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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1/09
    타임랩스 책읽기
    hongsili

타임랩스 책읽기

예전에 읽었던 책들 메모랑 요즘 읽은 책이랑 순서 뒤죽박죽... 그래도 정리해두는게 안하는 것보다야 낫지..  나를 위한 글인데 순서가 엉망이면 뭐 어떤가

 

# 전국축제자랑 (김혼비, 박태하, 민음사 2021)

 

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민음사, 2021

 

 
재미있게 가볍게 읽었으나.... 좀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일관되지 않음과 온갖 부조리극, 혼돈의 카오스가 사로 잡은 K-축제란 것이 신기한 박물지처럼 그려졌다만... 나는 사실 이런 축제에 아마 저자들보다 많이 가본 사람 ㅡ.ㅡ
 
일부러 찾아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지만, 절기에 맞춰 열리는 축제는 기가 막히게 그 시기가 한창이라는 것을 알기에 (지역 담당 공무원의 명운이 걸려있다!) 어떻게든 최고의 순간은 누리면서도 인파를 피할 것이냐에 초점을 두고 스케줄을 짜본 경험이 허다할뿐 아니라 (특히 산수유축제, 매화축제, 벚꽃 축제가 그러하다!!!) 별 생각 없이 절기를 맞아 찾아갔는데 현장에 가보니 예상치 못했던 지역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갑분싸 강제로 축제를 즐기고(?) 왔던 적도 많았던지라... 이를테면 강진 갈대밭 축제, 김제 지평선 축제, 보성 차 축제...
 
이 책의 저자들이 경험했던 초현실적 순간이 못지않게 많았음.  최근 기억나는 것은 우연히 찾게 된 김제 지평선 축제. 분명히 축제 개시 전날이라 했는데 난데없는 인파에 놀랐고, 어이없어하던 공군 에어쇼 리허설을 넋놓고 보던 우리들의 얼간이 같은 모습에 놀랐고, 총성없는 전쟁터처럼 진심으로 경쟁을 벌이는 마을 부녀회 먹거리코너의 고퀄에 놀랐고, 안내부스에 가서 어디 가면 지평선 보이냐고 물어봤다가 찐따 된 경험 ㅋㅋㅋ 여기가 지평선이라고 ㅋㅋㅋㅋ 네??
 
새벽 첫 버스 타고 내려가 화개장터에서 화개장터에서 재첩 수제비 먹고 쌍계사 벚꽃길 걸어올라가 차 한잔, 그리고 다시 장터로 돌아와 비빔밥이랑 메기 들어간 참게탕 먹던 기억이 아련하구나...
 
 
# 월간주폭초인전 (dcdc, 알마 2019)
 
월간주폭초인전
월간주폭초인전
dcdc
알마, 2019

 

월간영웅홍양전, 주폭천사괄라전은 예전에 단편집 모음에서 이미 읽었던 것이고,
수정초인알파전까지 묶어서 경기여성히어로 연대 3부작으로 묶임.
 
터지는 현웃과 더불어 건전한(?) 관점, 권선징악(?)까지 모두 챙길 수 있어서 순식간에 읽어치움.
dcdc 님은 왜 본명으로 돌아온 게야 헷갈리게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아작 2020)
 
아주 가까운 근미래, 기술은 놀랍게 진보했으나 사회질서는 여전한 K 사회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고도 씁쓸하게 그려냄. 
제목 단편의 내용이 마냥 놀려먹을 수 없는지라 마냥 웃을수만도 없었다구... ㅜ.ㅜ
이제 이입하는 세대의 연령이 달라진 걸 느꼈다니까....
 
그런데 한편으로.. 대학원과 학문세계에 대한 묘사들이 어쩐지 특정 계층에게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 마음이 좀 불편.... 이건 세대 차이일까???
 
