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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식에 실패하는 국군

쫄병시절 우리끼리 하던 군대격언이 있습니다. 
 
"무능한 지휘관은 적보다 무섭다." 

당시 무서운 지휘관 참 많았지요. 또 이런 격언도 있었습니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해도 배식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받지 못한다."

배식의 핵심은 공정성과 투명성입니다. 부족한 밥을 똑같이 나누는 것(고참이 좀 덜 먹기도 하고), 그에 앞서 오늘 밥이 얼마큼이고 뭐가 얼마나 모자라고 또 남는지 공개하고 지혜를 모으는 것. 그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전우끼리의 신뢰는, 아니 전우라는 말 자체가 성립될 수 없겠죠.

사랑받는 군, 자랑스런 군까지 못 가더라도 최소한 국민의 군대라면 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며칠전까지 작전 동영상을 알아서 언론에 배포하던 군이 이제는 기밀이라며 해경에게도 작전 동영상을 주지 않는다네요.

국민이 믿지 못하는 군대, 신뢰를 받지 못하는 군대는 어쩌면 적보다, 무능한 군대보다 더 위험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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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스앤뉴스] 국방부, 1일엔 "교전 없었다", 7일엔 "있었다"

석해균 선장 몸에서 해군 총알 나오자 당황, 은폐의혹 자초


2011-02-07 20:10:25


국방부가 7일 해경 특별수사본부가 석해균 삼호주얼리 선장의 몸에서 해군 총탄이 발견됐다고 발표하자 크게 당황해하며 1주일 전 주장을 180도 바꿔 은폐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다음 아고라에는 '석 선장 과연 해적이 쐈나', '석해균 선장, 아군 UDT 소지 MP5 총상으로 밝혀져', '석 선장 총상 6발, 해적이 쐈나, 아군 오발인가?' 등의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들은 석 선장이 해적의 AK소총에 맞았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해적의 AK소총에 맞은 것이라면 몸이 산산조각 나야하는데 석 선장은 총탄이 몸 속에 박혀 있다"며 "우리 UDT 대원의 MP5 기관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의료진이 총탄 1발을 분실한 데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물증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렇게 소홀히 했을 수 있겠느냐"며 "일부러 축소 은폐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당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린 '석 선장의 몸에서 꺼낸 총알 관련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반박글을 통해 "석 선상의 총상은 해적이 쏜 총에 의한 것"이라며 "당시 석 선장이 인질로 잡혀 있던 장소에선 교전이 일어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정확한 탄두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예단하는 행위를 삼가해달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더 나아가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석해균 선장에 대해서 우리 UDT 대원이 사격을 했다는 허위사실이 인터넷에 떠돌았다"며 "버젓이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음모론을 믿는 국민들이 일부나마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만나본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한 사람들은 찾아서 사법처리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도 했다. 우리 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려는 간첩의 소행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들도 있었다"며 네티즌들의 의혹 제기를 '간첩 소행'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7일 해경 특별수사본부가 석 선장의 몸에서 해군 총알이 발견됐다고 발표하자, 크게 당황해 하며 다음 아고라에 180도 다른 내용의 해명 글을 올렸다.

국방부는 "1월 21일 새벽 아덴만 여명작전간 UDT 작전팀이 선교로 진입할 당시 석 선장은 이미 해적이 쏜 총에 의해 총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며 "UDT 작전팀은 선교로 진입후 해적과 교전시 근거리에서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하여 해적 7명을 사살하였다"며 석 선장이 쓰러져 있는 선교에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해경에서 발표한 UDT 작전팀의 권총 탄환으로 추정된다는 1발은 교전간 발생한 유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정확한 것은 현재 조사중인 국과수 최종 감식결과가 나와야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도도하던 국방부가 불과 1주일 사이에 말을 180도 바꾼 것. 국방부는 이와 함께 아고라에 실었던 지난 1일자 반박글을 아무런 해명없이 신속히 삭제하기까지 했다.

인터넷상에 각종 의혹이 떠돌게 만든 '원인 제공자'가 다름아닌 정부여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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