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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건강 불평등 연구의 정치학 - 나바로

International Journal of Health Service 2004:34(1)에 발표된 나바로의 글 (원제  "the politics of health inequalities research in the United States".

2003년도에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6th conference of 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Health Policy 에서 강연했던 내용이란다.

 

나바로는 미국 내에서 (다른 분야는 차치하고) 보건의료 분야의 연구들이 어떻게 탈 이념화되고 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미국 학문 사회의 구조를 이야기하고, 이치로와 케네디가 저술한 (그리고 내가 번역에 참가한) "the Health of Nations"에 대한 비판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주로 생의학적 이슈들을 다루는 NEJM 이나 JAMA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보건의료 정책들을 다루는 대표적인 저널들에서 계급 관점의 분석을 시도한 논문들은 거의 발견할 수 없고, 저자들이 혹시라도 "노동계급, 계급투쟁"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면 교조적이라고 게재거부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계급 이슈를 다룬다는 것은 그 연구자가 "마르크스주의자"라는 걸 뜻하게 되고, 이는 곧 학문적 사망 선고나 다름 없다. 베버, 혹은 뒤르켐의 분석 틀을 쓴다고 해서 그 사람을 "베버주의자, 뒤르켐주의자"라고 딱지를 붙이는 건 아니지만, 유독 마르크스의 경우만 특별하다 ^^

연구기금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도 중요하다. 이를테면 나바로가 재직하고 있는 존스홉킨스 대학만 해도 교수(와 그 비서) 월급의 80%가 연구비에서 비롯된다. 연구비를 못 딴다는 것은 일자리를 잃는 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펀딩기관, 대개 정부와 록펠러, 맥아더 등의 거대 민간 재단의 정책과 성향에 맞는 연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Elizabeth Fee 같이 명성자자한 사람(미국 내에서 가장 유명한 공중보건 역사학자 중 한 명,[Women's Health, Politics, and Power: Essays on Sex/Gender, Medicine, and Public Health] 의 편집자 )도 연구비를 못 따서 결국 존스홉킨스를 떠났다고 한다. 

 



사실 1960-70년대에 사회 전반적인 흐름에 맞춰 사회의 근본 구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소위 "유물론 역학" 이 성장을 했고, 사회에 매우 비판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았으나... 기득권의 대응 전략은 첫째, 무시, 둘째,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을 때는  좀더 건전(^^)한 주류 연구들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이 과격분자들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낯익기도 하여라~). 그리고 일부 ex-radicals (우리 말로 하면 전향인사, 내지는 귀순자들 ㅎㅎ)이 이러한 순화 과정에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이것도 낯익다 ㅎㅎ). 이는 미국 국내 뿐 아니라 외국, 개도국에 대한 지원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나타난다. 남미에 공산주의자들이 활개를 칠 때에는 사민주의 방식에 대한 연구를 지원했고, 공산주의가 더이상 위협이 되지 못하자 이제는 신자유주의적 지향의 연구들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무시, 배제, 주변부화...

 

이런 의미에서 미국 내에 건강 불평등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활발한 듯 보이지만, 주류 연구들은 계급 관계보다 대개 소득, 소비, 혹은 사회적 자본, 결속력 등에 집중되어 있다. 나바로는 이 지점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health of Nations 를 들어 비판하고 있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인데, 넘 졸리네... 글의 시작이 너무 창대했던 탓이다 ㅜ.ㅜ  오늘은 일단 여기서 마무리하고 낼 이어서 쓰자... 1. health of nations, 2 나바로의 글과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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