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거기타

노트북을 팔아버리고,

기타를 샀다.

 

성음 글로리아.

훗.

2011/09/17 08:12 2011/09/17 08:12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_ 박민규

한 친구에게, 파릇한 연인이 선물해준 책을 가로채서 먼저 읽었다.

 

 

핑퐁, 카스테라 같은 이야기가 있을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이거 로맨스소설이었다.

글이 박민규스럽지 않은 느낌.

연애소설로는 괜찮았는데, '박민규 작가'로서는 잘 모르겠다.

극적인 사건은, 정말 아무런 개연성이 없었고

감정의 흐름은 단면적이다.(그저 좋다, 밖에 없다.)

 

 

- 무슨 생각하는 지 알아. 하지만 쟤는 진심이야.

 

이런 거 좋다.

 

어떤 순간을 지키기 위해 도망가는 것,

그것을 쫓아가는 것,

이해하고 공감한다.

 

읽으며 어떤 연애가 떠올랐고,

그 찬란했던 시간들이 고마워졌다.

 

 

그리고 자우림 샤이닝이 흘러다녔다.

 

 

 

 

소설에 몇 번 나오던, 슈베르트 가곡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

 

 

 

 

 

 

성문 앞 우물가에,
보리수 한 그루 서 있네
그 보리수 그늘 아래서
나는 그리도 많은 단꿈을 꾸었지.
나는 그 보리수 가지에다
그토록 여러 번 사랑의 말을 새겼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나는 언제나 그 보리수에게,
나는 언제나 그 보리수에게 갔었지
 
나는 오늘도 깊은 밤을 지나
떠돌아 다녀야만 했네,
그때 어두움 속에서도
나는 눈을 감았지.
그리고 보리수 가지들이
쏴쏴 소리를 내며,
나를 부르는 것 같았네:
친구여, 나에게로 이리 오게나,
친구여, 나에게로 이리 오게나,
 
차가운 바람이
내 얼굴로 바로 불어 닥쳤네;
모자가 벗겨져 날아가 버렸지만,
나는 몸을 돌리지 않았네.
지금 나는 그곳으로부터
여러 시간이 걸리는 곳에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쏴쏴 소리를 듣고 있네:
자네는 거기에서 안식을 찾을텐데,
자네는 거기에서 안식을 찾을텐데

 

성문 앞 우물가에,
보리수 한 그루 서 있네
그 보리수 그늘 아래서
나는 그리도 많은 단꿈을 꾸었지.
나는 그 보리수 가지에다
그토록 여러 번 사랑의 말을 새겼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나는 언제나 그 보리수에게,
나는 언제나 그 보리수에게 갔었지
 
나는 오늘도 깊은 밤을 지나
떠돌아 다녀야만 했네,
그때 어두움 속에서도
나는 눈을 감았지.
그리고 보리수 가지들이
쏴쏴 소리를 내며,
나를 부르는 것 같았네:
친구여, 나에게로 이리 오게나,
친구여, 나에게로 이리 오게나,
 
차가운 바람이
내 얼굴로 바로 불어 닥쳤네;
모자가 벗겨져 날아가 버렸지만,
나는 몸을 돌리지 않았네.
지금 나는 그곳으로부터
여러 시간이 걸리는 곳에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쏴쏴 소리를 듣고 있네:
자네는 거기에서 안식을 찾을텐데,
자네는 거기에서 안식을 찾을텐데
[출처] 슈베르트- 보리수|작성자 바오

 

성문 앞 우물가에,
보리수 한 그루 서 있네
그 보리수 그늘 아래서
나는 그리도 많은 단꿈을 꾸었지.
나는 그 보리수 가지에다
그토록 여러 번 사랑의 말을 새겼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나는 언제나 그 보리수에게,
나는 언제나 그 보리수에게 갔었지
 
