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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극 - 공장의 불빛

공장의 불빛은 99년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에 들어가서 드디어 실체를 보게 된 작품이다. 공장의 불빛을 보기 전에 한두레와 극단 현장 등 노동극을 해온 극단의 작품에서 부터 현장 문화패의 집체극을 봐도 아직까지도 쉽게 볼 수 있는 극의 양식의 탄생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극의 구성에서 공간을 배경으로 한개인의 조건, 그 현장의 사람들과의 관계, 문제들, 또는 대립을 현장의 일상사를 통해 보여주고, 사장이나 권력의 음모를 드러내는 장을 거쳐, 투쟁을 벌이고 패배하고 해고당하는 사람들..그러나 다시 새로운 결의로 이어진다.(이제는 너무 전형화 되어서 좀 식상한 감이 있지만.)

표현에서 대사보다 노래의 가사로, 춤으로 갈등, 해결 방법, 주인공이 염원하는 것들을 보여준다.
공장씬(?)에서 사람과 사람이 엮어서 기계가 돌아가는 것을 표현하는 첫출발을 이 공장의 불빛에서 봤다. 아...여기서 ,한두레의 78년에서 시작했구나..아하...아하..그랬구나를 연발했다.

워낙 오래된 비디오 테잎인데다가 복사에 복사를 거듭해서 흑백화면속의 사람들이 흔들흔들하면서 유령 같았지만, 아직도 그 감동은 여전히 남아있다.


개인적으로는 서정적인, 슬프면서도 예쁜 '공장의 불빛'과 민요의 느낌이 강한 '두어라 가자', 뮤지컬 같이 주고 받으면서 부르는 '야근'을 가장 좋아한다.


아래는 단체에 들어가서 야심차게 노동문화 잡지를 만들겠다고 시작해서 예산이 확보가 안되어서 3권 내고 멈춘 월간 [노동문화]에 실었던 은진언니의 글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노동문화를 복간하리라..전의를 잃지 않고 있다..흐흐흐..그 언젠가는 언제일지 모름..)



공장의 불빛(78~79)


1. 김민기의 인사말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2


2. 편지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3


3. 교대/사고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4


4. 작업장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5


5. 야근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6


6. 공장의 불빛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7


7. 음모/선거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8


8. 두어라 가자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59


9. 이 세상 어딘가에 1.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60


10. 아침바람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61


11. 이 세상 어딘가에 2.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1662


 

민중성의 체득과 노래의 한계를 뛰어넘는 예술성,

노래극 [공장의 불빛]

 

이은진


내가 대학을 입한한 84년은 소위 말하는 유화국면이 시작된 해였다. 학내에 주둔하던 기관원들이 철술를 한 것이다. 그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대중적 공간이 열렸다. 집회도 할 수 있었고, 공연도 할 수 있었더ㅏ. 처음으로 하는 공연 준비를 위한 합숙에서 처음으로 들은 테이프 [공장의 불빛]. 입학 초기에 배웠던 '공장의 불빛'이라는 노래는 무처 여리고, 고운 노래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단지 그 노래의 느낌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동안의 어떤 책이나 세미나보다 더 큰 충격적인 느낌이었다.

 

민중가요 역사에서 아마도 최초의 테아프라고 보여지는 [공장의 불빛]은 78년에 먼저 노래극이라는 양식을 놓고 테이프로 제작하여 보급한 후 79년에 그 테이프를 틀어놓고 한두렐르 중심으로 춤과 극으로 형상화하여 비디오로 제작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70년대 후반의공연작품들이 대게 그러했듯이 동일방직사건이라는 노동운동에 있어서의 중요한 사례에 입각하여 본격적인 노동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이것은 김미기 초기 작품이 갖고 있는 지식인적 낭만성과 현실도피적인 한계를 뛰어 넘어 민중현실로 접근하려는 작품 경향의 변화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카세트 테이프라는 곱제매체를 이요하고, 뒷면에 반주를 실음으로써 소집단들이 활용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중적 확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그 당시 [공장의 불빛]은 노동현장의 현실과 고민을 반영하였다는 점과 구체적이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는 악곡과 가사로 크게 화제가 되었고, 그 후의 여러 작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 테이프는 일반 음악 테이프들처럼 단순히 어떤 주제를 가지거나 각각 다른 노래를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전체가 하나의 통일성을 가진 작품으로 되어 있다는 특징이다. 즉, 노래가 가지기 쉬운 추상성과 메시지 전달의 취약성 같은 장르적 특질을 극적 요소로 보완 하였고, 공연에서는 춤을 통해 내용과 정서를 전달하오 있다. 그러면서도 여타 노래극에서 삽입되는 노래나 단편적인 배경음악처럼 노래가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래들의 엮음, 그 자체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갈등구조를 만들어 내는 형식이다.


