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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5/30 열사추모대회, 노무현의 죽음, 추수주의, 자유주의, 초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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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8
    5/30 건설에 주의해야 할 태도들(1)
    김산

5/30 건설에 주의해야 할 태도들

앞선 저의 글에서 저는 대체적으로 상황을 옳게 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점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어 이를 다시 정리하고자 합니다.

 

제가 저의 상황 파악을 옳게 보고 있었다는 것은, 크게

 

(1) 5/30 대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의 맥락, 즉 노무현의 죽음이 현 정부의 정치적 타살이라고 생각하는 광범위한 반이명박정서가 현재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불만과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탄압에 대한 반감들과 맞물리면서 추모기간이 끝나는 금요일 이후로 상황이 매우 급격하게 변할지도 모르는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본 점

 

(2) 그런 상황에서 진보세력이 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5/30 대회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점 (물론 저는 대회 성공이 집회 성사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경찰 탄압으로 집회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데 짓눌려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3) 자유주의 세력이 현 상황을 보수/ 반보수의 구도로 가지고 갈려고 하고 있으며, 대중의 분위기가 쉽게 그 같은 분위기에 이끌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진보세력이 노무현의 죽음에 대하여 무비판적으로 추모하는 것은 추수적인 태도라는 점

 

(4) 이런 상황에 대하여 계급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상황의 유동성 즉 반이명박 정서가 자동적으로 반보수로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의 상황의 유동성을 지나치게 계급으로 구별하려할 경우 오히려 운동의 확대를 가로 막을 수 있는 초좌적 태도가 될 수 있다는 점.

을 지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몇가지 점에서 불명확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  자유주의 세력의 정세 분석이 위험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초좌파적 태도에 대한 비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 초좌파적 태도를 보이는 일부 개인들이 운동의 확대를 위해 개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옳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런 오류는 대중매체 분석에 무게를 실다보니, 상대적으로 운동 내부에 대한 분석을 소홀히 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2004년 탄핵반대 운동에 대한 당시의 급진 좌파의 고민들이 2009년 오늘 상대적으로 더 거대한 대중의 자유주의자 노무현에 대한 추모의 물결속에 완전히 파묻혀 버린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홀로 답답해 하는 나머지,  추상적인 정치적 공세 강화를 주장하는데도 이를 비판하지 않고 지나쳐 버린 것입니다.

 

두번째로 저는 민주노총의 조직적 조문을 비판하고 5/30 집회 건설에 힘을 실을 것을 주문하는데 무게를 두다보니(민주노총은 조직 노동자의 투쟁을 이끌 수 있는 현실적 지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진보진영 내 중간주의 세력이 보여주고 있는 추수적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못한 것입니다. 예컨대 진보신당의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추모사는 노무현 집권시절 신자유주의, 아류 제국주의 정치와 국가 탄압으로 목숨을 잃거나 고역을 치룬 선진 노동자들의 아픔에는 눈감아 버린 결과를 초래했는데도, 이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세번째로 쌍용자동차 투쟁의 현상황을 외피적으로 평가하고 노동자 투쟁의 자신감만 강조를 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화물연대에 들어 닥치는 사용자와 정부의 탄압을 보지 않고, 휴업만에 초점을 둔 채 이를 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만 치부한 것은 정당한 평가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번째로 금요일과 토요일의 상황의 유동성을 정확히 보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은 상황의 유동성을 강조했을 뿐, 사실 이 상황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개입하여야 하는 것이냐에 대한 주장이 없었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유동성 자체를 읽는 것은 현 상황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것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요일과 집회 당일을 유동성에 맡겨 버린 채 안주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경찰 탄압으로 모든 것이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가정의 무게에 짓눌려 있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즉, 어떤 집회든 모든 집회가 불법 집회로 간주되는 상황에서 (심지어 시민의 자발적 추모 집회라 하더라도) 그 같은 가정이 부당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맞는 유연함을 가지고, 서울 도심 이곳 저곳으로 산개하는 것이 아닌 방법으로, ( 가능한 ) 행진과 집회를 성사시키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는 있었습니다.

 

다섯번째로, 북한 핵 문제를 단순히 정권의 위기탈출의 호기로만 여겼던 것은 전체 상황 인식에 많은 허점을 보일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북한 핵문제에 대하여 미국과 현 정부의 책임을 비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함께 강조할 필요가 있었으며, PSI 가입에 대한 비판을 진보진영이 비판하여야 한다고 말해야 했지만 이를 적절하게 제기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의 유동성에 진보진영이 추수적이지 않고 초좌적이지 않은 태도로, 운동과 대중을 결합시키기 위한 노력을 의식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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