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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감소 이해하기1

얼마만의 포스팅이냐.. ㅋㅋ 감개가 무량하구먼...
에버노트에 밀린 책과 영화/공연들이 즐비하단 말이다...
도대체 왜 그동안 포스팅을 안/못 했을까? 책읽을 시간, 공연 보러 다닐 시간은 있어도 포스팅할 시간은 없었더란 말이지... 지금도 연휴 끝자락 울면서 포스팅한다. 이렇게 연휴가 긴데, 보고서 쓰다가 세월이 다 저물 줄은 미처 몰랐다구 ㅜ.ㅜ
 
일단 오늘 정리할 책은,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나미비아 사막에서 읽었던 책인데 이제야... ㅡ.ㅡ
일단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많으니 핵심 요약 정리부터...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사이언스북스, 2014

 

폭력과 관련한 역사적 경향 6가지:

1) pacification process - 수렵채집 ~ 농경 사회, 도시, 정부가 나타나기까지 
2) civilizing process - 중세~20세기 (warriars to courtiers - due to leviathan & gentle commerce),
3) humanitarian revolution -17-8세기 계몽주의 (볼테르 "those who can make you believe absurdities can make you commit atrocities") - 읽기쓰기, 문자 혁명으로부터 비롯된 연민의 확장! (다른 이의 관점으로부터 세상을 볼 수 있게 됨 - 리딩은 perspective-taking technology!), 도덕은 복수심에 가득찬 신에 의해 명령되거나 책에 쓰인 자의적 규제 셋트가 아니며, 특정한 문화나 부족의 관습도 아님. 이것은 포지티브 섬 게임에 세계가 제공하는 관점과 기회의 상호 교환가능성의 그 여파 - 바로 이런 점에서 이성이 중요
4) long peace - 2차 대전 이후 
5) new peace - 냉전 종식 이후, 6) rights revolution - 1950년대 이후
 

폭력을 부추기는 우리 내면의 다섯 악마:

1) predatory or instrumental violence (practical, exploitative) 
2) dominance,
3) revenge,
4) sadism,
5) ideology - 유토피아 이데올로기가 제노사이드를 초래하는 이유는, 이것이 치명적인 공리주의적 계산을 하게 만들고 (유토피아에서는 모두가 영원히 행복하기 때문에 그 도덕적 가치는 무한함!), 말끔한 청사진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 때문 (그래서 일탈은 용서되지 않고 전체주의로 나아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4인방:

1) empathy (sympathetic concern),
2) self-control,
3) moral sense,
4) reasons
 

폭력 감소에 기여한 다섯 가지 역사적 힘:

1) leviathan ( a state & judiciary with a monopoly on the legitimate use of force - law is better than war 홉스에 의하면 분쟁은 이득 predatory raids,  안전 preemptive raids, 평판 retaliatory raids 세 가지에 의해 발생하는데 리바이어던은 공지성과 무력의 독점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음),
2) commerce (postive-sum game, "gentle commerce - doux commerce"),
3) feminization 
4) comsmopolitanism,
5) escalator of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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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 인간의 폭력과 잔혹함 묘사에 너무나 후덜덜....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게 그로테스크하고 공포스럽고 잔인함. 하지만 렛츠고 시간탐험대에서 유머코드로 언뜻 드러나듯, 아름다운 목가적 과거 따위는 없음. 일상적 폭력과 되도 않는 위계, 잔인성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 않을 수 없다고.... 나는 이런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나미비아 사막 캠프 사이트에서 읽었단 말여... ㅜ.ㅜ
 
특히 성서의 잔혹함은 ㅋㅋㅋㅋ 그래서 폭력에 대한 감각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람들이 성경에 나온 잔혹한 스토리를 분리하여 일종의 도덕적 상징, 메타포로만 받아들이면서 실질적 규범은 보다 현대의 원칙에 따른다는 지적에 격하게 공감. 나쁜 거는 다 메타포와 비유로 해석하고, 오늘날에도 받아들일만한 도덕적 규범들만을 성서의 가르침으로 인식하면서 종교의 효용과 가치를 논하는 거 보면 참 편리하다 싶음.  사후적으로 설명 안 되는 게 없는 전지전능한 하느님 ㅋㅋㅋ 그런 거 나도 해보고 싶네
 