그래서인지 음악 역시 독자적으로 불려질 말한 서정곡 서너곡을 제외하고는 단독으로는 불려지기에는 다소 어려운 노래들로 대사를 노래가사로 처리하고, 서로 다른 입장을 그에 맞는 악곡의 변화로서 명확하게 들어오게 하여 일반 노래와는 다른 형식을 보여준다.


70년대 민중가요가 의도적인 창작물 없이 수용자들의 목적의식적인 수용과 재창작에 의해 형성되기 시작하여 입에서 입으로 보급되었다면, 그야말로 목적의식적으로 창작하고 보급을 하기 시작한 80년대의 민중가요를 열어가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서 [공장의 불빛'.


또한 현재 다시 보더라도 음악과 춤, 극이 통일적으로 구성된 노래극으로 그 감동의 깊이와 시사하는 바 또한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화질이나 음질이 보관상태에 따라 무척 집중해서 봐야하는 아픔이 있지만 그러한 자료가 남아있다는 것은  우리 노래운동사에 무척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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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가지 단순조립공...

아침에 눈뜨자마자 왜 이 꿀꿀한 단순조립공이 생각났는지..모르겠지만..혼자서 처량맞게 부르다가..우울해졌다..
그래서...여기 찾아온 인민들 다 꿀꿀해지라고..다양한 버젼의 단순조립공 버젼을 소개한다...


1. 노동자노래단, 총파업가 1집. 88년

    노래듣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전이다. 지금은 초등 아이들과 국악을 보급하는 창작작업을 하고 계시는, '끝내 살리라'의 가수 김애영 선배가 부른 것으로 노동자노래단(김호철 선배가 만들었고, 나중에 예울림과 합쳐서 꽃다지가 탄생하게 되었다.) 총파업가 1집에 실린 것이다.
워낙 김애영 선배 노래가 폐부를 치고 들어가는 목소리여서 테잎이 낡았는데도 불구하고...생생한 느낌이 있다. 꽃다지 10주년 기념공연에서 라이브로 '끝내 살리라'를 듣게 되었는데 전율이 온몸을 타고 내려가는 것 같았다.



 

 

 

 

 

2. 소리사랑(성균관대 노래패), 해방의 산하 2집.--연도미상


음..오래된 LP판을 듣는 기분으로..들으면 좋을 듯...
목소리도 저음이라..아주 꿀꿀해진다..듣고 있으면..
(링크가 하나밖에 안걸리네..쯧..)


노래듣기..주소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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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천민중문화운동연합, 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 89년

좀 세다...듣다가 나는 일찍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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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739



4. 노래야 나오너라. 89년

혜경언니가 노동의 새벽을 부르는 창법이랑 비슷한데..
속에서 꾹꾹 쌓아서 끌어낸다고나 할까. 깡마른 사람이 부르는 느낌.

노래듣기..주소 클릭!!


http://bob.jinbo.net/album/down.php?table=albumpiece&no=625








 


 


5. 아우성, 성남 노동자 노래패 (년도 미상)
5가지 버전중에서 제일 심심함..그래도 기념으로 들어주시길..

노래듣기..주소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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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우산

노래듣기

여름날 굵은 빗방울 내리면
어느 처마밑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달려올 그대의 머리위
활짝 두팔 벌려 그 비 막아줄 나

가을날 젖어드는 가랑비 내리면
버스 정류장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머리위에 책을 얹고 걸어올
당신을 위해 내몸을 펼칠 나

이비 다 개고 맑은 세상 오면
깊은 신장속에 세워져 잊혀지더라도
다시 어려운 날 오면
누군가의 머리위에
내몸을 펼쳐 가려줄 꿈을 꾸네

겨울날 궂은 진눈개비오면
노란 가로등 아래 그대를 기다리며
코트깃을 세우고 움추린 그대
그대 얼굴앞에 환희 펼쳐질 나

이비 다 개고 말간 하늘 보면
잊혀진 채 전철좌석에 홀로 남아도
다시 어려운 날 오면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내몸을 펼쳐 가려줄 꿈을 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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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그림을 자세히 보면

 

샤갈 전시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갔었다.

작품 수도 많고...이래저래 재밌는 전시였다.

그림을 유심히 보다보니 샤갈은 자신의 그림 구석구석에 뭔가를 숨겨넣었다.

어떤 그림에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신이 아주 작게..

지금 위의 그림 '도시 위에서'의 왼쪽 하단에 작은 덩어리 같은 것이 보일 것이다..이것이 무엇이냐? 전시를 다녀온 사람은 알 것이다..흐흐..

