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10년을 보내고' 앨범을 들었다. 테이프는 고등학교 때 사놨을 건데, 음, 이 앨범은 사고나서 몇 번 들어보질 않았다. 4집이나 모음하나를 줄창 들었다. 그 때 맘에도, 10년을 보낸다는 표제어에서 청산이라는 느낌이 들어 꺼려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랬던 게, 지금은 노래들이 참 좋게 들리네.. 헛헛..

 

듣다보니, 몇가지 장면들이 떠올랐고, 그 때와 지금은 몇발짝 쯤일지 또 재어본다. 눈물을 참을 수 없을 때 화장실에 들어가 쏟고 나오던 걸, 지금은 제자리에서 쏟는 만큼 걸어왔을까.. 선뜻 거리를 재지 못하고 빙빙 돌아본다.

 

그 날.. 새 날.. 먼 훗날..

언젠가 반드시 올거라고 믿었던 그 어느 날.. 사실은 그 어느 날이 오는 종말의 순간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어느 날에 대한 꿈이 영원한 것일테지만, 그걸 구분할 수 있을만큼 섬세하진 못했고, 내가 꿈꾸는 어느 날이 노래에 담겨 있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오월이야기'가 흘러나오고서 이미 실금이 간 마음에, '그날이 오면'이 이어지니 버틸 재간이 없다. 이런 살인적인 곡 배치라니... '오월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애. 의식하며 들어본게 처음이겠지? 그날이오면이 전태일 열사 추모곡이란 걸 알고 나서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를 버리고 가마..가 떠올라 힘들어진다.

 

mms://211.215.17.148/song/nochatsa/album10th/nochassa_10_08.a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