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연재] 동네 상점가 탐험! #1 C-LOVER

안녕하세요! 빈집의 장기투숙자 다객(茶客) jachin 성재 입니다. :)

 

최근 빈집에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차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술을 못하는 체질이라 술 대신 사람들과 편하게 마시고 나눌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차를 많이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커피도 잘 마십니다. 커피를 파는 곳이 있다면 한 번 씩 들러볼 정도이니까요. 빈집에 와서 보니, 이사 온 느낌이 들더군요? 상점가도 근처에 몇 군데 있어서 동네 상점가를 한 번 씩 찾아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집에 오시는 분들이시라면 자기 동네처럼 푸근한 동네라고 생각하시면서 오시는게 좋을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동네를 돌다가 눈길이 닿는 곳을 가보았습니다. 시장 골목의 입구에 자리한 C-LOVER!

C-LOVER 전경

왠지 묘한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왼쪽엔 포장마차, 미용실, 방앗간 등등... 오른쪽엔 과일 상점. 무언가 시장 한 가운데에 고급 카페가 앉아 있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외부 테이블, 메뉴판까지 있습니다. 살짝 앞으로 가서 메뉴를 보았는데 Breakfast Set Menu 더군요. 커피와 샌드위치. (왠지 시장하고 안 어울리는 메뉴!!!) 이런 카페가 동네에 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만, 놀랍네요. 시장 입구에 있다니. 그것도 시장 가게들과 함께 있다니!!!

 

그래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나른한 오후, 에소프레소 한 잔으로 정신 좀 차려볼까 하고요. 왠지 가게 분위기로는 털 덮수룩한 아저씨가 하는 가게일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C-LOVER 사장님과 메뉴판의 모습

 

왠걸요. 여사장님 이셨습니다! (헛! 의외야!) 아무래도 칠판에 그래피티를 즐겨하는 사장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 뒤에 있는 메뉴판도 칠판입니다. 혹시 사장님은 미술을 공부하셨던 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면서 '에소프레소'를 주문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바에 앉아서 후다닥 먹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무심결에 들어와서 앉으라는 사장님의 권유에 안으로 들어와 앉아 버렸습니다. 문쪽을 바라보고 앉을 수 있는 1인 테이블. 아마도 사장님의 전용석이 아니었을까요? 손님이 오길 기다리면서 밖을 보는... 왼쪽 아래에 냉장고가 보입니다. 안에는 베이컨과 햄, 바게트, 생수, 탄산음료, 위에는 약간의 야채들과 과일, 치즈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아아... 왠지 '꿈에 그리던 카페'를 운영하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에소프레소를 만들기 전에 원두 글라인더에 갈아서 직접 에소프레소를 내려주셨습니다. 바리스타 수업을 받으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처음엔 조그만 에소프레소 잔이 나올 줄 알았는데...

 

C-LOVER 에소프레소! 3000원

 

앗, 플라스틱 쟁반위에 레귤러 찻잔, 그리고 버터쿠키가 같이 나왔습니다. (버터쿠키는 무척 달고, 부드럽습니다.) 쟁반을 통째로 주시는 사장님의 센스! orz

 

자리가 약간 불편해 보였는지 편한 자리에 앉으라면서 안쪽 자리를 권유해주셨습니다. (괜찮았는데...) 사장님과 지인인듯한 분이 서로 대화를 하시느라 딴 눈 파시는 사이, 가게를 휘~ 찍어봤습니다.

 

앉아 있던 자리위의 꽃병, 벽의 장식품

 

벽에는 여러가지 장식품이 눈에 띕니다. 멋진 디자인의 티팟(Tea-Pot)과 찻잔들, 디자인 소품들. 테이블 위에 촛대 대신, 차를 따뜻하게 데울 때 쓰는 고체연료 초가 놓여있네요. ^^;; 튤립을 꽂아두시는 것으로 봐선, 가게에 무척 공을 들이시고 계신가 봅니다. (그런데 왜 식탁보는 구겨져 있었을까요... T-T)

 

내부 모습

 

안쪽에는 화장실이 있고, 4인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2개 있습니다. 8 명 내외의 인원이 회의를 하려고 가면 딱 맞는 크기의 카페랄까요? 작은 카페는 주인의 개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라 무척 좋습니다. 오른쪽 위의 그림도 칠판입니다. 저 그림도 그리신 걸까요?

 

아기자기한 소품과 맘씨 좋은 사장님. 편안한 분위기라 오래 있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에소프레소를 후다닥 마시고 자리를 일어나려는 저에게 사장님이 '벌써 가게요?' 라는 말을 하십니다. 아마도 카페의 반응이 안 좋은 것일까 걱정하셨나봅니다. 차 맛에 대해 정직하게 알려달라고 말씀하셔서 정직하게 말씀드렸더니, 다음엔 더 맛있게 만들어주시겠다고 하시네요. 다음에도 또 갈께요. ^^; (빈집이 시끄러우면 이곳으로 대피할지도...)

 

첫 가게가 카페라서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시겠지만, 왠지 안이 잘 안 보이는 카페가 제일 안이 궁금하지 않던가요? 장을 보러 시장에 오시면 이 카페를 보시게 될 것 같습니다. 빈집 방문자 분들께서도 이 카페 안이 궁금하시다면 차 한 잔 하러 가세요. ^^ 차 말고도 주스도 있습니다. 게다가 가게 이름이 C-LOVER 라서, C 가 컴퓨터 언어 C 를 의미한다고 느꼈던 저로서는 C언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만... Coffee 의 약자겠지요? ^^;;; 중의적인 의미의 가게 이름도 맘에 듭니다.

 

다음엔 어디로 가볼까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