야경꾼 같은데...쪼그리고 앉아서 엉덩이를 관람자를 향하고 있는 상태이다..즉...변을 보고 있는 장면이다..

전체를 한번 보고 다시 구석구석 다 뒤지면서 봤더니..완전 숨은 그림 찾기였다...

엄마와 꼬마는 그림을 보면서 꽃다발 속에 숨겨진 닭, 염소 같은 것을 찾을 때마다 지르는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샤갈이 제아무리 유명해도...놀이감이다..통쾌하다..흐흐...또 한참 꼬맹이가 발견하는 숨은 그림을 나도 쫓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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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10주년 나의 10주년

[공연을 준비하는 꽃다지]

꽃다지 10주년 행사에 대해서 조금씩 얘기를 듣기 시작한 것이 벌써 2년도 넘었다.
올해 드디어 준비에 들어가면서 내심 꽃다지 10주년을 다른 단체와 활동가들이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판을 열었으면, 기꺼이 다들 응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그렇게 하기에는 조금 힘이 부쳤는지, 이전의 꽃다지에서 활동했던 선배들과 현재의 꽃다지중심으로 행사가 정해졌다. 공연이 준비되고 있는 과정을 보면서 내심 이런 걱정이 들었다. ‘만약 과거를 추억하는 것으로 공연이 끝이 난다면 그건 실패인데.’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 ]

공연 당일날. 음반가판을 하면서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았다.
30대이상과 10대~20대의 비율이 반반, 일요일에는 장기파업장의 노동자들이 같이 했다.
이렇게 참가한 사람들의 구성만으로도 성공을 했다는 예감을 했다.

[공연 시작이다]
단결투쟁가로 시작해서 ‘한번더’로 끝을 맺고 앵콜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승리의 역사, 진군의 역사’로 끝을 맺었다. 40여곡으로 구성된 3시간이 넘는 공연.
그래서 지루했냐고? 과거의 회상, 추억만 건드렸냐고? 30명이 꽉찬 그 무대는 나의 작은 걱정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예전 꽃다지에서 노래하던 가수들의 목소리가 살아서 현역 꽃다지 가수들과 화음을 이뤄 관객들에게 날아들었다.
그게 당연하다고? 천만에 말씀. 출산이라도 한번 거치면 목소리는 변한다고 한다. 그리고 삶이 변하면 감정도 바뀐다. 생각이 바뀌면 노래를 부르는 마음도 바뀐다.
생각해보라, 그 무대에 서겠다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숱한 시간을 고민하였을 것이다.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개인 가수인 사람들은 자기의 색깔과 생각이 담긴 자신의 노래가 음반으로 나와있다. 그것을 포기하고 3시간여의 무대에 여러 목소리중 하나의 목소리만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현장에서 직장에서,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몇 년씩 살면서 가수라는 이름을 접었던 그 선배들은 내가 정말 그 자리에 서도 되나, 목소리가 나오기나 할까, 정말 부끄럽지 않을까. 결정하기까지 자신을 쪼개고 쪼개어서 들여다 보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꽃다지가 해체하고 추억공연을 한다면 모르지만, 현재진행형인 꽃다지의 이름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일부러 그렇게 짠 것처럼 노래를 따라부는 내 머리 속으로 나의 어제, 오늘, 내일이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과 다르게 머릿속에서는 차분하게 순서대로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상호작용하면서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났다.
처음 운동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새겼을때 어린 대학생이었던 내가 밤마다 스트레오도 안되는 고물라디오로 ‘누가 나에게 이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민들레처럼’을 주먹쥐고 부르면서 울곤 했었고, 사람에 상처받아 눈물흘릴때 ‘행복한 인생’을 부르며 견뎠다. 따르던 선배들이 졸업할 때 ‘내일이 오면’을 불렀고, 내가 졸업할 때 혼자서 ‘다시 떠나는 날’을 부르지 않았나.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내 사람이 분리되었을때 못견뎌하며 ‘단결투쟁가’와 ‘동지’를 중얼거리며 미친 듯 불렀다. 그리고 전업활동가가 되어서 내 삶과 함께 했던 노래를 만들었던 이들과 함께 일하게 되고, 또 그들의 활동이 내 힘이 보태기도 하는 순간들을 살고 있다.
서른살을 코앞에 두고 20대 초반의 찬란한 꿈들이 다시 떠올라서 지금 사는 모습이 그때의 생각에 반추해서 제대로 살고 있는지 자꾸만 불안해지는 요즘인데, 도저히 반성해도 끝이 없어져서, 못났다 싶어 혼자 슬프고 겁도 나서 술한잔 홀짝홀짝 마셨는데....
‘나, 참 행복하네. 틀리지 않게 살았네. 또 그렇게 살아야지. 우리 편이 이렇게 많은데. 하나도 안무섭다. 근데 내가 정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으이씨발..“ 울다가, 웃다가, 욕도 같이 섞여 나온다.
혜경언니는 시작부터 끝까지 울었다고 중얼거렸다. 꽃다지의 10년의 역사는 자신의 역사였다고. 대학을 때려치우고 아남정밀에 들어가 노조를 만들고 위원장도 하고, 또 무너지는 모습을 봤으며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노문교협 활동을 하며 창조와 보급을 만들었지, 그리고 쉬면서 해솔이 키우다 보니 교육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다시 밝은공동체의 교사로 활동하면서 대안학교, 노동문화활동가 자녀들의 교육문제, 교육에서의 노동문화운동의 결합을 시도하는 고민을 현실화하기 위한 구상을 하고 있는 언니의 10년여의 생활.
그곳에 늘 함께했던 노래들을 마치 자신의 얘기하듯 흘러나왔을 것이다. 현재진행형의 그 노래들 말이다.
낮은 목소리로 화음을 맞추듯 따라부르던 웅얼거리는 관객의 노래소리가 정말 문화적인 충격처럼 가슴에 새겨진다.
공연 몇일전 침탈 당했던 경희의료원 조합원들이 힘받아서 간다고, 고맙다고 전하는 말을 몇 달새 훌쩍 여위어버린 얼굴로 전하며 서로 손잡을때 글썽거리는 눈빛도 가슴에 새긴다.