나는 오늘도 깊은 밤을 지나
떠돌아 다녀야만 했네,
그때 어두움 속에서도
나는 눈을 감았지.
그리고 보리수 가지들이
쏴쏴 소리를 내며,
나를 부르는 것 같았네:
친구여, 나에게로 이리 오게나,
친구여, 나에게로 이리 오게나,
 
차가운 바람이
내 얼굴로 바로 불어 닥쳤네;
모자가 벗겨져 날아가 버렸지만,
나는 몸을 돌리지 않았네.
지금 나는 그곳으로부터
여러 시간이 걸리는 곳에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쏴쏴 소리를 듣고 있네:
자네는 거기에서 안식을 찾을텐데,
자네는 거기에서 안식을 찾을텐데
[출처] 슈베르트- 보리수|작성자 바오
2011/09/11 18:38 2011/09/11 18:38

보는거고백

일본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데, 볼 때마다 불편한 느낌이 있다.

추격자, 황해 같은 한국영화에서 느껴지는 어떤 게 있듯,(한국느와르의 어떤 교본이 만들어진 것 처럼)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일본영화에서 종종 느끼는 어떤 게 있다.

그 어떤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재주가 없어서 막막하네..

 

스포일러 잔뜩.

 

 

 

 

//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 중 다른 이의 죽음에 가담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쿠라미야만 빠질까?

누구는 복수를 위해, 누구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누구는 따돌림 당하지 않기 위해,

누구는 다른 사람의 꾀임에 빠져, 온갖 비틀림 속에서 죽고 죽인다.

 

마음이 약한 자가 그보다 더 약한 자에게 상처입힌다.

상처입은 자는 견디거나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는가.

 

타인에게 온갖 고통을 안기지만, 자신이 입는 상처는 조금도 견딜 수 없는

자의식과잉의 군상들-

이런 관계 속에서 생명은 무게가 있을 턱이 없다.

생명의 가치는 미리 주어진 게 아니라 관계 속에서 결정되는 것이니까.

모두 관계 속에서 죽은 것이기도 하다. 얽히고 비틀린 관계.

실상, 전쟁이든 사회적죽음이라 일컬어지는 어떤 죽음이든 영화에서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영화는 이런 이야기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갱생은 지옥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그리고 장난이라고 말하며 영화가 끝난다.

폭탄설치가 장난이라는 건지, 갱생이 장난이라는 건지 이중적이지만 어느 편이든 해결되는 건 없다. 아무것도 교정되지 않았다. 그저 다 같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일 뿐.

 

죽음 앞에서 삶이 피 한방울 값보다 못해지는 상황이 분명 현실에 존재하지만, 

하지만 그렇게 죽으면서도 무엇인가 남기려는 노력으로 역사는 움직인다.

그래서 모든 죽음이 비극은 아니다. 살아남은 자를 비췄을 때 비극일 수 있다.

 

우중충한 하늘이 중간중간 끼워져있다.

OST 듣고 싶다. 노래가 radiohead 스럽다고 생각했는데, radiohead 노래 맞다.

 

 

 

 

//

일본영화를 일반화시켜 조금 더 적자면,

과잉되어 있다.

감정도, 상황도, 모든 게 과잉되어 있다. 이게 좀 힘들다.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가벼운 척 하려는 게 과잉되어 있기도 하다.

(한 번 일본영화, 과잉이란 검색어로 검색해보니, 뜻밖에 일본영화와 드라마는 감정이 과잉되지 않은 게 장점이라는 글이 있네..)

과잉시켜야 미세한 차이를 섬세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절제 속에서 섬세함이 더 드러나지 않나..

 

고백을 보면서 배틀로얄도 떠올랐다.

배틀로얄..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는 알겠지만, 그 부풀려진 상황이 기괴했다.

일본 멜로 영화도 거의 보지 않는데, 그 과잉된 사랑의 감정에 이입이 잘 안돼서다.

하지만.. 평소 눈물 쭉쭉 빼는 신파도 어지간히 잘 보니,

단순히 감정의 과잉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것 같은데,

암튼 뭔가 묘하게.. 마음에서 어긋난다..

