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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않아

뭐가 쉽지 않냐고?? 농사가..

 

요즘 매일같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은 내년엔 '농사안하다'

물론 사람들은 과연 니가 농사를 안할까?? 하며 비웃고

내년에 내가 농사하면 제발 말려달라는 나의 요구에 푸하핫 연발로 웃음을 터트린다.

 

연유는 이러하다.

아이를 데리고 일을 벌이고 특히 농사일처럼 시작은 있으되 끝이 없는 일은 스트레스의

무덤에서 허우적 거리겠다는 말과 일치하는 것으로 일년간 경험한 뼈져린 깨달음이다.

노세노세 내년엔 꼭 노세~~

 

실은 요즘 배추때문에 애간장이 녹고, 잠은 안오고, 몸은 피곤하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긴장과 스트레스에 나나 최교 그리고 주변 우리 배추작목반 모두가 극도의 스트레스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농사는 하늘의 뜻이니 내맘대로 될 수 없다는 말에 일면 위안도 되고

그랴~하고 포기도 해보지만 문제는 약속인데.. 계약한 대로 납품할 수없는 현실과 그나마

잘 자란 배추라고 해도 포기당 2kg에는 한참 못미치기에 상품성은 떨어지고, 미리 사전 계약

한것이라 포기당 단가는 널뛰기를 하고 있는 관행농 배추의 절반 수준이고 뭐 그렇다.

이미 예약된 절임배추에 우리배추를 납품은 했는데 그 양은 터미니 없을 뿐만아니라

우리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솔뫼농장에 또 미안하고,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자책까지 3,4중의 무게에 시달린다.

 

그렇다고 11월이 안가고 올해가 안가겠냐마는..

신이 안나고 무지하게 무거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이러면서 호되게 비싼값을 치르며 농사와 그리고 그의 변수에 대해 엄청나게

배우고는 있건만 이시기가 참 아프다.

 

이집저집 선유 맡기고 이밭저밭 배추 수확하며 한숨을 백번은 쉬나보다.

뭐 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한동안은 이렇게 살듯...

 

농사란게 아무리 힘들어도 풍년이면 힘든지도 모르고 일에 몰두하는데

흉년이 들면 이내 흥이 사라진다는 절대절명의 진리를 몸소 깨닫고 있는중이다.

물론 내 먹을꺼라면 이렇게 가슴아프지 않은데 약속에 대한 무책임한 결과는 어떻게도

해결할 수 없으니 미칠지경이란게 현재 마음..

 

엎친데 덥친격으로 고구마 박스에서 이상신호 발생!!

지난 4년간 별일 없던 고구마가 준 패시브 하우스인 우리집 안에 보관한 후 썩는 놈이 속출이시다.

이미 전화상으로 썩은 고구마 발견에 대한 연락을 받은 상태.. 택배보낼때 재확인해서 썩은놈들을

구루마 한차씩 찾아내 버렸는데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생겼는데.. 뭐 이거야 어쩌겠냐??

돈보다도 우리꺼 먹는 사람들한테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게 우선인지라 뭐.. 감수할 뿐..

 

책임있는 농사꾼이 되는건 참 어려운일이란걸 몸소 체험중이다.

갸냘퍼지는 남편의 손목발목.. 올해 많이 힘들었을텐데 농사 대박으로 벌여놓고

별도움이 되지 못하는 나.. 남편한테 미안해서라도 내년에 안식농사년으로 선포하련다~~

쉬고 나면 좀더 성숙한 농군으로 거듭날 수 있는 예쁜 사람이 될 수있을꺼란 기대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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