[공연이 끝나고 ]
언젠가 만화가 장진영선배가 한 얘기가 떠오른다.
“문화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웃음을 줘야지. 자꾸만 희망을 깨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거든.”
술자리에서 사람들이 예전 선배들에게 다시 노래하라는 말을 많이들 했다. 이 공연을 계기로 다시 노래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꽃다지가 아닌 자신의 노래여야 할 것이다. 이번 공연의 성과와 비판의 목소리까지 안아가야 할 사람들은 현재의 꽃다지이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힘들과 과제는 미래의 꽃다지가 잊지말고 전해받아야 한다.
나는? 고민했던 것들을 싹 날려버렸고 내가 지금 이순간, 처음 노문센터 사무실을 두드리던 그때의 수줍고 머뭇거리면서도 간절했던 심정으로 돌아가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자꾸만 입술끝에서 ‘노래여 우리의 삶이여’가 흘러나온다.


‘먼길 걸어온 우리에게 언제나 변함없이 옆에 있던 노래 있어. 땀과 눈물어린 오선지 위에 아직은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이. 하지만 슬플때 흘렸던 나의 눈물과 기쁠때 보여준 너의 환한 웃음 싣고 굳게 손잡아준 모든 이의 꿈을 새겨 이제 들꽃처럼 끝없이 피어나리니.
쓰러져간 벗들의 맑은 영혼과 오늘을 살아갈 너와 나의 다짐 싣고 따스히 보아준 모든이의 희망새겨 이제 강물처럼 끝없이 흘러 가리니. 노래여 우리의 삶이여 어둠속에서 더욱 밝게 비춰준 노래여 우리의 꿈이여 끝내 온세상에 울려 퍼지리.‘

(200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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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투쟁하지 않으면 평화는 없어


아무 생각 없이..몇일째 연기했던 언니와의 만남을 가지기 위해 신촌으로 갔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언니가 영화를 예매했다며 얼른 가자고 했다. 길가에서 오뎅 두어 꼬지 먹고 극장으로 올라갔다.
제목은 디 아워스 'The Hours'..

최근에 영화소식을 본적이 없어서 유명한 여자배우 세명이 나온다는 것 밖에는 사전정보는 없었다. 이름만 들어도 쨍쨍한 배우들이다.

메릴 스트립-아...아웃 오브 아프리카,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아름다고 고풍적이던 그녀..
줄리안 무어-조역으로 많이 봤지만..오묘한 표정..
니콜 키드먼-길고 늘씬늘씬한 그녀를 보면..가슴이 쿡쿡..뭔가 일을 낼 것만 같은 표정..
내용도 감독이 누군지도 모른 채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시~~작'

'앗! 니콜 키드먼이 버지니아 울프 역이었어! 뭐야...버지니아 울프와 관련된 영화였네..오 맙소사..눈여겨 보질 못했다니..세상에..."

여성의 삶에 대한 관심, 심한 정신병에도 불구하고 죽음까지도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던 매력적인 여자, 버지니아 울프가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하고 있다..그녀는 리치몬드의 고요함을 벗어나 런던으로 가고 싶어하지만, 모두 일제히 병때문에 갈 수 없다고 말린다..

