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에 해당되는 글 11건

  1. 햇볕에 불타는 저 분 (5) 2006/09/29
  2. 빨간 두건 - 무서운 버전 (4) 2006/09/29
  3. 베르세르크 2006/09/29
  4. 욕조 2006/09/29
  5. 우아하게 2006/09/28
  6. 은빛 초콜릿맛 임신 캘린더 (1) 2006/09/28
  7. 리리이슈슈 2006/09/21
  8. 불면 혹은 2006/09/21
  9. Lesbian Code (1) 2006/09/11
  10. 급체 (2) 2006/09/07

햇볕에 불타는 저 분

from 사진 2006/09/29 15:15

저 분의 이름을 모르겠다.

하늘에 사는 신이거나 왕이거나...뭐 그런 분일텐데...

지지난주에 수원에 있는 절에 갔었는데

저녁 볕에 불타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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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9 15:15 2006/09/29 15:15

베르세르크

from 우울 2006/09/29 11:41

베르세르크는 무서운 만화다.

지난 주 내내 베르세르크를 읽은 영향으로 굉장한 우울증에 빠졌었다.

그래도, 베르세르크 정도는 읽어줄 만 하다.

사실은 재미도 있다. 우울한 재미지만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섭고 작가가 대단하기로는 이토 준지 만화가 정말 최고다.

3년 전에 열권쯤 되는 그의 만화를 한번에 읽은 다음날부터 

열흘넘게 앓고 난 뒤로는 그의 만화를 읽지 못하지만

여전히 대단하겠지...

 

무섭고 끔찍해서 도저히 못읽을 만화로는 카이지.

진짜 극단적으로 악한 기운이 넘지는 만화다.

도저히 못보겠다...

 

만화라면 역시 신일숙이다.

볼 게 없어지면 신일숙으로 돌아가 마음을 정돈하면 된다.

정말 대단한 작가다.

흠...생각할 수록 대단하다.

 

신일숙의 만화에서는

동시대에 활동하던 많은 다른 작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미묘한 촌스러움을 발견할 수 없어서 더욱 좋다.

 

흠...아르미안 빌려다 봐야지.

 

우리동네 만화가게는 너무 협소한 장르만 취급한다...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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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9 11:41 2006/09/29 11:41

욕조

from 우울 2006/09/29 11:12

운전을 하고 있었다.

아주 작은 차. 운전석과 조수석 뿐. 흠...운전을 할때 조수가 필요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운전석 옆에 조수석이 있는 것은 이상하다. 

차는 미친듯이 달리고 있었다. 흠...진부한 표현이지만.

포장되지 않은 덜컹덜컹한 길을 굉장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엉덩이가 아프지 않았다.

뒤에서는 무언가가 차만큼 빠른 속도로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흠...그게 뭐였더라...

달리다보니 앞에 절벽이 나타났다.

 

갑자기 조수석에 초코가 나타나서는 내게 더 빠른 속도로 절벽을 향해 달리라고 명령했다.

 

내 뒤를 쫓고 있던 것은 백발의 노인이었다.

지팡이를 세번째 발로 사용하면서 긴 수염을 펄럭거리며 달려온다.

나는 늙은 남자가 싫다. 무섭다.

 

절벽은 무척 높았다.

나는 절벽끝까지 엑셀레이터를 밟아 하늘로 날아올랐다.

차는 부드럽게 바람을 탄다.

 

꿈속에선 모든 것이 적당하다.

바람의 온도도, 세기도 촉감도 꼭 적당하다.

 

그런 꿈을 꾸었다.

 

 

욕조중독이다.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욕조에 들어가는 날을 이틀에 한번만으로 정해보았다.

원래는 하루에 한번 들어가야 했으니까 이틀에 한번이면 굉장히 줄인 건데도

나는 매일 들어갈때마다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들어가지 않는 날이면 하루종일 욕조에 들어가선 안된다는 생각뿐이다.

나는 대체적으로 깔끔한 사람은 아니다. 깨끗해지려고 욕조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욕조에 들어가지 않는 날은 세수도 하지 않는다.

따듯한 물때문에 들어간다.

내 몸은 어찌나 차가운지, 온도계가 39도를 가리켜도 물이 곧 차갑게 느껴지게 된다.

그래도, 공기중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따듯하다.

내 몸에 진득하게 고여있던 피가 서서히 녹으면서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욕조에서 한시간을 놀다보면 어지러워진다.

게다가 해야할 일들도 있다. 밥도 먹어야 하고 설겆이도 해야하고 기타 등등.

 

욕조에서 빠져나가는 물은 깨끗해 보인다.

이 물은 굉장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내게로 왔다가는 굉장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내게서 사라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욕조를 사용하는 내가 미워진다.

중독.

중독되었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다.