"since they cannot defend a  belief based on faith by persuading skeptics it is true, the faithful are apt to react to unbelief with rage, and may try to eliminate that affront to everything that makes their lives meaningful" 이거 너무 절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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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절 slavic  사람들이 하도 잡혀서 노예가 되었던 것이 slave 의 어원이라는 사실 식겁... 국가(리바이어던) 없는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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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전반적 감소에 대한 경향성은 부인할 수 없어보이나, 최근의 두 차례 세계대전이 과연 아웃라이어로 취급되도 되는지는 심하게 의문...  그 두 개를 빼면 최근의 폭력은 매우매우 감소한 것이 사실이나, 너무 명명백백하고 규모가 대빵인 아웃라이어가 과연 아웃라이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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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사회계급 사이에서 관찰되는 연관성은, (최소한 오늘날) 엘리트와 중산층은 법적 시스템 안에서 정의를 추구할 수 있는데 비해 낮은 계급은 '자조'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동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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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오해와 달리 1) 폭력은 도덕과 정의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행위자가 도덕과 정의를 추구하기 때문에 발생. 또한 2) 폭력은  정신질환 때문에 생기는 것이 결코 아님 (분노조절 장애가 진짜 아무 데서나 폭발하는 게 아니라 만만한 상대 앞에서만 폭발하는 한국의 상황을 보라구 ㅜ.ㅜ). 3) 낮은 사회계급이 절대적 필요에 의해 폭력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며 상처입은 자존감에 대한 감정적 분노가 더 큰 역할. 특히 젊은 흑인 남성들이 살고 있는 곳은 실질적으로 법적 체계, 리바이어던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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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폭력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freakonomics의 추론, 즉 낙태시술이 합법화되면서 잠재적 범죄자들을 낙태해서 90년대 폭력이 줄었다는 가설을 반박하는 건 좋은데 (가장 리스크 낮은 집단이 실제 낙태 시술했고 고위험군은 오히려 서비스 이용하지 않았다), 뭔가 인종주의와 보수주의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위태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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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불안하고 맘에 안드는 부분은.. 이데올로기에 대한 평가와 모든 폭력을 동일 선상에 놓는 것. 이를테면 분할통치로 갈등이 조장되었던 식민지 민족국가들이 해방 직후 '식민모국-선진국' 이 철수한 이래 내전에 빠져드는 게 해방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 때문임? 리바이어던이 사라지고 아직 미개해서??? 1차 대전 즈음 민족자결주의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nation 이라 할 만한 실체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그저 이데올로기 일 뿐이라고 지적하지만, 반/식민지에서 차별을 경험해본 인도나 조선, 중국 입장에선 정말 어이가 없는 발언 아닌감?. 민족자결주의로 민족이 호명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가 민족/국가 범주를 통해 착취와 수탈을 제도화하면서 오히려 민족이 생겨난 거 아닌가 말여.... 조선 사람들이 뭐 그렇게 애국애족심이 있었겠냐구.. 임진왜란 때 왜구보다 양반들 때려잡은 거 보면 알잖여? 하지만 일제 지배가 공고화하면서, 정체성을 기반으로 차별과 수탈이 일어났고, 그래서 운동도 그렇게 만들어진 거잖아.... ㅡ.ㅡ  아자씨 해석에 의하면 후발 민족국가들의 투쟁은 모두 헛짓이 되어버림. 게다가 사회주의가 국제주의 시각에서 전쟁에 반대한 것도 모르는지, 무시한 건지.. 그저 예외적 사례로 취급함. 사회주의는 악의 근원이니까 전쟁에 반대할 리가 없다는 겐가??? ㅡ.ㅡ
 
게다가 제국주의 국가들이 마구 그어놓은 국경선이 비논리적이지만 그래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형적인 status quo ... 없는 의미도 만들어내서 현존 질서를 정당화하다니... 피식민국가 내부의 갈등이 제국주의에 의해 촉발된 것은 안중에도 없고, 사람들이 미개해서 한줌도 안 되는 자원낭비하며 헛짓한다고 생각함.... 
 
전후 가장 치명적인 갈등으로, 미친 지도자가 있었던 중국, 한국, 베트남의 공산주의 레짐을 꼽다니, 다 참고 살아야 했던 거구나. 베트남 민중들도 민족해방 투쟁이고 뭐고 하지 말고.... 심지어 호치민을 North Vietnamese dictator 라고  표현함.. 와...
 
폭력이 좋을리는 없지만...  사회정의 같은 가치를 훼손해서라도 무해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면 좋은 걸까? 난 정말 동의가 안 됨. 
심지어 미국 남부의 흑인과 백인, 점령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사람들, 아파르트헤이트 남아공에서의 흑인들처럼 서로 불신하고 경멸하는 이들도 제노사이드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고 함. ㅋㅋㅋ 이미 천천히 제노사이드 했잖여... 이걸 말이라고 함? 직접 폭력만 아니면, 폴 파머가 이야기한 구조적 폭력(structural violence) 등은 우습다는 건가... 하아.....
발전 국가 내에서 국내 테러리즘은 사라져 가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보라고.. 여전히 현존하고 있지 않냐고 이야기하는 데 나 뒷목 잡았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서 테러 자꾸 일으켜서 오히려 그들에 대한 공감이 전부 사라지고 테러를 없애겠다는 의지만 키웠다니.. 난 아닌데??? 심지어 팔레스타인 자살 폭탄에 대해서는, 남은 형제들이 신부를 살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이 주어져서 그의 희생이 재생산 관점에서도 뜻있게 만든다는 해석도 함...  그리고 내세에서 해피밴드에 조인할 가능성이 늘어난다고...  
 
