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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주의자가 되어볼까나..

달이 차면 기우는 법이고, 모순이 극대화되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세상 이치...

 

민주노동당의 현 상황을 이렇게 해석하기로 "결심"했다.

마치 네그리와 하트가 전지구적 자본주의 "제국"에서 전지구적 저항의 희망을 보았듯이 말이다. 흑.. 이게 과연 말이 되는 해석인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몇 가지 단서들은 있다. 

 

1. 과거 주사계열 (자칭) 활동가들이 뉴라이트 라는 기기묘묘한 이름으로 귀순 용사 생쑈를 펼치는 바람에, 운동권 내부에서나 알려져 있던 그들의 지난 활동 작풍들이 만방에 공개되고 있다. (한겨레 21 한홍구의 역사 이야기 : '뉴라이트'는 품성을 갖춰라)

 

 

2. 민주노동당에서 일어난 상식에 반하는 일련의 사건들 (편의상, 최고위원 선거부터 정리해보자)

 

1) 듣도보도 못한 최고위원 셋팅 선거 : 아.. 나는 정말 놀랐다. 특히 여성위원 4명이 단체로 고스란히 당선되는 걸 보고, 그들의 "통큰 단결"에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다.

2)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국보법 투쟁 : 질병과 굶주림 때문에 OECD 국가에서 어린이가 죽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내걸고 싸웠건만, 최고위원들은 보안법 철폐(? 과연) 단식 농성에 좀더 열심이었다. 거창한 당위성 말고, 그들이 왜 그리고 보안법 철폐에 매달리는지 본심을 보여주었으면 싶었다. 거기다 당원 게시판이 그리도 뜨거운데 사무총장은 왜 거기에 답변 안하고 생뚱맞게 오마이뉴스에 "의원단에게 섭섭하다"는 인터뷰는 했는지.. 한동안 당 소식은 오마이뉴스에서 제일 먼저 알려주더라. 

3) 이론과 실천 편집장 교체를 둘러싼 잡음 : 편집장이야 바뀔 수도 있는거지. 하지만 교체 사유라는 것이 참으로 많은 상식있는 인간들을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나는 정말 저들의 어줍잖은 "지도" 관점이 맘에 안 든다. 뭘 안다고 당원들에게 "올바른 지도"를 하려 하는지...

4) 여성당직자 폭행자들에 대한 중앙 당기위의 징계 철회 소문(?) : 이 또한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중 백미라 할 수 있다. 음주운전하다 걸린 교수가 그동안 사회에 기여한게 많다고 풀려나는 거나, 운동권에 헌신해왔다고 당기위에서 제명을 철회해주는 거나... 똑같이 웃긴 일이다. 당이야말로 관습법에 얽매이지 말고, 실정법에 근거에서 이 사건을 처리했음 하는 바램이 있다.

5) 출근부 논란 : 기왕이면 퇴근부도 만들어서 시간외 근무수당도 챙겨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들이 학교 일 안하고 연구 때문에 자리를 비운다고, "근태 철저" 공문을 연신 내려보내는 나의 일터가 그래도 당보다는 나을까? 

6) 비정규직철폐본부 설치 부결 : 작금... 이 문제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 "민주"와 "노동"을 말하는 당에서 말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운동, 철학, 진보 뭐 이런 거창한 용어를 떠나 "상식"에 반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사코 "정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속내를 감춰왔지만, 이제 감춰지지 않는 상황이 왔다. 정파적 이해를 고려하지 않고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희안한 상황들이 줄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원들의 위기 의식은 거의 임계점에 이르지 않았나 싶다. 역시나 승리적 관점에서 이러한 당원들의 반발을 "종파적 행위"로 해석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지만 말이다. 

 

 

그리하야...

지난 최고 위원 선거 후, 오히려 잘 되었다. 이 기회를 냉정한 평가와 심판의 기회로 삼자...며 나를 위로(?)했던 후배의 말대로, 나도 "승리적 관점"을 지니기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휴거가 이르기도 전에 이들의 전횡 때문에 애꿎은 평당원과 민중들만 상처 입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무척이나 아프다. 이미 내 손을 벗어난(??) 부시의 만행을 지켜보는 것보다, 소위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여겼던 당의 이러한 행로를 지켜보는 것은 훨씬 더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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