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from 우울 2004/03/05 15:55
나는 정태춘 아저씨를 좋아한다.
생긴 것도 참 맘에 들고, 노래는 더할 나위가 없다.
작사도 작곡도, 그의 것들은 너른 바다로 굽이치는 강하류와 같다.
부드럽고 강하게 가슴에 부딪혀 삼켜버린다.
예전에 우연히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큰북과의 공연을 본적이 있는데,
나는 그가 살아움직이는 예술임을 알게 되었다.
예술이란 극단적인 진보이다.

시인의 마을

창문을 음 열고 내다봐요, 저 놓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시느이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가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을 길동무 돼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돼 주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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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5 15:55 2004/03/05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