누군가 내게서 욕조를 빼앗아 가려한다면 나는,

그것이 아무리 나 자신과 인류를 위한 선일지라도

그 누군가를 미워하게 된다.

 

그것이 중독의 무서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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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9 11:12 2006/09/29 11:12

우아하게

from 우울 2006/09/28 16:37

우아한 몸가짐으로

단정하게 옷을 입고 화장도 단정하게 하고

머리카락도 차분하고

휘적거리지 않으면서 정제되고 가벼운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먹을 것을 먹는다거나

흘리지도 않고 떨어뜨리지도 않고

 

그런 멋진 사람이 되면 얼마나 힘들까?

 

하지만,

그런 멋진 사람이 아니어도 부주의하지 않은 사람은 많다.

그딴 핑계로 부주의함을 자연스러운 것인양 속이려 하다니...

 

개토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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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8 16:37 2006/09/28 16:37

나는 부주의하다.

타고난 것으로 대체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도록 부주의하다.

전형적인 부주의함이다.

부주의함의 스테레오타입.

버스를 타면 내려야할 정류소를 지나치고,

손에는 항상 물건을 가득 들고 있어서 번갈아가며 떨어뜨린다.

칼을 들면 꼭 손을 베고 먹을 때는 잘 흘리고

'저러다 꼭 ~하게 되지~'하고 남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나는 현실로 행한다.

 

부주의한 만큼 거짓말은 못한다.

부지불식간에 진실을 말해버리니까.

 

어쨌든 부주의하다.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내게 칼을 주지 않는다.

 

예스24에 5만원이나 되는 쿠폰이 있어서 이번달 초에 그걸로 책을 샀다,

9월 말까지만 쓸 수 있는 쿠폰이어서 생기자 마자 신나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부주의하게도 쿠폰 쓰는 것을 잊었었다.

 

쿠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친구를 통해 알게되었다.

 

나는 없는 살림에 5만원이나 카드를 긁어 책을 샀던 것이다.

쿠폰은 친구가 아니었으면 그냥 날릴 뻔 했다.

 

덕분에 이번에 그 쿠폰으로 책을 5만원어치 더 샀다.

안타까운 것은, 그 와중에 또 받을 수 있었던 천원쿠폰을 받고도 또 쓰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에 산 5만원어치의 책들은 모두 반짝반짝 건강한 비늘이 눈부신 월척들이었다.

두 손 가득 살아 펄떡이는 책들의 둔중한 무게는 가슴을 오래도록 설레게 한다.

 

이번에 산 책들은,

1. 임신캘린더 /오가와 요코/김난주 옮김/이레출판사

2. 초콜릿칩쿠키살인사건 /조앤플루크/박영민 옮김/해문출판사

3.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르시아 마르케스 /송병선 옮김/민음사

 

그리고 그외 3권(한권은 아직 읽지 못했고 두권에 대해서는 흠....), DVD 한개.

 

감동먹은 책은 임신캘린더와 초콜릿칩쿠키살인사건.

 

여자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두권의 책.

행복한 내 속에 있는 깊은 절망을 차갑게 녹이면 이렇게 되는 구나...

따듯하게 녹이면 이렇게 되는 구나...

 

어린시절 우리집에 있던 100권짜리 한질의 세계문학선집에서 여성작가가 쓴 책은 단 두권.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언덕', 샬롯 브론테의 '제인에어'.

그 전에도 이후로도 내가 읽은 수천권의 책들은 대개 남성작가의 것들이었다.

 

책을 읽으면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다른지, 그들이 보는 세계가 어떻게 다른지

참으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같은 책은, 여성은 죽었다 깨나도 쓸 수 없다.

 

두 권의 책을 내 아끼는 책 분류 책꽂이에 꽂고 보니

여성작가가 처음 들어왔다.

흠칫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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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8 16:27 2006/09/28 16:27

리리이슈슈

from 우울 2006/09/21 15:38

누군가, 나에게 리리이슈슈의 모든 것을 보내주었다.

 

내마음이 살짝 감동하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보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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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1 15:38 2006/09/21 15:38

불면 혹은

from 우울 2006/09/21 15:30

폭주하는 기관차...

혹은

마찰없는 레일 위를 폭주하는 기관차에서 브레이크를 걸려는 누군가...

 

나를 넷으로 나눌 수 있다.

정신과 육체와 마음과 그 모든 것을 관찰하는 나.

 

내 정신이 가진 문제는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 깨어있는것은 모두에게 고통이다.

언제나 그렇듯 누구보다 관찰하는 내가 가장 고통스럽다.

 

나는 특별한 목적도 이유도 없이 무작정 내달리기만 하는 내 정신의 혼란스러움과 동시에

그가 그러한 과정에서 슬쩍슬쩍 건드려 울고 있는 내 마음의 절망,

그 모든 것들이 담겨 쉬지 못하고 완전히 지쳐있는 육체까지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몸의 구석구석, 특히 슬쩍 들어간 부분들이 모두 아프다.