1951년 미국 LA, 로라는 '댈러웨이 부인'을 읽으며 평온한 중산층의 삶속에 불안한 미소를 짓고 있고, 그의 아들은 그녀를 역시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2001년 미국 뉴욕의 클래리사는 자신의 삶의 전부인양 에이즈에 걸린 옛애인인 리처드의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

이 세사람의 하루는 어떻게 펼쳐질까, 버지니아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 것이며, 리치몬드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까.

로라는 너무나 평온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받아들일까.
클래리사와 리처드는 과연 무사히 파티를 치를 수 있을까..
이 것들의 결과만을 따라가다가는 영화를 보는데 실패할 것이다..히히히..
그녀들의 표정, 그들의 표정, 대사 하나하나, 상황을 잘 보시라..
그안에서 심상치 않은 메세지를 발견했다. '엥..감독이 누구야..도대체..심상치 않아.'

버지니아 울프는 남편 모르게 박차고 나가 런던으로 가는 기차를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결국 발각된다.

남편이 버지니아에게 던진 말은 대략 이렇다.
"당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이곳으로 왔고, 당신을 위해 인쇄소를 차렸는데..이럴 수 있냐..런던에서 당신이 망가졌던 것을 생각해봐라..두번이나 자살 시도를 하지않았냐. 의사들이 절대 안정을 취하라고 그랬다. 당신은 배은망덕이라고 생각지 않아?"

버지니아는 대략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의사들이 하는 말, 믿지 않는다고. 망가지더라도 움직이는 런던에 있고 싶어. 정신병자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당신이 내 삶을 다 빼앗아 버렸어. 나도 리치몬드의 고요와 평화를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어. 배은망덕이라니..그런 말을..내게 하다니.."

결론은 영화를 보시길..
그 과정에서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버지니아가 던진다..퍼~엉...깜짝..
"삶과 투쟁하지 않으면 평화는 없어."

로라의 친구가 자궁암에 걸려 친구를 찾아와서는 역시 의사를 부정한다..
의사란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삶을 규정하거나 구속해버린다.
특히 정신병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병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찾아내 해결하기보다 약물치료로 억제해버린다.
여성관련 병에 대해서도 그렇다. 자궁에 뭔가 병이 생기면 쉽게 들어내 버린다. 그런 의술 행위가 당사자인 여성의 남은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고민하지 않고 말이다.
내 삶을 내가 선택하고, 살아가는 것..누구에 의해 판단하거나..누구를 위해 살거나 하지 않고...세사람의 여성의 하루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니콜 키드먼이 엄청난 연기를 했다고 난리를 치는데..물론 아주 좋은 연기였다. 버지니아처럼과 흡사해 보이기도 하고..그렇지만..나는 역시 관록의 메릴 스트립에 한표..
그녀야 말로 진정한 댈러웨이 부인이 아닐까..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이지적인 얼굴과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는 연기...요즘은 나이든 사람들의 연기를 보면..가슴이 저릿하다..나도 나이를 먹으면 삶이 깊어짐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집에 가서 리플렛을 보니까..세상에...그 감동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에 꼭꼭 넣어두고는 가끔 다시 빌려보는 '빌리 엘리어트'를 만든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만든 영화였다.
감독이 영화 전부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지만..모르고 봐도 별 상관이 없지만..그래도 알고 나니까..
이말이 딱..생각났다..
자영언니왈..."되는 놈은 된다."

----교정도 보지 않았고, 문장도 다듬지 않았다...완전 날 것이라..괴로울 수도 있겠구나..흐흐..
하긴 뭐 이 곳에 있는 잡글들이 대부분 그러니까..
나는 왜 다시 돌아보고..다듬는 작업이 왜 이리 귀찮은 걸까..게으름은 나의 적이야..적...

200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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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노래칼춤] 검결속에 흐르는 오늘

오늘을 말하기 위해서는 과거, 걸어온 역사를 보라고 말한다. 거기에는 좌절과 실수, 판단착오, 승리의 모든 것이 나와 있으니, 100년이 지난, 역사 속의 현장인 동학혁명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뜻을 품어 동학에 입문하였으니 조직하고 훈련하는데 한점 흐트러짐이 없다. 가야할 길은 오로지 하나의 길이었다. 허나, 장대한 뜻을 품고 당당히 출전하였으나 찟겨진 깃발을 들고 침묵하였다.

이제 눈을 돌려 역사에 이름 석자 박았던 장두들이 아닌 동학혁명의 진짜 주역들인 한사람의 농민군과 아낙들을 보라.
역사속 여성은 난을 겪을 때마다 온만신이 부서지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 관군에게 겁탈당하고 가족들과는 생이별을 한 아낙들은 남정네들보다 더 강하고 질긴 한과 희망을 갖고 있다.

