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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금지... 희망을 찾아서...

사람과 '가치' 문제에 천착한다는 점에서 보건학이라는 학문분야에 투신하게 된 것을 나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해왔다. 이러한 믿음이 변한 건 아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연구자로서의 자괴감이 큰 적은 없는 듯... ㅡ.ㅡ 학문적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나 할까..... #. mb 집권 이래 데자뷰 현상의 경험이 일상화되고는 있다지만, 10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88CC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에 참으로 난감했다. 2년 전, 뻐꾸기와 함께 한국 여성노동자 건강권 운동을 논문으로 정리하면서, 우리는 이를 중요한 사례로 다루었다. 투쟁과 연대를 통해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노동안전보건의 영역을 확장시킨 하나의 이정표 운운하며... 그런데, 논문의 종이가 바랠 틈도 없이, 다시 처음 그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도대체 뭘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자괴, 당혹... #. 약 3년전부터 자살 문제를 탐구하는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왔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오리무중인데다, 절대반지를 떠안은 호빗마냥 점점 더 '직시'하기가 어려워진다. 한 발 떨어져 문제를 해석할 수 있는 emotional detachment는 오히려 약화... 더구나 최근 일어난 일련의 죽음들은, 도대체 '인간의 조건'이라는게 무엇인지, 내가 여태까지 탐구해왔던 것의 성과가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인간 고통에 대한 깊은 연민이 나의 동력이라고 스스로를 도닥여도 해결되지 않는 이 무기력이란... #. 좌절할 권리마저도 감정적 사치라는 생각이 드는 아주 기이한 시절에... 고통과 절망이 아닌, 희망과 행복의 조건을 탐구하는 그런 연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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