2011/09/11 09:28 2011/09/11 09:28

듣는거이것은

핸드폰을 뒤지다 보니

4월 30일에 녹음된 파일이 있다.

(정말,정말, 경고!! 저와 같이 노래방 가본 사람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듣지 마세요)

 

 

 

 

 

아아..

무심코 들었다가 전율이....

이게 정녕 내 목에서 나오는 소리란 말인가....

 

 

 

 

 

 

 

 

 

 

이건 뭐..

아아아..

 

음..

2011/09/09 17:21 2011/09/09 17:21

지나간다2011/09/07

어느새, 겨울 냄새가 난다.

2011/09/07 23:12 2011/09/07 23:12

칼의 노래 _ 김훈

소설 한 가득 울음으로 가득찼다.

임금도 울고, 백성도 울고, 울음투성이다.

 

죽어야 산다, 살아도 죽는다-

이런 선택을 염두에 둘 수 있는 건 누구였을까?

결국 종이 한켠에 이름이라도 남길 수 있는 사람을 몫 아닌가.

 

적군에게 붙잡히든, 아군에게 붙잡히든 노역을 당하는 때, 무엇이 죽음이고 무엇이 삶인지를 물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울음 속에서도 삶은 계속하게 하는 이유가 있을텐데, 김훈은 그것을 쓰지 않는다.

지난 번에 읽은 남한산성에서도 그랬다.

삶은, 생존은, 본디 이유가 필요없는, 본능처럼 타고나는 것일 뿐일까.

그렇다치면 더더욱, 그 본능을 거스르는 것은 소수의 특권이다.

그래서 애닳프면서도 짜증이난다.

 

죽어야 사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죽음은 김훈처럼 염세적인 죽음은 아니다.

2011/09/06 22:23 2011/09/06 22:23

지나간다2011/09/06

나에게 별로 확신이 없는 사업을 하려니,

사람들에게 해야할 연락도 미루고,

해야할 일도 미루고,

가슴만 답답해 한다.

 

어디서 고리가 잘못 꿰어졌을까 되짚어보니,

결국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이걸 잘 기억해놓고, 반복하지 않아야할텐데,

아아..

2011/09/06 17:27 2011/09/06 17:27

빛 _ 김곰치

김곰치 작가의 글 중 처음 읽어본 글이다.

 

읽고나니 아리송하다. 뒤편의 해설을 보고나니 더 아리송하다.

 

읽으면서 화자인 남자의 태도와 말들을 견디기 힘들었다. 정연경이 어떤 느낌이었을지 충분히 상상이 된다. 거북한 마음을 꾸역꾸역 참으면서, 이런 못난 중생 하나의 면면을 보여주려고 쓴 것일까 추측해봤다. 하지만 소설은 인간적 예수, 역사적 예수, 보편적인 하느님에 대한 화자의 일방적인 주장들만 늘어놓은 채 끝나버리고 말았다. 해설을 보니, 여자(정연경)에게 문어는 음식이지만, 남자에게 문어는 생명이라며 기독교와 예수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오, 마이, 갓이다.

 

정말? 저 시껍한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자는게 이 소설의 내용이라고? 저렇게 있는 척, 아는 척 하지만 찌질한 밥상머리 파시스트에 불과한 인간에 대한 비꼼이 아니라? 차라리 정연경은 어느정도 속마음 보이게 행동하고, 상식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인류다. 동정녀 마리아를 믿는다 해서 죄를 짓는 건 아니잖아.

 

그런데, 내가 소설 속 화자에게 이렇게 분개하는 건, 내가 비슷한 이야기를 똑같은 태도로 한적이 많이 있기 때문인데, 아우, 그게 떠오를때마다 머리털까지 오그라들면서 바닥에 스며들고 싶다. 내눈에 아무리 맹목적으로 보인다해서, 그게 내가 알고 있는 예수를 오히려 모욕하는 것으로 보인다해서, 그렇게 깔보고 무시할 권한이 있는 건 아니다.

