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from 우울 2008/07/12 03:45

책이나 CD는 내게 그냥 사물이라기 보다는, 친구이다.

친구를 소유할 수 없는 것처럼, 책이나 CD도 소유할 수는 없지만,

가까이 두고 종종 만나거나, 보고 듣고 핥고 냄새맡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내게 너무 중요한 일이라서,

 

그들을 잃어버리게 되면 나는 참을 수 없이 슬퍼진다.

 

번역이 된 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어떤 번역도 먼저 만난 번역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림이 있는 책이라도 그렇다.

어떤 그림도 첫번째 그림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특별히 사랑하던 친구들은 절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은하철도의 밤은 그런 친구들 중에서도 특별히 마음 한 곳에 늘 두고 있던 친구라서,

나에게 주는 것이 너무 많은 친구라서, 가슴이 아프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야 할텐데.

 

무슨 신파냐..........

 

어쨌든 보고 싶구나.

보고 싶다.

 

사람의 변하지 않는 어느 한 부분만 모아둔 것이 책이고 음악이라..........

은하철도를 타고 싶다.

 

가져간 자식, 대체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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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2 03:45 2008/07/12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