목, 팔목, 허리, 발목, 무릎, 등줄기...

 

나는 내 정신을 비웃는다.

그렇게 내달려봤자 네 세계는 너를 더 높은 곳으로 보내줄 생각이 없는데

왜 그렇게 미친듯이 헤매고 돌아다니는 거야?

 

그가 우리를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어...

몸도 마음도 어둠의 바닥까지 가라앉아서는 마지막 신음으로 호소한다.

 

훗...

 

자유...에 대해서 생각한다.

절망할 자유. 죽을 자유.

 

어떤 체계를 이용해서 생각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것을 사는 것은 아주 다른 문제다.

삶을 전제로 하는 체계를 이용해서 생각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에게 피리가 있다면 모든 작은 사람들을 바다로 이끌어가 즐겁게 뛰어들게 할거야.

남은 큰 사람들은 어차피 죽을 텐데도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겠지.

 

혹은

 

눈에 세로로 칼집을 내어 빨간 눈물을 흘리게 할래.

입가에는 억지 웃음을 그려주지.

 

죽을때까지 웃으면서 우는거야.

 

그렇게 계속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조금씩 작아지고...냄새가 나기 시작해...이미 이렇게 되어버리고 난 다음엔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는걸까?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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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1 15:30 2006/09/21 15:30

Lesbian Code

from 우울 2006/09/11 11:52

달군님의 [Alix Dobkin] 에 관련된 글.

덧글로 쓰고 싶었지만 너무 길어서...

 

몇군데 빠진 곳이 있는데, 도저히 못알아 듣겠어...혹시 들리면 추가해주삼.

(?) 해둔곳이 모르겠는 부분.

지명이 많이 나오고 특정지역 사투리도 있어서 꽤 듣기 힘들었음.

검색이 안되던걸...Alix Dobkin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만) 들었어염...^^

 

제목 : Lesbian Code

 

She's a B.D Baby Dyke

She's a P.D possible probable (Dyke)

She's a D.D yes she's a Definite Dyke

She's a P.O.U Positively One of Us

She's got high L.P(Lesbian Potential) good potential

suffering from P.L.T Pre-Lesbian Tension

too terrible thing to watch

She's wanna be a D.O.T What if

she could be a Dyke Of Today

she could be a Dyke Of Tomorrow.


Oh then to be a D.I.T a Dyke In Training

or an F.D.A a Future Dyke of America

She will be a Betty

a friend of Dorothy

She will be our kind

That's O.K

Lesbian Code


Is she Lithuanian? (?)

Is she Lebanese? Well she's gifted.

She's Lesbysian Lesbonic and I happen to know she's a Vegetarian.


She's a member of the team.

She's a member of the lodge of the family

She's a member of the church of the club of the committee

and She sings in the choir

Is she a Lima bean from Kentucky

or she's a green new bean or she refried

Is she a canned bean in the closet

or Is she now with a man Oh!

then she's a has-been

She's a Fresbian in Fresno in lancing 48912

she lives in Dyke heights

she's an arkansas earth Dike motor city Dike

It goes to the pagoda with the chinese

you bet

she colors outside the lines in Charlotte


Lesbian code

Is she an Aussie Dyke

Check it out

What do you recon

She's a likely one spottle(?)

got to be

oh She looks a bit sus(pect)

She must be of the faith

I'll put in on Leiboy(?)

She's a lesbian from New Zealand

She's come from (?)    of Kiwi fruit

you can spot the bus driver spot the camp girl

she's on the bike

campy as a row of tents

She's a how is your mother over in Dublin

She's an whatever you're having in Belfast in Cork

She's a choir girl a Lass

Gothic (?)

She drinks a Tipperary water


Lesbian code


she's the church of England she's ginger

She's got dutch boy fingers

She's a M.O.T a Member Of the Tribe

She's a gold stock on her I.D card

She shops at Tescos a sister of the inclination

She's elite in Scotland a high (?)

She's all right

That's a hundreds points

she's a carpenter from Bristol

Is she a bus driver from Nottingham

Is she a motor Dyke Is she a veggie dyke

Does She live in the Dykoria

then She's a Fresbian in Fresno

in lancing 48912


She lives in Dike heights

sort of like 2 O 4 O

Dyke hard

she's an arkansas earth Dike motor city Dike

It goes to the pagoda with the chinese

you bet

she colors outside the lines in Charlotte


Lesbian code

Lesbian code


she's a lemon she's a lasso

Lesbian

She's a big one

she's a bowler

she wears sensible shoes


Lesbian code


D.L.N.D.R

Dyke to the Left and Dyke to the Right


Lesbian code


It goes from Israel

She's like that


Lesbian code


Here's the non verbal non verbal(^^;;)


Lesbian 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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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1 11:52 2006/09/11 11:52

급체

from 우울 2006/09/07 10:27

어제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급하게 읽었다.