예수를 인간으로 칭하든, 용서받지 못할 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영혼의 독을 없애고 싶든 어찌든, 그 싹퉁머리 없는 태도부터 고쳐먹지 않고 주저리주저리 예수와 사랑과 용서를 얘기한들 가당키나할까. 소설 속 화자같은 인간의 입을 통해 역사적 예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예수를 모욕하려는 심산이 아닐까 싶어진다. 바울로신학, 교회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지만, 정작 화살은 예수 자체에게 겨눠지고 있는 게 아닌지..

 

그래서 생각이 드는게, 화자나 정연경이나 둘다 예수/기독교/종교의 테두리 안에 결박되어 있는 중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지도 싶다. 마음으로 만나지 못하고, 속살이 닿지 못하고, 온갖 나뭇잎들로 둘러싸여있는, 아담과 이브. 이런 외피를 사람에게 뒤집어 씌워놓은 게 대체 무엇이냐 - 그게 단지 기독교라는 종교일 뿐이냐.

 

 

아, 하지만, 이 작가, 너무 진지하게 예수와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 너무 아리송하네...

2011/09/03 10:37 2011/09/03 10:37

2011/08/31 꿈

 

산 속 깊은 곳에 어떤 건물이 있다. 세로로 길쭉한 건물이다. 원룸은 아닌데, 생활하는 공간이 있다. 한 층에 방 하나씩 정도? 그게 여러층 쌓여있다.

난 중간층 혹은 거의 꼭데기 층에 있다. 돌을 들고 휘두르다 실수로 누군가의 머리를 때렸는데 그 사람이 죽었다.(아, 좀!!! ㅠ) 꿈 속에서 당황하면서,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합리화하고.. 시체를 어떻게 숨기고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현장을 피한다. 건물 밖은 키큰 나무들(반지의제왕에 나오는 걸어다니는 나무만큼이나 큰)이 엉켜있다. 그래서 햇볕이 못들어오고 어둡다. 시간이 밤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밤은 아닌 것 같다. 빛이 있지만 닿지 않는다.

 

그리고 무슨 교실로 장소가 바뀌었다. 나는 교실에 있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교실 두개를 오가는데, 사람이 죽은 것도 신경쓰이고, 뒤쪽에 앉아 집중하지 못한다. 중간에 교실을 나온다. 

 

//

새벽녘, 내내 뒤척이며, 설쳤다.

 

자꾸 시체를 치우는 꿈을 꾼다.

올해만도 몇번째지..

매번 상황은 다른데, 내 행동은 비슷하다.

내가 죽였건 어쨋건 처리해야할 시체들이 있고, 난 전전긍긍 막막해하면서 시체를 처리한다.

(아, 정말, 이게 뭔말이래니 -_-)

시체를 놓고 도망가지도 않고, 내가 죽였노라고 어디 가서 자수하지도 않고,

매번 시체를 어떻게 숨기고 처리할까 끙끙댄다.

 

이거 왜 이런대니..........

그동안은 별로 주의깊게 생각안했는데, 오늘은 깨고나니,

비슷한 상황과 비슷한 행동이 꿈속에서 반복된다는 게 떠올랐다.

이 꿈들이 현실에서 벌어지면 너무 끔찍할 것 같다.

ㅠㅜ

 

내가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니야...ㅠㅜ 엉엉엉

2011/08/31 12:36 2011/08/31 12:36

지나간다2011/08/28

몸이 어느 한계치 이상 피곤하면, 되려 잠도 잘 안오고, 낑낑거리게만 된다.

 

자꾸 해야할 일이 생긴다. 파주의 중식. - 연달은 질문들이 있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아서 미룬다. 끝없는 게으름. 당췌 끝없음으로 가득찬 삶. 

2011/08/28 18:48 2011/08/28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