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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4/20
    점거는 끝나지 않았다
    로젤루핀
  2. 2008/04/20
    이랜드300일-투쟁은 끝나지 않았다(1)
    로젤루핀
  3. 2008/04/20
    이랜드300일-길 그 끝에 서서
    로젤루핀
  4. 2008/04/05
    번번히 빼앗기는 평온.
    로젤루핀

점거는 끝나지 않았다

 

 

점거는 끝나지 않았다

- 이랜드뉴코아 투쟁 300일에 부쳐 (송경동)



작년 어느 날 불쑥

당신들이 내 가슴 깊은 곳을 점거해 왔다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당신들에게 나는 속수무책 당해야 했다

내 얼굴은 화가 나 벌겋게 타올랐지만 소용없었다

당신들은 나를 점거하고

내 마음 깊은 곳에 아무도 몰래 숨겨둔

나의 진면목을 하나하나 까발렸다

너 가슴 속에 시커멓게 도사린 이것은 무엇이냐고

너 가슴 속에 쌓아둔 이렇게 많은 소유는 모두 누구의 것이냐고

너의 가슴 속에는 기실 너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너는 왜 너의 본 얼굴을 이 깊은 곳에 숨겨두고 있냐고

내 비겁과 두려움과 자만과 더러움을 들쑤셨다


더더욱 당신들은

우리 시대 운동의 중심을 점거했다

전체의 해방보다 자신의 실현이 중심이 되가는 운동

관념으로 똘똘 뭉친 가분수 머리들이

생활 속의 손발들 위에 군림하는 운동

정규직대공장남성사업장 노동자들 운동이라는 저들의 이데올로기 공세 앞에서

무장해제당한 채 출구를 뚫지 못하는 운동

올라와도 밟아버리는 운동

무엇보다 더 이상 맑고 투명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운동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고 겸허해지지 않는 운동

모두가 주체여서 연대가 필요치 않은 운동

그런 운동의 중심을 어느 순간 당신들이 점거해 버렸다

아무런 계획도 욕심도 없이, 어떤 정파적 이해관계도 없이

순진하게, 순박하게, 당당하게


나아가 당신들은 우리 시대의

한복판을 점거해 들어갔다

한국사회 민주주의는 완성되었는지도 모른다는 헛소문

이 정도면 살기 좋아졌다는 배부른 이들의 헛소리

이젠 문화의 시대라는 편안한 말들 속을

헐벗은 몸으로 가식없는 말들로 점거해 갔다

860만 비정규인생들의 죽음을 먹고 사는 자본의 심장을 점거했고

말장난으로 날이 뜨고 새는 국회를 압도했다

창백한 언론과 지식인들의 복잡한 논리를 단순하게 제압하고

뚫고 들어갈 필요도 없이 공권력의 중심에 놓였다

가장 평범한 이들이 가장 민주적이며

가장 억압받는 이들이 가장 진실에 가까우며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꿈이 가장 혁명적이라는

역사의 희망을 진실을 지켜주었다


당신들은 이렇게 이 시대 잠자고 있던

모든 이들의 양심 속을 점거했다

더 이상은 월급 80만원 최저임금에 목멘 비정규인생으로 살아가지 않겠다고

역사의 정규 페이지에 분명하게 쓰고 읽었다

그리곤 불안에 떠는 저들의 모든 거점을 점거했다

그 점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도 당신들의 벗인 GM대우 비정규동지들이

110일째 저 하늘을 점거하고 있고, 1000일째 기륭동지들이

공장 앞을 지키고 있고, 코스콤과 재능교육 동지들이

민주주의의 거리를 사수하고 있다

이제 당신들을 따라 우리 모두가 나서는 점거투쟁이

이 사회 곳곳에서 다시 벌어질 것이다

본래 우리 모두의 것인 자연과 가치를 독점하고 있는

저 자본의 불법점거를 민중의 공동소유로 만들기 위한

위대한 투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그 길에 나도 따라 나설 때까지

이랜드 뉴코아 동지들이여

모든 투쟁하는 동지들이여

나의 진정한 지도부들이여

내 가슴 속에 친 점거를 풀지 말아 주세요

우린 이미 모든 진실을 밝혔다는 기쁨과 희망과 존엄을 잃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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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상암에서, 송경동 시인이 낭송을 하기 전 이렇게 말했다.

"나의 詩가 말이나 글이 아닌, 투쟁의 짱돌이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기관지에 싣겠다는 요청으로 시를 받아

인쇄넘기기 전 블로그에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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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300일-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오늘 입을 파란 스머프 티를 찾기 위해 서랍장을 뒤졌습니다. 이 파란색 스머프 티는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의 상징물입니다. 지난여름 이 파란 스머프티를 벗어넣을 때 다시금 입게 되리라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이 스머프 티를 다시금 입는 것이 너무나 두렵고 고통스럽습니다.


