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일 동안

from 우울 2005/07/23 06:34
언제나 그렇듯이 무리해서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상과 개토가 사귄지 2000일이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김상 : 개토야, 이번 주 금요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
개토 : 아니. 몰라
김상 : 특별한 날이야.
개토 : 왜? 뭔데?
김상 : 우리가 사귄지 2000일이 되는 날이야.
개토 : 그래? 그럼 그게 4년 넘어 5년 넘어?
김상 : 5년이 넘었어.
개토 : 그렇구나.....

맨날 들어도 잊어버린다. 4년인지 5년인지...
참 오래도 사귀었다.
김상 없이 살 수 있을까?
아마 살기야 살겠지.
하지만 내가 누구를 다시 만나 2000일을 사귈 수 있을까?
엉성하고 제멋대로에 비현실적이고 하나도 쿨하지 않고
세상을 무조건 개토중심으로 사고하며
게으르고 어리광투성에 말도 안되는 땡깡을 수도 없이 놓아대는
마르고 아프고 피곤한 애를 누가 2000일씩 견딜 수 있을까?

정말 ... 그렇다.
대체 나는 김상과 헤어질 수가 없다.

김상은 대체 나를 왜 사랑하는 것일까?
그의 끝도 없는 노력은 어디서 샘솟는 것일까?

개토는 베를린에 있고 김상은 서울에 있습니다.
김상을 못 본지 벌써 넉달이 되어가는 군요.
개토는 그간 담배만 늘었습니다.
독일어를 할 수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맨날 집에서 빈둥거리다보면
하루에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혼자 있는 날이 더 많기도 합니다.

놀이터에서 만난 4살짜리 아이도 잘만 하는 독일어를 참....

어찌되었건 우리는 2000일이나 사귀었습니다.
제 인생에 이런 날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해보았습니다.
주변에서 신기하게 바라보아 준 날총과 그 외 많은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김상에게 감사합니다.

김상,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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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3 06:34 2005/07/23 0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