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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지금 바로 투쟁에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 지금 바로 투쟁에 나서야 한다.

 

역사에는 "시간"이란 것이 있다. 역사에 "느림"과 "빠름"이 존재하며, 그것이 "교차"되는 때가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계급 투쟁이 항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급 투쟁의 발생 조건을 자본주의적 착취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적 착취는 자본주의가 멸망하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착취자에 맞선 피착취자의 저항은 원치 않아도 불가피한 것이다.

 

그런데 그 같은 점 때문에 피착취계급의 저항이  매우 일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심하게는 다원주의 세계에서 보았을 때, 이해관계의 단순한 충돌들의 연속적인 현상으로 보이며, 따라서 새로울 게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의 역사를 펼쳐보라. 시간은 매우 늦게 움직이는 듯 해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면서 계속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느 한 시기의  피착취자들의 저항만 놓고보면, 정지 화면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계급투쟁의 긴 시간에서는 결코 작은 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 예컨대 1987년의 6월, 7,8,9월, 22년전 오늘이 그랬다. 그리고 2007년 그 뜨거운 여름도 그랬다.

 


그런데, 그 시간에 맞춰 빠르게 움직여야 할 노동계급의 조직이 시간에 맞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민주노총은 노동계급의 조직이다. 한국사회에서 노동자의 이익을 앞세우며 투쟁하는 조직으로 그 면모가 부끄럽지 않는 조직이다. 그 대의원들의 계급 의식은 투철하며, 민주주의와 노동계급의 이익의 방어에 전투적이다. 그런데 그 지도부가 버스 떠난뒤에 손을 흔들 준비를 한다면 되겠는가.

 

작년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때를 돌이켜보자. 당시 지도부는 "축구"에서 "야구"로 전환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자체 동력이 안된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상황은 점점 민주노총에게 자신감을 실어주고 있었으며, 민주노총은 준비된 조직부터라도 파업에 들어갈 것을 독촉하며 이명박 정부를 압박할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일정대로 분위기를 몰아가 국회 개원 날짜에 맞춰 강도높은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국회는 지금 현재의 상황에서 열릴 수도 없고 열려서도 안된다. 한나라당은 국회독재를 시도할려들지도 모른다. 그것이 위험한 수인줄 알면서도 말이다. 이명박은 국회를 무시한 채 정치강공을 시도할 것이다. 그에게 경제살리기라는 키워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지배자들이 스스로 자초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들은 여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더 강도높은 공격을 할 것이다. 실제 지금 그렇게 하듯이 말이다. 그들은 작년 촛불의 교훈을 뼈속에 새긴 자들이다.  생활정치냐 정치생활화냐 논쟁이 이는 동안 저들은 운동의 싹을 자를 궁리를 해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후통첩은 오히려 더 놀랍다. 화물연대 파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쌍용차 파업이 하루 빨리 확대되어야 하고, 제조사 노동자들의 부분파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후통첩이라니? 지난 5월 정부대화 요청 후, 임 위원장은 스스로 말했다, '조합원들에게 욕얻어가며 대화하려 했다'고, 그런데 지금도 욕 얻어먹을 각오하며 무언가를 또 기다리고 있어선 안된다.

 

노동조합의 현재의 투쟁 돌입이 어떤 점에서는, 노동계급의 이해를 반이명박 쟁점으로 모두 수렴시킬 수 없기에 생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노동조합의 경제주의적 이해관계에서 핵심적인 명분이 된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그 동안 비정규직법 입법 저지를 위해 2004-2005년 전국 총파업을 주도했으며, 한미FTA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주도했고,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투쟁에서 운송거부 투쟁을 벌였으며, 이라크전쟁에서는 이라크로 가는 전쟁물자수송기의 운항을 거부하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투쟁은 모두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투쟁들이었으며, 민주노총이 민주노총다운 조직이 되는 투쟁들이었다. 그것은 노동계급 뿐만 아니라 피지배 전체의 이익을 위한 투쟁이었기 때문이며, 그것은 불가피하게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을 담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분노를 통제하려는 것은 노동계급 조직의 몫이 아니다. 노동계급의 조직은 분노를 조직하고 이를 자본주의 착취계급을 향해 폭발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대화나 명분 쌓기 보다, 곧바로 투쟁에 돌입하여야 한다. 지금 시간은 빠르게 가고 있다. 여기서 이 시간에 맞추지 못하는 것은 심할 경우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런 역할을 맡았던 개혁주의 조직들의 역사는 이미 우리에게 충분히 쌓여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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