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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38 여성의날 투쟁기획단 자료집 들어갈 글

 

 

보육


눈부시게 조명 받는 보육의 미래에 대한 화려한 약속

그 뒤편에 가려진 보육노동자의 현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을 바꾸어내기 위한 전국보육노동자들의 투쟁!


“아이들을 너무 예뻐하는 임신 7개월의 정선생은 차량운행에 전천후로 쓸 수 없다는 원장의 압박에 괴로워하십니다.

근로계약서도 없고 월급명세서도 없이 그저 인턴이라 불렸던 옆 반의 김선생, 1년만 지나면 인턴 딱지 떼고 정교사가 될 거라는 생각에 동일시간 동일업무를 하여도 터무니없이 적은 월급봉투를 꿋꿋이 참아냈는데, 결국 김선생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1년짜리 계약직이 되어 있었고 올해는 경영상의 이유로 기어이 해고를 당했습니다.”

- 광주전남지부 보육노동자들의 이야기 中-


저출산․고령사회 대책마련을 위한 사회협약이 발표되는 등 보육문제가 국가 핵심과제라는 화려한 조명 속에 수많은 정책과 예산확대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보육노동자들의 고통과 시름, 눈물을 닦아주는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보육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100만원 남짓.

평일근무시간 평균 10.5시간,

어린이집 기나긴 하루생활 중 보육노동자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총시간 21.8분

그중 아이들 돌보며 먹는 점심시간 11분. 휴식시간 3.6분, 개인 청결 시간 5.5분,

어른변기 조차 없는 보육시설 17%,

퇴직금과 연장근무수당은 그림의 떡, 생리휴가 월차휴가는 아득한 남의나라 이야기.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며 쳇바퀴처럼 쫓기는 하루일과 속에 날로 쌓이는 건 만성피로와 소화기, 호흡기 장애, 근골격계 이상 등  늘어만 가는 직업병들...

이것이 바로 눈부시게 조명 받는 보육의 미래에 대한 화려한 약속 뒤편에 가려져 숨죽여 헐떡이고 있는 보육노동자의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서 보육의 질을 높인다는 명목 하에 정작 보육공공성을 강화하기는커녕 평가인증제도를 도입하여 보육노동자들의 노동강도만을 강화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보육노동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보육현장에서 결코 우리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육노동자의 안정적 노동환경은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행복한 보육환경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이에 전국의 보육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벽을 깨고 당당히 요구하고 있다.

보육노동자 최저임금 145만원 쟁취하자!

필요인력 확충하고 8시간 노동 보장하라!

보육은 국가책임 국공립시설 확충하라!

보육공공성 확보와 보육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


간병


누구나 근심걱정없이 노후를 보내는 것,

간병노동자의 노동권 확보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통해서만 쟁취될 수 있는 민중의 권리!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만들려면 반드시 해당노동자인 요양사와 간병인들의 노동의 댓가가 정당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겁니다. 국민건강보험료로 요양비용이 지급되고, 노인과 환자는 부담없이 요양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요양사와 간병인들이 저임금의 불안정한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지요. 그래서 노인과 환자가 정말로 마음 편하게 요양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요양사와 간병인도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에서 책임져야 하는 겁니다. 정부가 정말로 국민들을 위한 법을 만들고자 한다면, 모두가 안정된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노인들이 정말 편하게 하늘나라로 가시게끔 모실 수 있게 하는, 노인들이 기쁨으로 하늘나라로 갈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이 땅에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6년 3월, 98주년 세계여성의 날 맞이 토론회에서, 서울지역지부 간병인분회장 발언 中-


노무현 정부는 고령인구 증가에 대비한다며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제정, 오는 7월부터 실시되도록 하였다. 노인과 환자를 돌봐오던 간병노동자들은 이 제도의 실시로 인해 많은 노인과 환자가 마음 편히 보살핌을 받고, 또한 간병노동자들 역시 음지에서 벗어나 당당한 노동자로 떳떳하게 일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왔다.