굳이 급할 것도 없었는데, 굶으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대충 끼니를 때우듯,

급하게 읽어치웠다.

 

요새 아마도 나는 많이 변한 듯 싶은데,

그것을 실감하게 해주는 독서였다.

 

흔히 영화속에서 진부하게 그려지듯이,

책을 펼치면 책속의 세상으로 완전히 빠져들어가서 마지막 단어가 나올때까지

현실의 공기로 숨쉬지 못하곤 하던 내가

 

가장 아끼는 책들로 분류해놓은 곳에서 꺼내든 책을

무슨 패스트푸드라도 먹듯이 허겁지겁 대충 여기저기 흘리며 씹지도 않고 삼켰던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때, 나는 좀 놀랐다.

심지어 눈물 한방울 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책을 읽을때 고의적으로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다.

특히 좋아하는 책일수록, 소설이라면 더더욱

내 감정의 흐름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는 즐거움을 위해서

좋아하게 된 책은 일부러 잊어버리고 한참 있다 한번씩 다시 읽는다.

 

격한 감정의 변동이 있었던 책이었다는 분류기준에 의해 모여있는 열권 남짓한 책들은

내 삶의 치료제이고 안식처이고 흥분제이고 연인이다.

 

눈물을 흘려야 할 곳이 어디었더라...

 

논리적으로 글의 내용을 되짚어 생각해본다.

이제 나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내용을 기억하게 될것이다.

 

.

 

.

 

고통을 모르는 사람은 남의 아픔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

눈물은 언제나 자기연민이다.

남의 고통을 자기것으로 느낄때나 남의 아픔에도 눈물이 나는 것이다.

 

나, 느끼지 못하게 된거야?

아니, 넌 아직도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

그냥, 너는 난장이들로부터 그만큼 멀어진거야.

그런 삶을 잊어버린거야.

 

이렇게 빨리 잊을 수도 있어?

그럼. 너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일종의 자기방어기제일 뿐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잊었다는 사실조차 잊는 것이 좋아.

 

고양이 목덜미의 냄새를 맡으면서 나는

일단 행복해 한다.

 

판단은 뒤로 미루고, 고양이 목덜미에서 나는 냄새는 왜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할까?

나는 왜 인간의 냄새보다 고양이 응가구멍냄새, 배냄새, 목덜미 냄새를 좋아할까?

나는 왜 고양이 아기를 낳고 싶은가?

등등의 행복한 고민에 빠져든다.

 

오늘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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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7 10:27 2006/09/07 10:27

낯설어

from 우울 2006/09/01 17:58

낯설다.

낯설다...

어디에 있어도 낯설다.

누구와 있어도 낯설다.

언듯, 나와 비슷한 종류일거라 생각되는 하나, 혹은 둘을 만나지만

함께 있으면서 조금씩 낯설어진다.

처음부터 실망은 하지 않았다.

같아지려고 해보지 않았으니까.

 

어제는 이상한 곳에 가서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

구걸을 하고 말았다.

같은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돈을 벌게 해달라고.

 

오래간만에 죽고 싶었다.

한동안 죽음을 잊고 살았다.

내곁에 죽음이 없는 것처럼.

 

죽음만이 유일하게 익숙하다.

 

웰빙과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과

부자아빠와 치즈를 옮기는 쥐들의 시대에,

 

혹은

 

긍정과 자신감과 스타일의 시대에

 

이 구시대적, 시대착오적 발상은 어째서 사라지지 않는걸까?

이 실존주의적, 사치스러운 고민은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를 병들게 하는걸까?

 

나를 죽게 내버려두어줘요.

 

왜 생명은 소중한 것으로 추앙받아야 하는데?

왜 인간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오해되어야 하는데?

구질구질하고 혐오스럽고, 자기합리화의 고질병에 기름기가 줄줄 흐르거나

혹은 속에서부터 늙은 냄새가 날정도로 늙은 어린애들 따위

인권같은건 없었으면 좋겠어.

다 같이 죽어서 거름이나 되면 좋겠어.

살기위해 저지르는 끔찍한 일들을 좀 봐.

만면에 배부른 척 미소를 띄고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노동이라고

발밑에 피바다를 붉은 카펫으로 가리면 아무도 보지 못하고...

 

삶을 내세워, 아이들을 내세워

구더기 가득한 오물덩어리를 살짝 가리는거 우웩...

싫어.

 

미안, 나는 죽고 싶은데

너희들이 나를 붙잡잖아.

 

세상에서 내가 제일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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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1 17:58 2006/09/01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