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능숙하지 않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헤메고 있다.
페페 에스코바의 글보다 제임스 페트라스의 글 번역이 왜 더 난감한지 생각해봤다.
페트라스의 글에는 그가 만든 개념어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그 개념어를 번역하는 것은, 그 맥락적인 의미에 상응할 만한 한국말을 새롭게 지어내야 하는 일이다.
반면 에스코바의 글은 대개 누군가 먼저 만들어 놓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번역어가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페트라스의 문장은 깔끔해서, 문맥이 막히는 곳은 많지 않은데, 단어를 고르는 게 여간 골머리다.
이를테면, clan-class 라는 말을 계속 쓰고 있는데, 난 이걸 어떤 단어로 번역해야할지 고르지 못하고 있다. 구글링을 해봐도, 페트라스가 이번 글에서 처음 사용한 듯하다. 자본주의 임노동관계의 계급이 아니라, 대물림되는 세습계급이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음..
시간이 여유로우니, 이렇게 하고 있지,
원....;;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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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십니다 -ㅅ-
어렵지여... 한국어 최곰.....-_-
이번 번역글은 초큼 재미가 없데요ㅎㅎ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서 그럴 거구만요 ㅠ
나름 이런 글들이 계속 나오면
아랍사회구성체 논쟁이 될 수도 있을 듯 하오만..
clan-class는 씨족계급이라고 번역해야합니다. 아랍의 가족제도는 원래 대가족제이고 같은 조상과 관습을 가지고 한 지방에 모여살고 있는 무리는 전부 씨족입니다. 씨족은 국가에서 가장 원시적인 기초형태입니다. 페트라스가 중동에 대해 씨족계급이라는 말을 사용했다면, 한국의 재벌이나 아프가니스탄의 군벌처럼 그 지방에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지적하는 걸 겁니다. 아랍은 계급의 공유단위가 서방의 핵가족이 아닌 씨족이라는거죠.
네.. 고맙습니다ㅋ
부족-계급, 부족에 기반한 계급 등으로 번역 했습니다..
문맥 상으로 임노동 관계에서 형성된 노자계급이 아니라, 전근대적인 신분제 사회가 그대로 자본주의에 이식된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아랍의 자본주의도 동아시아 자본주의 만큼이나 1세계와는 다른 경로를 거치고 있고,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할 듯 합니다..
저도 원문을 확인하려고 봤는데 원문 링크가 깨져서 확인하지 못했지만 부족은 tribe기 때문에 부족계급과는 다른겁니다. 하하. 부족은 씨족보다 더 큰 범주거든요. 그런데 아랍이 씨족이나 부족에 기반한 사회라는건 사실 이 지역의 현대화나 민주주의에 좋은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를테면 한국에서도 영남인은 무조건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지지했고, 지역성을 극복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사실 한국 좌파들은 이 문제를 간과한 경향이 있습니다. 아랍에서는 씨족의 누군가가 다른 씨족의 일원에게 살해당하면 무조건 씨족 전쟁에 돌입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자신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씨족, 부족, 종파에 속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파키스탄의 한 부족사회는 아직도 강간을 당한 여자는 자살해야합니다. 한 부족사회가 같은 도덕관념을 공유하고 여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그 사람은 무사하지 못합니다. 분명히 이것은 문제입니다.
더우기 계급은 씨족 단위로 공유되기 때문에 부족사회는 계급으로 나뉩니다. 그래서 부족계급이 아니라 씨족계급이라고 해야합니다. 하하. 꼬투리잡아서 미안해요~~~
http://arab.jinbo.net/node/50
원문은 여기에 있고, 다시 읽어보니 아무래도 씨족이 더 맞는 것 같네요..ㅋ
지적해 주셔서 고마워요 ㅎㅎ
요즘 번역을 왕성하게 하고 계시네요?
이사간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셨군여. 냐하~
그런데 제가 위에 써놓은 이 부분 정정합니다.