간병노동자들은 가사사용인일 뿐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공식부문에서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저임금으로 일을 해왔다. 이로 인해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은 필연적이며, 따라서 대부분의 간병노동자들은 류머티즘, 허리디스크, 안구질환 등에 시달린다. 또한 간염, 결핵 등의 산업재해에 노출되어 그대로 피해를 입게 되어도 산재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이 일자리에서 내몰리게 된다. 이외에도 비인간적인 대우와 무시로 인한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간병제도라고 할 수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한 간병노동자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공식부문에서 당당한 노동자로 일하며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되길 소망했던 것이다. 그러나 간병노동자들의 이러한 바램은 이윤추구만을 목표로 한 시장화된 방식의 법안이 강행처리됨으로써 산산히 깨어지고 말았다. 통과된 법은 해당노동자들을 저임금의 비정규직으로 활용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기존에 병원과 집 등에서 비공식적으로 일해 온 간병노동자들을 더욱 음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간병인도 노인과 환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노동자이며, 간병노동자가 기운차게 일을 할 수 있어야 노인과 환자의 쾌유도 가능하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이에 서울지역과 대구지역 간병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간병노동자의 노동권 확보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해당노동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결코 노인들의 편한 노후를 가능하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내는 실천을 힘차게 진행 중이다.


청소용역


우리는 쓰레기에서 인간으로 돌아왔다!

청소용역여성노동자의 권리선언!


“쓰레기를 치우면서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했던 늙은 여성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면서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눈치 보고 숨죽이며 살아왔던 인생이라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순간까지도 무수한 고민과 두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입이 있으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쓰레기에서 인간으로 돌아왔습니다.

(…) 노동자의 그 어떤 투쟁이 절박하지 않겠으며, 힘들지 않겠습니까?

마음은 당장이라도 광주로 달려가 광주시청 여성동지들의 손을 잡고 싶습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손만 잡고 있어도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멀리서 마음으로라도 동지들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힘들더라도 승리하는 그날까지 지금 잡은 이 손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울산과학대 여성노동자들이 광주시청 여성노동자들에게 보낸 연대의 편지글 中-


2007년 3월 7일, 울산과학대의 청소미화원 여성노동자들은 알몸인 상태로 울산과학대 직원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왔다. 그녀들은 한 달에 67만 원 받으며 일해 온 청소미화원 노동자들이다. 그녀들은 1월 22일, “2월 23일부로 계약해지 하겠다”라는 사측에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사측은 사직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명할 수 없는, 그동안의 삶이 억울해 사직서에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없었던 9명의 노동자들은 서명을 거부했다. 그리고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장에 직원들이 들이닥치자 누군가는 외쳤을 것이다. “옷을 벗자. 벗고 있으면 그 누구도 손을 못 댄대!” 하지만 그녀들은 알몸으로 끌려나왔다.

그리고 2007년 99주년 여성의 날을 맞는 3월 8일 광주시청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도 “비정규직 직원 고용을 승계하라”고 요구하며 알몸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광주시청 3층 사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하던 노동자들을 끌어냈다. 남성노동자들이 경찰에 의해 모두 끌려 나갔다. 그리고 여성노동자들만 남았다. 농성장에 경찰들이 들이닥치자 누군가 외쳤다. “우리 몸에 손대지 말라”고 외쳤다. 그리고 윗옷을 벗었다.

울산과 광주의 청소용역여성노동자들은 똑같이 생계를 책임지는 노동자로서 임금임상을 요구했다. 그리고 인간답게 살기위해 노동3권을 요구했으며, 노조를 결성할 권리를 주장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무자비한 폭력과 탄압. 하지만 그녀들은 모두 인간답게 살기 위해 투쟁했으며, 그 용기는 ‘쓰레기에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자부심이 되었다.

울산과학대의 청소용역여성노동자들은 긴 싸움 끝에 일터로 돌아갔고, 광주시청의 청소용역여성노동자들은 조금 더 긴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성신여대에서, 연세대에서, 덕성여대에서....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임과 비정규직이라는 굴레 속에서 인간다운 권리를 찾겠다고 선언하는 전국 곳곳의 청소용역여성노동자들의 저항과 연대는 계속되고 있다.

 


기륭


누구보다 오래 싸우고 있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하루는 전체 노동자의 환한 웃음의 하루로 되살아날 것


“싸움이 길어지면서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이제 그만둬라, 당신이 가서 이제 사람에 대한 것 알고 그랬으니 되었다.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이만큼 배웠으니 다른 것도 더 배워야겠지 않냐, 나는 아직도 노조활동해서, 싸워서 배울게 많으니까 더 해야겠다고.”


기륭전자가 위치한 구로공단은 '디지털단지'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옷은 갈아입었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힘겹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은 20여년전 구로에 있었던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의 20년 뒤의 모습이다. 10대 때는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위해 혹은 남자형제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 일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으면 그 아이를 들쳐 매고 일을 하고, 아이들이 자기 손으로 숟가락을 들 때쯤이면 또 일을 찾아 파견직,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기계처럼 일해 온 여성들의 삶은 여전하다.