이제 현재의 우리 모습이 담겨져 있는 장으로 가자. 고향을 잃고 병신이 된 광대패들이 다시 찾은 고향에는 밥짓는 따뜻한 풍경은 커녕 효수당한 정다운 이들의 잘려진 목들만 걸려있다.

동학혁명의 큰뜻을 갖고 출정했으나 죽은 이들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 살아남은 자의 아픔을 갖고 , 뒷날을 도모해 전쟁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허나, 혁명 속의 다양한 삶과 방식, 길을 보지 못하니. 이것이 지금의 우리와 무엇이 다를까.

광대로서의 길을 같이 가자는 '곰배'의 말에 '억수'는 전쟁을 일으켜야 한다는 말로 일축해버린다.

"죽창 들고 나서는 것도 북을 치는 것도 싸움이고, 장구를 치는 것도 싸움이고, 춤을 추는 것도 싸움이고, 밥 짓는 것도 싸움이다."

넉넉한 싸움의 의미를 아는 '곰배'는 뒷날을 도모하기 위해서 효수당한 목을 수습해서는 안된다는 '억수'에게 웃음과 함께 "그것도 너의 싸움도 맞고, 목을 거두는 것도 맞다"라며 이웃들의 목을 처연하게 거두다가 죽음을 당한다.

맞다. 싸움이 장두들만의 것이었나? 죽창들고 나섰던 사람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각자의 몫으로 살아냈던 그네들과 우리의 싸움이다. 오히려 죽음이 두렵지 않다라는 말보다 죽음이 두렵지 않아서 하는 그 하나의 행동이 진정한 싸움이 아닌가.

이제 '맑은물(청수)' 한동이 들어 절망과 희망의 판씻음 속에서 억울함, 분노, 한을 조금씩 풀어간다. 강요된 희망도 아니요, 주장도 아니다. 그저 이만큼 살아냈으니 또 아픔은 아픔대로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지 않나.

과거에는 그렇게 살아왔고, 오늘을 사는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절망스런 현실에 모조리 해체되고 상처받아서 쓰러질 수 밖에 없지만 억울함이, 분노가 어디 가겄나. 내 맘속에 있으니 다독여서 삶을 살아가야지. 삶의 전장터에 의연하게 나가야지.

칼노래 칼춤 속에는 동학혁명만 아니라 광주혁명도 있고, 7, 80년대 민주화 투쟁, 노동운동도 있고, 90년대 이후 분열의 시기에 몸부림치며 싸우는 현재도 있다. 판안에서 함께 싸우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상처도 씻어내고 왔으니 오늘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해진다. 좋은 공연 보고 나면 만든 이들이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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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사랑을 노래하라!!


김혜린, 그녀의 처음을 만나다
유제니에 대한 불타는 사랑을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해서 올렸는 걸 봤다면 알겠지만, 김혜린 만화에 대한 사랑은 특별하다. 김혜린의 만화 목록에서 내가 빠트린 것은 동호회지에 실린 작품들 정도. 다만 그의 대표작을 늦게 봤다는 사실을 지적한다면, 순순히 인정할 수 밖에.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만화방이 동네에서 없어져서 다시 만화를 보기 시작했던 중 3때에는 이미 순정만화 월간지들이 활발히 발간되고 있었을 무렵이다.
이미 김혜린은 민중의 지도자보다 혁명에 참가했던 사람들에 눈을 돌렸고, 잡초 같지만 질긴 여성의 삶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테르미도르'와 '불의 검'이 바로 그 만화이다.
'북해의 별'이 아무리 대표작이라도 그의 초기작이니, 엉성한 그림과 지나치게 긴 팔,다리,손가락이 썩~ 보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당시 대본소용 만화였다. 얇고 연습장 같은 종이에 인쇄되어 있는)
자하랑과 설리의 사랑과 정치에 대한 만화, '비천무'와의 운명적인 만남과 한 고뇌하는 청년 시인과 그를 사랑하는 기자의 얘기인 '겨울새 깃털하나'를 밤새워 읽고 읽고, 또 읽어대던 어느날이었다.
'북해의 별'을 봐야겠다, 김혜린의 처녀작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한달음에 만화방에 달려갔다. 그가 만화속의 만들어 놓은 세상은 꿈같았다.

