 주장하며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최근의 무단벌목에 대한 저항 뿐만 아니라 땅을 돌려받기 위한 법정 싸움 역시 이어가고 있습니다.


벌목지 한 켠에서 캠프 참가자가 준비해온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마음을 담아 발췌한 108개의 문장을 낭독하는 음성 녹음을 틀어두고 둘러앉아 약 20분 동안 명상이 이루어졌습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서로와 자기자신, 그리고 장소에 집중하며 명상을 이어간 뒤 짧게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우거진 나무 가운데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에는 손바닥 모양이 있고 가운데에 ‘골프장 멈춰’라고 적혀있다.

 

벌목지를 벗어나 마을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며 준비해온 현수막을 나무에 설치했습니다. 현수막을 만든 것은 몇몇 사람들이지만 캠프 참가자들과 주민들의 마음을 함께 담아 걸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수막이 훼손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누가 언제 왜 현수막을 찢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래된 숲이 황무지로 변해버린 무단벌목지에 서있었을 때와 같은 참담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흰색 천으로 된 현수막이 대각선으로 찢어져있다. 현수막에는 손바닥 모양이 있고 가운데에 ‘골프장 멈춰’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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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3 11:56 2023/10/13 11:56

 

상점 앞에서 네 명의 사람들이 두 개의 작은 현수막을 들고 있다. 현수막에는 산과 동물,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있고 여러 사람들이 쓴 글이 적혀있다.

 

나무와 풀이 우거진 사이에 비포장 오르막 길이 있고 몇몇 사람들이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고 있다.

 

네모난 플라스틱 통에 가지런히 썬 멜론이 담겨있다. 한 사람이 바닥에 앉은 채로 통을 들고 있고 주변 사람들은 포크를 들고 있다.

 

도로 가장자리로 자전거 몇 대가 달리고 있다. 도로에는 많은 차가 있고 도로 주변에는 숲과 수풀, 밭이 있다. 맨 앞 자전거를 탄사람이 웃으며 한 쪽 팔을 들어올렸다.


2023 에코토피아 캠프에 앞서, 지리산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바이크투어가 9월 27일부터 4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 예상치 못한 길로 들어서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밤마다 둥글어져가는 달을 구경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낯선 이에게서 과일을 선물받기도 하며 조금씩 조금씩 지리산에 가까워졌습니다. 전주 책방 토닥토닥에서 준비해주신 지리산에 보내는 연대 메시지를 담은 보자기를 싣고 졍령치까지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가로등 전신주 사이에  “우리들 생존권을 망치려는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양수발전소, 지리산골프장 건설반대, 문척면 중기마을, 산동면 사포마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뒤로는 구름낀 푸른 하늘과 멀리 산이 보이고 현수막 아래쪽에 두 사람이 서서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벼가 익어가는 계단식 논과 뒤편 산이 보이는 풍경이다. 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많은 이들의 얼굴, 그보다 더 많은 차, 그리고 길에서 목숨을 잃은 크고 작은 생명들을 지나 9월 30일 오후에 구례군 산동면에 도착했습니다. 계곡을 따라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가 사포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사포마을 뒤쪽 지리산 자락에서는 골프장 사업 추진을 위한 대규모 무단 벌목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을에는 거의 모든 집집 마다 “골프장 반대”라고 적힌 노란 깃발들이 꽂혀있고, 골목길 모퉁이에는 “섬진강을 죽이는 골프장 개발 결사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있었습니다. 우리는 동료들과 함께 다랑이논 옆 저수지 공터에서 다음날 시작될 캠프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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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2 16:43 2023/10/12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