지난여름 이 땅의 노동자로 당당하게 살고자, 인간답게 살아보자며, 우리의 목소리를 외쳤습니다. 그런 저희들 곁엔 늘 우리투쟁을 지지하는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셨기에 더욱 당당하게 결의에 찬 목소리로 “투쟁! 투쟁!” 을 외칠 수 있었습니다. 어색하기 짝이 없던 팔뚝질, 그간 관심조차 없었던 투쟁가들... 모두 낯설기만 한 우리의 울분을 담아내는 팔뚝질과 투쟁가로 만들어준 힘은 동지들이었습니다. 무참하게 가해지는 공권력 앞에선 우리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시고, 처절하게 쏟아져내리는 물대포 앞에선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주신 동지들... 항상 동지들이 함께하기에 그 어떤 폭력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덧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300이라는 긴 시간동안의 투쟁 때문에 저흰 많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어려워진 생활고로 가족들의 지지도 많이 떨어지고, 이젠 끝났으면 하는 가족들의 무언의 압력들로 인해 그 어느 고통보다 저희를 더욱더 힘들게 합니다.


지난해 겨울 어느 날 “드디어 전기가 끊겼어.”라는 큰아이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전 답문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투쟁일정과 회의를 마치고 현관 앞에 들어섰습니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촛불하나 켜놓고 공부하고 있는 큰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도 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도 제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전 밤새 베개 깃을 적시며 고민했습니다. 진정 나와 우리 가족이 처해져있는 현실 속에서 지금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가. 지금 당장 먹을거리가 없고 기본적인 삶이 영위되지가 않는데 이런 가족들의 고통을 뒤로하고 길바닥에 앉아 투쟁만을 외치는 내 모습이 진정 우리 아이들의 엄마로서의 모습인가.


또한 며칠 전엔 작은 아이가 문자를 보냈는데, “급식비 못 내서 점심 못 먹으면 운동장 수돗가에서 물이나 먹지 뭐” 하며 제 가슴을 긁어내리는 내용이 담겨져있었습니다. 빨리 급식비 내달라는 말보다 몇 십 배 몇 백 배 큰 고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문잘 보내려 마음먹고 한 자 한 자 찍어 내려가는 그 아이의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무너집니다.


전 300여 일간의 긴 투쟁 속에서 나름 강한 결의로 투쟁에 임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제 자신의 결의만큼으론 극복하기 어려운 크나큰 고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고통을 딛고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함은 “엄마 전기 끊긴 열흘 동안 촛불 밑에서 공부하다보니 집중도 더 잘되고 그동안 안 읽었던 책도 열권이나 넘게 읽었어요.” 라고 말해주는 큰아이의 한마디와 “급식비 못 내서 굶는 아이들이 많다는 말 안 믿었는데. 진짜 그럴 수 있구나 생각되어서 잔반 없이 먹어야겠다.”는 작은 아이의 일기장에 적힌 두 글... 더불어 오늘도 투쟁현장에 가면 볼 수 있는 우리 조합원 동지들, 저 못지않게 힘겨운 현실 속에서 그 모든 고통감수하고 극복해나가며 서로 어깨 걸고 보듬어 안고 힘찬 팔뚝질로 “투쟁!”을 외치는 밝고 당당한 모습들이 이 자리까지 절 이끌어와 준 힘이라고 믿습니다.


그 보다 더 큰 힘은 우리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의 현장이라면 어디든지 달려와주시는 동지들, 우리 조합원들 힘들고 지쳐있을 때 용기와  힘이 되어주신 수많은 동지들의 사랑과 관심이 오늘 이 자리에서 동지들에 감사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삼백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흔들림없이 노동자 탄압하는 자본가들에 맞서 당당히 투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신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시고 저희 투쟁의 지지자가 되어주시는 모든 동지들의 사랑을 받아 안고 저희 투쟁 반드시 투쟁하는 그날까지 흔들림없이 투쟁할 것이며 반드시 승리해서 현장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또한 저희투쟁 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투쟁을 우리 동지들의 단결과 사랑으로 만들어나가며 이 땅의 모든 노동자가 인간답게 당당히 살 수 있는 결실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랜드 조합원들은 동지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랜드 일반 노동조합 월드컵분회 조합원 황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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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를 마치고...상암으로 갈까 어쩔까 이미 저녁인데 가는동안 다 끝나면 어쩌나...

그러면서 발걸음은 상암으로 향했다.

 

역시.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밤이 깊어갈수록 더 늘어나는 동지들.

시간이 흘러 밤이 깊어갈수록 더 풍성해지는 진실된 이야기들.