20년이 다되어 가는 어느날, 다시 보다
이번 달 내내, 신간도 흐지부지하고 볼만한 책들이 안나오고 있어서, 우울해졌다.
박선영 열사 평전에 보면 80년 대학가에서 텍스트로 할만큼 인기가 높았던 '북해의 별'이 다시 생각이 났다. 주변의 선배들도 실제로 그랬다고 했으니까. 돌아보면 대학 다닐때에도 북해의 별에 대한 얘기들은 실제로 봤던 안봤던 다 알고 있을 정도였다.
지금 보니 유리핀과 그의 혁명의 동지들이 일궈가는 세상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그러한 세상이 오면 혁명의 지도자는 어떠할까에 대한 물음을 이미 초반에 김혜린은 던져둔다.
나는 81학번인 김혜린이 학교를 중단하고 만화의 길을 가면서도, 한국 현대사의 무시무시한 독재자와 군사정권에 대한 혐오감이 이 질문을 던지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설프고 덜 여물고, 방향이 정확하게 잡히진 않았지만 작가의 진지한 질문이 이 만화를 끝까지 끌고가게 한 힘이다.

유리핀 멤피스, 주변의 동지들
그의 지도력을 확고히 하는 너무나 멋진 캐릭터들.
집시, 혹은 히피와 같은 자유를 노래하는 혁명가수, 냉철한 언론가, 철학자, 금융을 거머쥐고 있는 부상, 그를 위해서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오른팔격인 무사.
무엇보다 공주의 신분을 박차고, 평민으로 계급이동을 한 유리핀의 영원한 연인 금발의 미모, 에델라이드.
그들은 다시 보드니아로 돌아와서 무너진 야학과 조직을 재건하기 시작한다. 몰래 신문을 찍고. 이장면은 마치 80년대 야학을 중심으로 노동자를 조직했던 우리의 모습과 흡사해서 웃음까지 나올 정도이다.

본적도 없는, 믿을 수도 없는 지도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오면 그(지도자인)는 무엇을 선택할까?'
비극으로 끝낼 수 없을 만큼 젊었던 김혜린은 진정으로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뒷언저리에서 평범한 한 민중으로 살아가는 것. 군사를 일으켜 국민의 뜻을 거슬려 가며 정권을 세웠던 그들이 한번도 지키지 못한 약속이다.
유리핀이 군인이면서 지도자가 되는데에는 어느정도 모순이 있다면 있다.
내 어린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어른들을 믿을 수 없으며, 존경할만한 위대한 인물은 우리 현대사에서 만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던 군인들과 군인의 우두머리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 그가 아무리 훌륭한 성품과 지도력을 갖고 있고, 정치적인 능력을 있다해도 정치일선에서 군인이 나서는 것을 절대로 반대한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해방이후 지금까지 우리 역사에서 너무 잘 알려주지 않았던가.
당시 미스터 블랙같은 황미나 만화에서 보여주는 시련을 만나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서 복수를 하는 류의 만화들이 인기였는데, 이것 역시 '몽테크리스토퍼 백작'라는 외국 문학의 영향이었다고 본다.

그래도 그 젊은 글을 옹호하고 싶다네
그런 시대의 분위기와 한편으로는 그당시의 정권에 대한 작가의 나름대로의 비판이 아니었을까 싶다. 83년, 이미 20년이 다되어가는 이 작품이 김혜린의 처녀작이었으며 암울한 시대 젊은이들의 숨통을 튀어주었을 만큼 간절한 바램이 담겨 있었음을 기억하고 싶다.
테르미도르의 혁명시인 세자르가 프랑스 혁명의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글을 썼다는 혐의로 몰리고 있을 무렵 유제니에게 절규하듯 말한다.

"시에서 풍기는 향기를 맡을 줄도 모르는 것들이. 나는 남프랑스의 뜨거운 햇빛을 난 몰라. 난 그렇게 젊은 글을 쓸 수가 없어. 열정이 있는 젊은 작가의 목숨을 없애서 어쩌겠다고?"

아마 김혜린도 이제 '북해의 별'과 같은 젊은 만화를 그리지 못할 것이다. 대신 성숙해진 눈으로 바라보는 여성성에 대한 깨달음을 표현하고, 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더욱더 세밀하게 그려낼 것이며,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하나하나가 영웅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그의 만화속에서 살아가게 할 것이다.
내게 좋아하는 만화가를 꼽아보라면 시시때때로 조금씩 바뀌기는 하지만 그이름에 김혜린이 빠져 본적이 없다. 만화가에 대한 대우가 형편없다. 특히 순정만화에 대한 인식의 부족은 점점더 그림을 계속 그려야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지게 하는 현실이다. 실제로 팬을 꺾는 작가들도 나오고 있다. 그래도 늘 꾸준한 애정을 보내고 있는 이 팬의 마음을 알아서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그리길 바랐으면 한다.
(아, 그리고 절판된 김혜린의 작품을 살 수 있도록 재간되는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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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엘리슨 "A Question of Class"중에서

"나는 가난하고, 미움 받으며 육체적, 정서적, 성적 폭력의 희생자로 성장했다. 나는 고통이 고상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파괴한다.