어쨌든 드디어 90년대생 작가들의 글을 읽게 되는구나   
 
 
# 왕은 안녕하시다 (성석제, 문학동네 2019)
 
 
왕족 죽고 나서 어떤 복식을 얼마나 오랫 동안 입을 것인가 가지고 끝도 없이 싸워제끼는 양반들 모습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임금 찜쪄먹는 (왕은 진정한 나의 조국 송나라의 총독에 불과하니 우습지!) 사대부들 힘겨루기나, 눈하나 깜짝 안하고 사람 목숨 날려버리는 왕이나 다 꼴보기 싦기는 마찬가지.
복잡한 시대 속에서 하필 '성'씨라는 성을 가진 ㅋㅋ 액자소설 속 주인공이자 아마도 액자소설의 필자인 '파락호' 출신 '어사'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가 느꼈던 감정들에 깊이 공감했는데, 이건 뭐랄까.... 정나미가 떨어지지만 결코 버릴 수는 없고, 그토록 미워했던 상대이지만 애잔함을 떨쳐버릴 수 없는 인간사, 인간관계의 복잡함게 대한 공감 때문이 아닐까 싶음
 
하필 중요한 역사적 장면마다, 인물마다 함께 하는 허풍선이에다 (숙종의 비밀 형님에, 장옥정, 송시열과 때를 같이 하고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를 전파했다!!!) 심지어 여러 스승을 (돌아간 아버지까지 한 표) 거치며 절세 무공을 깨우쳐 마침내 이기어검의 경지에 이르고 (현웃 터짐 ㅋㅋ) 무협소설답게 멍텅구리라는 절대 무기도 우연히 얻게 됨. 고대소설이니까, '성'씨가 주인공이니까 가능한 일 ㅋㅋㅋ
 
아 진짜 성석제 작가 웃김...  박태보와의 플라토닉 러브는 갑분 또 무엇이여...  소설 읽다가 여러번 현웃 터지면서도 애잔함과 씁쓸함과 뭐 그런 복잡한 감정들이.....
이래서 성작가를 좋아함
 

 

예전에 읽다가 중간에 어찌 휴지기가 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읽음.

소설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토록 헛헛한 마음으로 끝날 줄은 몰랐네..

Ares 에서 phobos 를 거쳐 처음 화성에 착륙하고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모든 것을 만들어내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기술적 도전, terraforming 의 흥미로운 실험들이 이어질 줄만 알았다구.. ㅜ.ㅜ  2편 3편이 green & blue mars 아냐.... 테라포밍 어렵지만 착착 진행되고 그 다음으로 이어질 줄 알았지.... 하아.....

 

자원이 있는 곳에 탐욕이 몰려들고, 더할나위 없이 강해진 자본의 전횡과 착취, 극단적 불평등. 그리고 저항과 혁명의 시도들, 실패.... 아니, 실패라고 불러도 되는 것일까?

SF는 역시 사회실험 쟝르... 

예전에 [쌀과 소금의 시대] 읽을 때 진즉 깨달았지만, 작가 필력이 후덜덜.... 

 

결국 자신의 손으로 힘들게 건설한 모든 것들, 그야말로 모든 것들이 스러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하고 동지들을 하나씩 잃어가는 the first hundred 들의 심상에 너무나 깊이 감정이입....

Nadia 가 space elevator 추락하는 모습에서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느꼈을 때, 마치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거대한 DNA double helix가 춤추는 듯한 모습을 그렸을 때, 내 눈으로 직접 보는 줄 알았다구... 대홍수와 지각변동의 엄청난 파괴력에도 후덜덜....  Frank Chalmers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찔끔.... 

 

후속 시리즈도 읽어야겠는데, 이제는 문고판 사이즈 글씨가 너~무 읽기 힘들어서 (특히 밤에 침대에서 읽으면 글씨가 안 보여... 쓸모 없는 눈 갖다버리고 싶음 ㅜ.ㅜ) 어쩔 수없이 아마존 킨들 버전 다시 사야 함...  소설에서 DNA repair 치료 하는 거 보니까 쏠쏠해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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