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환구시보사설]일본과 한국이 미국에 '보초' 서는 대가는 엄청날 것

미·일·한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가 8월 18일(현지 시각) 무대에 올랐다. 언론에 따르면 3국 정상은 각각 양자 및 3자 회담을 하고, 이날 밤늦게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하루 일정도 안 되는 이번 정상회의는 ‘캠프데이비드 원칙’과 ‘캠프데이비드 정신’이라는 두 가지 성과 문서를 만들어 내고, 그중 ‘캠프데이비드 원칙’은 공동성명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표되어 미·일·한 협력을 지도하는 총방침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17일 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각국은 여전히 최종본에서 ‘중국을 묘사하는 정도’에 대한 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21세기 3자 관계’를 만들 것이라는 미국 측의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의례적인 언사에서 세부 사항으로 들어갔을 때 각 측의 이견은 숨기지 못했다.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을 하나의 끈으로 묶어 외교·군사·경제적으로 중국을 억제하는 체인을 만들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의 말처럼 미국 측의 노력이 “그들의 이익을 희생하는 대가를 치르지 않을 것”임을 한일 양국에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바이든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직면한 도전 중 하나이다. 이 말은 매우 예술적 표현인데, 번역하면 미국이 어떻게 일본과 한국을 흔들어야 그들이 기꺼이 국익을 포기하고 ‘신냉전’의 최일선에서 미국을 위해 ‘보초’를 서게 할 수 있느냐이다.

 

이 거래는 전혀 계산하기 어렵지 않다. 미국의 의지대로 미·일·한 3각 구도가 만들어지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칠 전망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우선 3국 안보협력은 북한을 직접 겨냥해 한반도를 ‘압력솥’으로 만드는 셈인데, 한국이 가장 먼저 안보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의 소위 ‘확장억지력’이 한국에 진정한 안전을 가져다줄 수 없다는 것은 수십 년의 경험에서 증명되었다. 둘째, 미국은 과학기술의 ‘안보 강화’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어떻게 미화해도 동북아시아에서 어렵사리 구축한 경제 및 무역 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은 높다. 워싱턴의 도면에 따르면, 가장 먼저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한일 양국 기업이다. 동시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호황도 상처로 인해 갈라지게 되며, 심지어 더 넓은 지역을 부패시키고 감염시킬 수 있다.

 

한·일 양국의 현재 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결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또한 이러한 행동이 중국 및 기타 지역 국가들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일단 너무 세게 나오면 해당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해치는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어떻게 언급할지에 대한 3국의 태도에는 분명한 온도 차가 있다.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서울 측은 이번 회의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으며, 논란이 많은 ‘대중국 투자 규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것이 국익에 절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서울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환기하고 싶은 점은, 도쿄와 서울은 이 문제에 대해 절대 요행 심리를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안보적으로 미국과 긴밀히 묶이면서 동시에 경제·사회 발전에서 아-태 번영의 ‘동풍(東風)’을 빌릴 수 있는 ‘완벽한 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한·일 정책 입안자들이 일시적인 ‘대미 외교 성과’에만 매달린다면, 다른 것은 차치하고 그들의 오늘의 결정은 일본과 한국에 대대손손 영향을 미칠 것이며, 향후 수십 년간 두 나라의 발전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국 후손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번영과 안정 모두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8월 17일 한국 대통령 집무실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성과물을 공개하면서, 이날이 “한·미·일 협력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아마도 회의에 회의적인 국내 인사들을 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우려하는 바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가 바로 동북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인데, 이는 한국 측이 말하는 ‘분수령’이 아닌 기존의 동아시아가 이견과 논란을 극복하고 평화와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던 곳에서 이견과 논란을 증폭시키는 진영 분화와 대결로 전환하는 분수령이라는 사실이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신냉전으로 가는 호각을 불어댈 것이라는 이 같은 우려는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더욱 강해졌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이(캠프 데이비드 회담)는 바둑판 위의 중요한 한 수”라고 했다. 이를테면 미국이 큰 바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은 누구와의 대결을 가상하고 있는가? 누가 또 미국에 의해 바둑돌로 올려지고 있는가? 어떤 말은 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이미 알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여 취한 이 ‘중대 조치’는 수동적으로 휘말리는 모든 당사자에게는 큰 위험이 된다. 안보 난에 빠진 유럽이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결과를 초래한 전철에서 보듯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지향하는 ‘목적지’는 사실 동아시아가 피해야 할 큰 함정이다. 오늘 반색하면서 캠프 데이비드로 달려간 한일 정상은 조만간 이런 구덩이를 밟은 결과에 대해 느끼게 될 것이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