심지어 잘못된 위험 인식이 정책에 악영향 미친 사례로 스리마일 섬 이야기함. 실제로는 아무도 안 죽었고 암 발생률도 증가 안 했고, 오히려 원전 개발이 억제되면서 지국 온난화에 악영향만 끼쳤다고 이야기함
 
뿐만 아녀. 인본주의 혁명의 폭력 감소 효과를 뒤집은 '낭만주의' 운동 중 하나로 사회주의를 지적함. 그 이전 어느 이론보다 냉정하고 이성과 합리성에 충실한 이론이었는데 이를 낭만주의 운동으로 분류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해.. ㅡ.ㅡ
20세기 대량 학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공산주의 ㅋ 심지어 히틀러도 그 영향을 받음 (왜냐, 국가사회주의니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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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와 심리학의 층위가 다르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실감함.
예컨대 히틀러가 없으면 홀로코스트가 없을 것이라는 해석에는 동의하기 어려움. 물론 홀로코스트처럼 괴랄한 형태의 극단주의는 카리스마 리더의 영향이 크다는 데 동의하지만, 독일 제국주의에 대해서 과학기술/산업자본의 팽창, 만연한 우생학과 인종주의에 대한 정치경제적 분석 없이 미친 놈 하나 때문으로 해석하는 건 너무 한 거 아님???  
그리고 특이하게도... 이데올로기에 의한 폭력의 광품을 다루면서 인도네시아나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벌인 우파들의 난동은 언급하지 않음 ...  그저 사회주의가 원죄임... 
 
전쟁/폭력 설명 위해 회귀분석 결과들 차용한 것도 너무 웃김. 개인 수준에서 폭력이 감소한 것은 이해 하겠으나, 국가 수준에서 폭력이 감소한 것을 정치경제 없이 심리적 요인으로 과연 설명할 수 있나? 이건 전형적인 원자론적 오류 아님? 자본주의 성장과 제국주의 수탈, 전쟁이 아닌 구조적 폭력 그 자체에 대서는 너무나 모른 척..
 
"통계에서 놀라운 점 중 하나는 흥미진진한 일들, 이를테면 즉각 독립, 천연자원, 혁명적 마르크스주의, 선거 민주주의가 폭력으로 인한 사망을 증가시킬 수 있고, 지루하게 들리는 것들, 예컨대 효과적인 법집행, 세계경제에의 개방, 유엔평화유지군 등이 이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임"
찰스 틸리 영감님은 이데올로기가 불평등을 적용하고 모방하여 영속시키는 도구이고 그 과정에 강압으로서의 폭력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단 말여. 그런데 핑커는 아무런 배경도 없이 이념이 폭력을 초래한다고 주장함. 왜? 그냥 미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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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국가의 통제기능이 약하고 저개발 상태인 국가들에서 폭력/전쟁 발생하는 게 그래도 부국과 빈국 모두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낫다는 논리는 정말 미친 게 아닌가 싶음.  선진국에서 전쟁 발생하면 데미지가 더 크니까... 응응응?? 이거 너무 공리주의 나쁜 사례 교과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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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이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인종적 적대감을 재도입할지 모른다는 과도한 두려움 때문에 nature-nurture 대조에서 지나치게 nuture 로 경도되었다는 지적에 동의는 하면서도 뭔가 아슬아슬... 인간 본성에 관한 정치화된 부정은 인간 본성에 관한 특별히 어두운 이론을 전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배신하게 된다는 지적에는 물론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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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남성에게도 좋다네.. 대개 여성이 정부와 전문진에 더 많이 포진하는 국가일수록, 근로소득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여성들이 배우자 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낮음. 또한 보다 개인주의적인 문화일수록 (사람들이 스스로의 목표를 추구할 권리를 가진 개인으로 느낌), 집합주의적으로 분류된 국가들보다 (사람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느끼고 공동체의 이해가 스스로의 것보다 선행한다고 생각하는 곳) 가정 폭력이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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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동권리에 대한 발상 전환의 중요한 계기로 루소 등장함. 원죄에서 원초적 무지로 프레임을 전환함 (그런데 자기 애들 갖다버리는 건 뭐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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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공포에 기반한 폭력은 그야말로 인간 폭력의 카탈로그에서 매우 신비로운 위치 ㅋㅋㅋ 왜냐하면 이는 가해자가 아무 것도 얻을 게 없기 때문.
하지만 아니여, 핑커 아자씨가 한국의 반동성애 기독교 또라이들을 못봐서 그럼 ㅋㅋ 하느님의 나라를 지키겠다는 열망, 가족과 자녀를 지키겠다는 열망, 혹시라도 성적 응시와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남성들의 미친 피해의식이 엄연히 존재하잖여... ㅋㅋ 이건 실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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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 혁명의 외적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에 돈을 걸으라면 아이디어아 사람의 이동성을 높인 기술에 걸겠다는 말.. 에 나도 동의
 
 
그럼 하나씩 살펴볼까나? --- 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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