 

송경동 시인의 시낭송을 들으면서 녹음을 할껄, 아쉬워했는데

...당신들이 내 마음 깊은 곳으로 점거해들어왔다.

...나의 비겁과 두려움과 자만을 점거했다.

...이 시대 잠자고 있는 모든 양심을 점거했다.

는 "점거는 끝나지 않았다"는 이랜드300일 투쟁에 부치는 詩 뿐만 아니라

나의 詩가 말이나 글이 아닌, 투쟁의 짱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ㅡ라는 시인의 말씀도 좋았기에.

 

이랜드 조합원의 편지읽기가 바로 이어지길래, mp3를 급히 켜서 녹음버튼을 눌렀다.

가슴이 저며오고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혼났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동지들은 이미, 승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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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300일-길 그 끝에 서서

 

 

 

길 그 끝에 서서

우리 앞에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제대로 걸어온거야
언제나 길의 끝에 섰던 사람들이
우리가 온 길을 만들어 온것처럼
눈 앞에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우리의 시간이 온거야
먼저 간 사람들의 빛을 따라 온 것처럼
이제 우리가 스스로 빛이 될 차례야
이제 끝이라고 희망은 없다고
길을 찾을 수 없어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 쉬고 절망 하지마
그건 우리가 옳은 길을 걸어온 걸 확인하는거야
이제는 우리가 길을 만들 차례야 이제는 우리가 빛이 될 차례야
그렇게 왔잖아 우리 당당하게 이제 진짜 우리의 시간이 온거야

이제 끝이라고 희망은 없다고
길을 찾을 수 없어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 쉬고 절망 하지마
그건 우리가 옳은 길을 걸어온 걸 확인하는거야
이제는 우리가 길을 만들 차례야 이제는 우리가 빛이 될 차례야
그렇게 왔잖아 우리 당당하게 이제 진짜 우리의 시간이 온거야
이제는 우리가 길을 만들 차례야 이제는 우리가 빛이 될 차례야
그렇게 왔잖아 우리 당당하게 이제 진짜 우리의 시간이 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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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조합원 동지가 편지 읽기를 마친 후

이어진 지민주 동지의 노래

...먹먹해진 가슴에 알알이 와서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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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히 빼앗기는 평온.

 

 

어제는 날씨가 참 좋았다.

참세상 라됴 방송들으면서 (이번주 방송 참말로 좋았다! ^^*)

저녁의 회의 안건준비하면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차분한 사무실 분위기를 깬 건 집회에 갔던 동료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

 

"저 연행되었어요. 혜화서에 있어요."

 

젠장, 정동영 성희롱 규탄 기자회견하던 여성단체 회원들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잡아가더니만, 이번엔 우리한테도 닥쳐왔구나.

 

이렇게 막 잡아가면 어쩌라는거야~~~!!!! -_-+

 

 

집회대오가 계속적으로 추가연행중이라는데 거기로 가야하나,

항의방문하러 경찰서로 가야하나,

우왕좌왕...웅성웅성...

 

간만의 평온함은 깨져버렸다...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어버렸다... 젠장!!

2Mb! 가만두나봐라!!!

 

 

 


 

 

생각해보면, 작년 이맘때도 그랬다.

봄기분 좀 내보자고, 맘, 돌태 등과 소풍놀이하러 모였던 주말이었다.

그때 이기자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故허세욱 열사의 분신소식

 

까페에서 차한잔 하고 있던 우리는 황망하게 시청 앞으로, 청와대로...뛰고걷고소리치고...그렇게 간만의 평온을 빼앗겨 버렸더랬다.

(심지어...젠장스럽게도...그러한 일상의 평온을 꿈꾸었다는 것 자체가 죄책감이 들고, 비참해지기까지 했더랬다...)

(더불어...젠장맞게도... 그 이후로 몹쓸 무릎병이 와버렸고;;) 

 

 


 

 

번번히 빼앗기는 평온함.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우리는 조용히 살고 싶다

돌아오는 건 낙인찍힌 해고와 배고픔

몽둥이에 철창 신세뿐인 줄 빤히 알면서

소리치며 나설 자 누가 있겠느냐

그대들은 우리더러

노동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우린 돌처럼 풀처럼 조용히 살고 싶다

다만 모래밭의 메마른 뿌리를

기름진 땅을 향해 뻗어 가야겠다

우리도 봄날엔 소박한 꽃과 향기를 피우고 싶다

우리로 하여금 소리치게 하고

돌사태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바람이 드세게 몰아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노해,<<노동의 새벽>>,<바람이 돌더러> 中



 

 

오늘은 지방출장이라, 열차시간 맞춰 신새벽에 일어났는데,

자고 일어났는데도, 일어난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기분이 어제밤의 연장선상, 젠장맞을 기분이 여전히 안풀려 끼적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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