"같은 조상과 관습을 가지고 한 지방에 모여살고 있는 무리는 전부 씨족입니다. "
아무래도 이 정의는 씨족이 아니라 부족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씨족이란 부계혈족, 즉 아버지의 형제들의 자식들과 그 아내들과 그 자식들과 그 아내들과 기타등등을 말하는 것 같거든요.
여담이지만, 페트라스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페트라스를 민중주의로 분류하는데 민중주의는 꼬뮌주의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죠. 꼬뮌주의가 모든 낡은 관계를 해체하려는 운동인데 비해, 민중주의는 말 그대로 민중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죠. 그런데 저는 기본적으로 민중이란 보수적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보수적이란 말은 지금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고 하는 속성을 가리키는 것이지 부정적인 뜻은 없습니다. 얼마전에도 여기서 어떤 분과 경찰에 대한 입장에서 약간 대립했었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피지배계급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동자들이 자본을 증식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고 해서 매도할 수 없듯이, 경찰이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활동하는 것을 매도할 수 있겠냐, 더구나 지금처럼 경찰노조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얘기가 길어졌지만, 페트라스의 경우에는 2009년 이란 선거 후 벌어진 투쟁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는데 그 이유가 투쟁이 벌어진 곳은 테헤란 같은 대도시이고 그들은 중산층, 엘리트들이고, 이란의 대다수 민중은 아마디네자드를 지지하기 때문에 그 투쟁에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거였어요. 저는 이런 것이 페트라스의 민중주의적 관점이라고 생각해요. 현재의 이란에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고 그 과업을 성취할 수 있는 세력이 누구냐라고 했을 때 저는 비선출직 성직자들로 구성된 이란의 혁명위원회가 진보를 가로막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산층이 그들을 몰아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하하..
번역은 십년은 해야 숙련노동자가 된다고 하더군요. 저나 청님이나 (^0^) 올챙이들이지만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합시다.
또 봐요~~~
정치적인 입장이 이런 부분에서 좀 다른 것 같아요..ㅎㅎ
전 페트라스의 기본적인 입장과 분석틀에 동의하는데, 공산주의라는 게 자본주의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게 아니라고 알고 있거든요. 많이 회자되는 말 처럼 공산주의는 어떠한 형태를 갖지 않고, 현실의 모순을 지양하는 운동 그 자체이기도 하구요.
변증법도 '모순을 지양'한다는 뜻에서 혁명적인 거고, 이건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이미 있는 것을 파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에 맞물려 '자본주의'가 어느 날 뿌리 없이 생겨난 게 아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천년 만년 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는 게 역사적 유물론이구요. 역사를 가진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거고, 마르크스가 밝히려 했던 자본주의의 역사성은 자본주의가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의 분석처럼 초역사적인 체제가 아니라 중세 봉건제로부터 이행해온, 그래서 필경 다른 체제로 이행(변화)할 '역사적'인 체제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점을 대입해볼 때 사회주의 혹 공산주의 또한 자본주의 안에서 발생할 것이고, 자본주의가 이행한 체제일 것입니다. 사회주의 혹 공산주의는 시대에 따라 여러 형태로 존재할 수 있고(예를들어 중세 기독교 공산주의 같은), 공산주의라는 어떠한 형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시기 공산주의는 이 자본주의의 모순 속에서 만들어지는 공산주의일테구요.
민중 혹 대중은 양가적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한 순간에는 혁명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체제를 내면화시켜 살아가니까요. 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 세상이 바뀐다면(공산주의는 필연이 아니니까요.) 그 민중의 힘으로 바뀔 것입니다. '세상'이 바뀐다는 건 몇몇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물질적인 모든 조건이 바뀌는 것이니까요. 이건 민중을 무조건 믿는다는 게 아니고, 민중을 계몽하겠다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가능성을 미리 봉쇄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세상이 바뀌는 것은 '만약'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란의 상황들을 잘 몰라서 페트라스의 당시 입장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기가 어렵네요..ㅋ
전 거의 모든 단어를 일일이 사전 찾아가며 번역하려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네요.. ㅎㅎ 요즘 시간이 많으니 느긋하게 하고 있지만요.
네, 또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