최저임금보다 10원 더 주는 저임금. 잔업특근 거부하면 해고 0순위에 오르고, 어느 날 갑자기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한 살인적인 노동통제. 어린 아가씨들이나 결혼할 염려가 있는 아가씨들은 6개월, 결혼할 염려가 없는 아줌마들 같은 경우는 1년, 나이가 좀 찬 사람은 3개월로 계약을 맺어온 성차별적 현장분위기...급기야 불법파견 시정 통보를 받고서도 오히려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조합원들을 일터에서 내쫓아버리기까지...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오늘도 투쟁 중이다. 2005년 뜨거운 여름에서부터 시작하여 2008년 봄을 맞이하고 있는 3년여 간의 투쟁. 그러나 그 누구보다 오래 싸우고 있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하루는, 전체 노동자의 환한 웃음의 하루로 반드시 되살아 날 것이다.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보호’법의 거짓말을

온몸으로 알려낸 용감한 여성들


노무현 정부는 비정규직이 가사와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노동형태라고 호도하면서, 고용의 유연성을 확대하면서 차별금지를 강화하는 비정규직‘보호’법이야말로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매장을 점거하고 있는 파업의 순간에도 밀린 빨래와 설거지 걱정, 남편과 아이들 끼니 걱정에서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뉴코아-이랜드의 수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여성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좋다고 이야기 할 이는 단 한명도 없다!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과 기업의 입맛에 맞는 유연한 고용형태가 결코 아니라,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는 방식과 형태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이다. 파리 목숨과 같은 비정규직이라 일이 많을 때는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야근특근을 감내해야하고 일없다고 나오지 말라면 찍소리 못하고 쉬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고 싶을 때는 일을 하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노동에 대한 권리가 오히려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보호’법은 여성들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왜곡시키고 있다. 그리고서는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 및 고용유지 방안인척 하며 독립직군제와 무기계약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을 ‘여성에게 적합한 직종’, ‘저임금의 직종’으로 몰아넣고 성차별 및 빈곤 문제를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노무현 정부의 온갖 감언이설과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비정규‘확산’법의 허구를 폭로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진실을 알려내는 투쟁을 벌여내고 있다. 하루종일 서서 일하느라 다리가 퉁퉁부어 관절이 망가지고 화장실 갈 틈조차 없어 방광염이 걸려도 언제나 고객친절을 최우선시 하는 이랜드 그룹의 기조아래 끊임없이 웃어야 했던 그녀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130억 원을 십일조로 헌납하고 끊임없이 사업을 확장해나갈 동안 밤이고 낮이고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서 한 달 고작 최저임금 겨우 넘는 임금을 받아 쥐고 가족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녀들. 이들의 고단한 삶은 이 땅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대표하며, 따라서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거센 목소리는 우리 모두가 귀기울이고 화답해야 하는 시대의 진실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허공을 맴돌다 사라지지 않고 더욱 크게 확산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연대하는 것은, 우리사회에 확산되어야 할 것은 ‘비정규직’이 아니요 다만 ‘진실’이라는 점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의 몫일테다.

노점상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가난...

폭력적인 단속철거 말고, 빈곤여성의 생존권 보장하라!


올해 58세인 H씨는 18년 째 상추, 콩나물, 고추 등을 팔며 노점상을 해오고 있다. 그녀는 오전 7시에 집을 나서 저녁 9시 쯤 장사를 끝낸다. 하루 수입은 5~6만원, 한 달 수입은 보통 120만원 안팎이다. 비공식 부문, 아니 불법 노점을 하고 있는 H씨에게 역시 4대 보험은 먼 나라 이야기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가난은 H씨에겐 좀처럼 떨쳐내기 어려워보인다.

뿐만 아니다. 정부는 노점으로 생존하는 빈곤대중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는 대안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당장 폭력적으로 단속철거를 일삼는다. 작년 한 붕어빵 노점상이 아내에게 가해지는 감시단속반의 폭력과 노점상에 대한 정부의 살인적인 처사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일은, 노점상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최근 서울시는 기만적이게도, 노점시범거리를 조성한다며 ‘노점마차 디자인화’등등의 다양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노점상 당사자들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식으로 떠들어 대고 있다.

그러나 노점이 디자인 되어도, 노점상의 삶은 디자인되지 않음을 우리는 안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빈곤과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공식부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은 이어질 것이다. 폭력적인 단속철거 추방! 빈곤여성 생존권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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