파괴, 자기혐오, 좌절에 저항하기 위해서 멸시당하기의 학습을 던져버리고, 경멸적인 '그들'로 얘기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던져버려야 하며, 거짓 신화와 안이한 도덕률을 거부해야 하고, 우리 자신을 인간적이고, 결함을 갖고 있고, 예외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예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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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예술, 혁명은 한몸

 

팀로빈스,'정치·예술·혁명은 한몸'

팀 로빈스는 누군인가? 얼마전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이라크 침공 반대시위의 선두에서 그의 비제도적 아내(제도로서의 결혼을 거부하는 관계로 알려져 있음) 수잔 새런든과 ‘부시행정부의 전쟁은 석유를 위한 전쟁(oil for work)’이라며 대이라크 전쟁의 본질이 야만성과 이기적 욕심임을 폭로한 미국의 유명배우이다.

팀 로빈스 감독의 99년작, 영화 <요람은 흔들리리라(The Cradle will Rock)>는 표현하기 쉽지 않은 미국 현대사의 실제 상황을 등푸른 생선의 팔팔 뛰는 이미지로 그려낸 수작으로 국내 영화팬들이 손꼽아 개봉을 기다린 영화. 영화는 지난 15일 국제노동영화제 초청작으로 처음 소개됐다.

팀 로빈스는 세 번째로 각본 겸 감독을 맡았다.
1930년대 후반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동명의 연극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헐리우드 문법과 브레히트적 문법이 뒤섞여 보는이를 낯설게 하기도 하고 초반엔 다소 얼떨떨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a (mostly) true story'(대부분 실화) 란 설명과 함께 열린다. 이야기는 디트로이트를 연상케하는 가상의 철강도시에서 이곳을 지배하는 자본가인 미스터씨(Mr.Mister)와 그의 폭력적 노무 정책에 거세게 대항하는 노동조합을 중심축으로 전개된다.

전례없는 사회적 정치적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미국은 20년대 경제대공황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뉴딜(Newdeal)정책으로 상징되는 적극적인 국가 수요창출 정책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수요 창출 정책의 일환으로 폈던 정책이 연방극장계획(FTA:Federal Theater Project).

이 계획은 막대한 국가 재원을 들여 실직한 예술인을 모아 연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그러나 이들이 만든 연극 <요람은 흔들리리라>는 공산주의를 미화한다는 이유로 공연이 불가능해 진다.
그러나 이들은 마지막 장면에 무대장치도, 음악·음향도, 의상도 없이 공연을 선보여 뜨거운 갈채를 받는다.

이외에도 이야기의 다른 두 줄기로 △자유로운 예술가의 우울한 영혼을 가진 복화술사인 토미 크릭쇼(빌 머레이)가 극렬 반공주의자인 허프만(조안 쿠삭)과 사랑에 빠지는 플롯과 △무솔리니 치하 이탈리아의 선전선동가로 나오는 수잔 새런든, 자본가 록펠러 역의 존 쿠삭 등이 혁명운동의 지지자며 반골적 기질의 화가로 나오는 리베라(루벤 블레이즈)와 벌이는 그림과 예술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쟁투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전반을 꿰고 있는 정서는 △파시즘에 협잡하고 철저한 반공주의로 일관한 당시 미국주류 사회에 대한 조소와 △노동자의 자각이 당대 산업자본가와 첨예하게 빚어내는 긴장을 예술을 매개로 꼬집는 장면을 통해 드러난다.

노동자들이 연극 <요람을 흔들리리라>를 통해 계급관계의 본질에 대한 인식에 도달하는 과정은 장구한 설명이나 서사가 아닌 시종 유쾌한 지껄임과 추출해 낸 듯한 인간관계의 메타포를 통해 뜨거운 울림을 선사한다.

▲ 팀 로빈스
99년 신자유주의의 파고가 휩쓰는 공고한 양대 보수정당체제의 미국 사회에서 쉽지 않은 주제임에도 팀 로빈스 감독은 유머와 위트, 해학으로 날카롭게 꼬집으며 노동자의 계급적 각성이 경제적 토대의 반영인 상부구조(예술)의 반동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힘임을 각인시킨다.
헐리우드적 감수성이 브레히트를 만나는 형식의 신선함, 자본주의체제와 예술의 관계성의 본질을 꿰뜷는 통찰이 당신에게 새로운 감수성을 제공할 것임을 확신한다.

아직 국내 개봉 계획이 없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앞선다.
오마이뉴스 최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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