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회이겠지만 내게 적당하지 않은 역할들을 맡게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한 친구가, 너무 잘났다고, 누가 옆에서 같이 하겠냐고 그랬는데 많이 찔렸다. 옆에서 떠나간 사람들이 남긴 말들이 떠올랐는데, 다 비슷한 말이었다. 소위 대중운동적인 자세가 나에겐 너무 부족하다. 노력을 안한 건 아니지만, 애초, 이 역할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그려본다.

 

어떤 정답지가 있어 모두가 그것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애초에 기질이 같지 않은 사람이 모여사는 세상이고, 거기에서 일반화된 해법을 찾는 시도는 추상적인 접근일 뿐이다. 서로 다른 역할 속에서, 어느 역할이 중심에 자리잡고, 어느 역할이 주변화되는, 그런 분리를 경계하면 되지 않을까. 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소진시키고 있는 것 같아 아깝기도 하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로 기여하면 좋겠는데..

 

어쨋든 떠나간 사람들이 계속 떠오르고, 돌이켜보면 내 탓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와 별개로, 나의 허영, 공명심이 일을 망치는 것이기도 하다. 나를 드러내려는 욕심 때문에. 잘하고 싶은 욕심에,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주위 사람들을 못견디게 하는 것이다.

 

모든게 내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