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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대통령 탄핵할라면 어떻게 해야해요?

 

 

집에 들어서는 나를 향해 같이 사는 후배(활동하는 친구는 아니다)가 묻는다.

 

"언니, 대통령 탄핵할라면 어떻게 해야해요??"

 

휴....

또 한번 한숨이 나왔다.

탄핵이라도 외칠 수 있다면, 덜 답답하련만.

선거라는 합법적 절차를 통해, 그것도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이 된 이명박이지 않은가.

 

어쨌거나 오늘 투표장에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효표를 만드는 것이었다. (또! 말이다 -_-;;)

 

챙겨간 펜으로

비정규직 철폐, 한미FTA 반대, 를 하는 0번 후보를 만들어서 거기에 사람인자를 지긋이 찍었다.

 

아 이 얼마나 자위적인가 .... ㅡ_-;;;;

그래서, 투표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거웠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초라하고 슬펐다.

 

그리고 돈벌이를 하러 학원에 갔는데

마침 토론 주제가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대선 이야기가 오고갔고, 그 와중에 한 학생이 이러는 거다.

 

"지금의 한국사회 정치현실은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반영하는 것 이상이하도 아니다"

 

그래...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그 말이 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

지금, 한국사회의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왜 이 모냥이냐?

왜 이명박을 찍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냐?

 

5년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와신상담(적절한 고사성어일지는 모르겠으나;;)하는 자세로다가...

 

혹자는, 대중들은 그래서 우매한 존재, 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대중들을 타자화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라고 했을때,

이명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대중의 삶의 조건을 정/확/하/게 분석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운동진영의 무능함은 결코 우회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얼마전에 택시를 탈 일이 있었는데, 기사 아저씨가 갑자기 노무현이 욕을 해서

옳다쿠나~하고 같이 맞장구를 쳤는데

그 아저씨, 결론은 "그래서 이명박"이라는 거다.

 

뽑을라면 큰 도둑놈을 뽑아야 하는데, 노무현은 작은 도둑놈이라서 지 호주머니만 챙겼다는 거다.

그러니 명박이같은 큰 도둑놈을 뽑아서 지 호주머니 뿐만 아니라 서민들 호주머니도 좀 챙겨주게끔 해야 한다는 거다.

 

기사 아저씨 이야길 들으니,

사람들은 홍길동이를 원하는 건가...싶어졌더랬다;;;;

 

아무튼 문제는

이명박이는 결코 큰 도둑놈이 못된다는 것이고,

또한 그렇다고 해서 기사 아저씨와 같은 사람들이 원하는 '큰 도둑놈'이 이명박이 아닌 누가 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묘연하다는 것.

 

뭐, 어렵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명박이한테 걸었던 기대가 당연히 파탄에 이를 5년 후에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지 않을라면

(세계경제의 불황은 내년 한국경제가 호전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명박은 뭘 할까...어떤 의사쟁점으로 진실을 흐려놓을까...

그리고 기대가 깨어진 빈 자리를 메울 대안이 없다면...대중들은 어떻게 더욱 보수우경화될 것일지...)

 

납작 엎드려서 5년 동안 제대로 살아야 한다.

너무 슬프고 처량맞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능함을 뽐내고 있는 형국아니냐 우린.)

정신 똑바로 차리고 힘내야지.

 

 

 

 

 p.s.

명박이가 당선되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 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라걱정 하게된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

이 걱정들을 잘 모아서

위기를 돌파할 힘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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