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에 해당되는 글 5건

  1. 제주도 용이식당 2006/04/29
  2. 4월26일 흐림 (1) 2006/04/26
  3. 4월25일 화요일 맑음 (1) 2006/04/25
  4. 일기 (1) 2006/04/24
  5. 일기 2006/04/24

제주도 용이식당

from 우울 2006/04/29 12:30

새벽에 우르릉 쾅쾅 천둥 번개에 비가 세차게 내리 붓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새 날이 활짝 개었다.

 

토요일이다.

어제는 서귀포 1호 광장 가까이에 있는 용이 식당이라는 곳에서

제주도(?) 두루치기를 먹었다.

오홋, 정말 맛있었다.

 

용이 식당, 건물과 내부는 매우 허름하고 파는 것은 두루치기뿐이다.

들어가 앉으면 '두 분이세요?' 하고는 바로 음식이 나온다.

두루치기란

양념된 돼지고기 위에 파무침을 얹고 그 위에 또 콩나물무침, 무장아찌(?) 등을 얹어서

그자리에서 구워먹는 음식인데,

함께 굽는 파, 콩나물, 무 무침의 양념이 그 맛을 크게 좌우하는 듯 했다.

상추에 싸서 고추와 먹으니...아아~

 

제주도에서 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용이 식당을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

1인분에 4500원이니까 굉장히 싼 편이다. 

제주도 웬만한 식당에서 밥한끼먹으면 일인분에 만원은 훌쩍 넘는다.

 

제주도 토속음식이라 해서 어딜가나 보게 되는

고등어조림, 성게국, 오분자기가 든 해물 뚝배기 등을

한번씩 먹어보고 나서, 생선 고기말고 고기가 그리워 진다면

용이 식당을 방문해보삼.

 

처음에 이것저것 쌓아서 구울때는 양이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먹다보면 아쉬워 진다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소.

 

제주도 여성들이 다 그렇듯 무뚝뚝하면서 강해보이는 주인아주머니 사진을 한컷~

아주머니는 무를 무치고 계셨음다. 저걸 고기랑 구우면 그렇게 맛있다는 거 아닙니까 마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4/29 12:30 2006/04/29 12:30

4월26일 흐림

from 우울 2006/04/26 10:05

제주도는 따듯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내려온 보람이 없구만.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심할때는 파도가 거꾸로 칠때가 있다.

파도가 해안으로 들어오는것이 아니라 해안에서 바다로 나간다.

혹은 해안을 따라 평행하게 친다.

기이한 느낌이다.

 

등 뒤에 바다가 있다.

열흘 남짓 보고 있으니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볼때마다 낯설다.

 

손톱깎이가 없어서 손톱이 제멋대로 길게 자라고 있다.

키보드를 두드리기가 불편하다.

매니큐어 칠하고 예쁜 손톱 만들면 키보드 치기가 불편하겠구나...

오타도 많이 생기고 속도도 드러나게 느려진다.

 

일이나 해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4/26 10:05 2006/04/26 10:05

4월25일 화요일 맑음

from 우울 2006/04/25 13:24

이만하면 행복한 인생.

잡스러운 공상이나 즐기며

일하는 시간에 비해 많은 돈을 받고

작은 규모지만 관계의 그물 속에서 사람으로 인정받고

영화에나 나올법한 크기로 한 사람에게 사랑받고

그만은 못해도 적당히 사랑하고

오늘부로 이제는 빚도 없다.

 

듣고 싶은 음악 들을 수 있고

보고 싶은 영화 볼 수 있고

읽고 싶은 책은 읽을 수 있고

피우고 싶을 때 담배를 피운다.

 

하기 싫은 일은 남들보다 훨씬 안하고 사는 것 같다.

 

굉장히 굉장히 예쁜 고양이도 한마리 데리고 산다.

 

자꾸 삶을 챙겨보고 남은 것들을 정산하고

행복이라는 것이 실재한다는 것에 감탄하면서

 

"인생의 목표가 행복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엄청난 문구를 써놓고 겁이 난다.

 

이곳에서 떠나면 나는 어디로 간단 말인가?

알 수 없는 곳, 그래서 두려운 곳, 불안하고 어두운 곳

허공 혹은 심연으로 뚝 떨어지는 거지.

어떤 용감한 이는 그곳으로 질주도 한다지만

나에겐 그런 용기는 없다.

신경질적으로, 발작적으로, 무의식을 가장하여 나를 내동댕이치는 게 고작이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못해.

 

어쩌면 좋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4/25 13:24 2006/04/25 13:24

일기

from 우울 2006/04/24 14:16

제주도에 왔다.

이놈의 역마살.

돌아와서는 죽도록 지치면서도 맨날 돌아다니는 이유를 도저히 알수가 없으니

역마살 탓을 할 수 밖에 없다.

 

남들에게 대부분 있는데 나에게만 없는 것 - 과거와 미래.

나는 과거로부터 무언가를 배우지도 못하고

미래를 위해 뭔가를 희생하지도 못한다.

 

당장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끝도 없이 던져지고 있다.

 

 

 

항상 질투해왔다.

부모님이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있는 사람들.

혹은 더나아가 자식에게 무언가를 해 줄 수 있기까지 한 사람들.

그 질투가 너무 심해서

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힘들때조차 많았다.

 

그들이 그냥 자신의 삶을 평이하게 늘어놓을 때,

혼자서 마구 상처받았다.

 

상처를 받고 안받고는 상대적인 것이라

나보다 더 못한 삶을 가지고도

그런 것쯤에 상처따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많아

늘 부끄러웠지만

솔직히 부럽고 질투난다.

 

부모가 유학도 보내주고

생활비 걱정 안해도 되는 사람들

 

서른이 넘어

이제 깨달았는데, 나는 도저히 유학같은걸 갈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안되는 것이다.

유학은 커녕, 대학원조차 갈 여건이 아닌 것이다.

주제넘게 '아트'같은 걸 생각해선 안되는 것이다.

 

돈을 좀 모아서 여유가 되면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인생을 유예해왔는데

그게 다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돈이나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친듯이 조낸 달려도 10년에 1억이나 모을까 하지만

그게 내 한계인 것을 이제 받아들일 나이가 된 것이다.

 

그깟거 벌려고 조낸 달릴거냐 묻는다면 '네'라고 대답하지요.

그거라도 있어야 나중에 부모님같이 안 살 거 아닌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4/24 14:16 2006/04/24 14:16

일기

from 우울 2006/04/24 13:49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들은 항상 바쁘다.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한사코 그러고 사는 그들.

이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어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나

받아들여진 자신이 받아들일만 한 것은 아닌 그들.

 

고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그들에게, 만나서 위로가 되어 줘야 하는데

나는 사실 그런 그릇이 못된다.

 

참 멋지고 존경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언제나 심사가 뒤틀려서는 정반대의 의미가 실린 농담밖에 못던진다.

 

그들앞에 내가 부끄럽기 때문이다.

내 삶은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

 

내가 그들과 함께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욕심이 많다.

나는 너무 욕심이 많다.

 

그래서 보고싶어도 보고싶다고 말을 못한다.

욕심많은 거 보여 뭐하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4/24 13:49 2006/04/24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