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6/03/27 11:04

며칠 전 한국사회포럼에 갔다가 민중언론 참세상 칼럼에서 본 [문신을 하다]의 완군을 봤다.

만났다하기엔 몇마디 못 나눈터라 그냥 '보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듯...

 

"문신에 대해 글 쓰신 분이죠?"
그랬더니 맞댄다.ㅋㅋ

그리곤 완군이 속해 있는 문화연대 사람들이 문신에 대해 왁자지껄 대화하기 시작했는데,
옆에 있던 노동조합 활동가 3명은 꿔다놓은 보리자루 마냥 말 한마디 끼어들지 못했다.
아니, 끼어들기는 커녕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신에 대한 맥락이나 주요 사건 등등 뭐 하나 아는 게 있어야 말이지. 쩝..
(옆에 논지를 못 따라가 띨띨하게 입벌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살짝 설명해주는 센쑤!)

사실 문신을 귀 뚫는 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언젠가 '땡길 때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문화연대 사람들은 문신을 운동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실제 문신하면서 느꼈던 자기 검열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있었다.

그래, 나도 어느새 안한 게 아니라
못하거나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중 하나가 된 건 아닌 지 싶다.

원래 노동조합 쪽은 노동자들 자체가 참 다양한 종류의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문제에 엮여있고 당면해있어서

왠만한 사안은 귓등으로라도 들어봤을 법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일상을 파고드는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 하나 열심히 고민하지 못한 느낌.

그리고 이런 식의 분류화는 상당 싫어하지만

순간 운동의 주류와 비주류의 희미한 경계선을 확인한 기분도 살짝,

운동 주제에 대해 대의와 명분에 첨착하고 있는 건 아닌 지 하는 기분도 살짝 들었다,


이렇게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것이 최고!인 세상의 대중과 함께 숨쉬는 시작은

일상에서의 자기 통제권을 늘려나가는 것부터가 아닌지 하는 다듬어지지 않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 사족

문신은 병원의 의사에게 가서 하지 않으면 불법시술이 된단다.

처음 알았다.(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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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11:04 2006/03/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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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eoScrum 2006/03/27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긴 거의 동네마다 문신과 피어싱 해주는 전문가게가 있고, TV에서도 문신만 소개하는 고정 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지난 여름에 길거리에서 그 화려한 문신들을 잔뜩 보고 나서, '革'을 한문으로 어깨에 새겨넣을까 생각 해봤었는데.. 비싸서리... 흘..

  2. derridr 2006/03/27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신..하는(불법)남자들 즈질이라는 설이..부위에 따라서는 돈대신 다른 걸 요구한다더군..

  3. jineeya 2006/03/27 1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NeoScrum/여긴 병원에 문신한다고 써놓은 곳, 본 적도 없는데? 알바 열심히 해서 혁자 하나 새겨와봐여, 투쟁!^^
    derridr/딴 얘긴데, 얘기하다 나온 문신해주는 아저씨는 7살짜리 자식이 있나봐. 얘는 언제나 문신한 사람만 봐왔기 때문에 어느날 수영장 갔다가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문신 안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대.ㅋㅋ
    음성화는 싫어~!

  4. lsj 2006/03/27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딴소리..학교 컴에서는 네이트 온이 안떠.
    이 블로그엔 방명록이 없네..안부를 남기고 싶은데..

  5. jineeya 2006/03/27 1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lsj/나의 라면받침을 위해 오늘도 열공하삼! 29일도 혹 볼 수 있으려나?

  6. 미류 2006/03/27 2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몇 년 전부터 문신하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다는... ㅜ,ㅜ
    근데 김건원씨의 문신은 정말 감동의 연속이예요. 지니야도 보면 정말 문신하고 싶어질 꺼예요. ^^;
    (문신한다고 선전하는 병원들도 있는데... 주로 눈썹 문신 이런 거 아닐까 싶어요. ㅎㅎ)

  7. jineeya 2006/03/27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류/눈썹문신.ㅋㅋㅋ 그러고보니 나의 엄마도, 동생도 문신했네여. 이건 꽤 될 듯.

  8. derridr 2006/03/28 0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젠장..쪽팔려................
    ps 나 긴글은 잘 못읽어...다음엔 자쉐이 읽을께........

  9. 금자 2006/03/28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몸에 새기는 문신은 '조폭용'으로 그렇게들 검열을 해대는데
    왜 여자들 얼굴에 새기는 문신(영구화장이라고들 한다!)은
    그렇게나 열풍이 부는지, 찜질방에서도 야매로 하는 문신들은
    완전 짱 인기! -_-;;;; 문신은 문신인디 여자들 몸에 '미용'용으로 새겨지는 것들은 귀염받고 있답니다. 헐

  10. 지하 2006/03/28 2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인들은 한문을 새긴 사람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외국인의 시선을 꼭 의식하자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외국어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때가 있는 거 같아요. 같은 뜻이면 한글을 새겨도 좋을 거 같아요. ^^

  11. jineeya 2006/03/28 2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하/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어 쓰는 걸 좋아하긴 하죠? 그래도 확~ 축약된 문자를 쓰고 싶을 때, 중국어는 확실히 영어나 한글보다 매력적인 것 같긴 해요. 표의문자라 한 글자를 적어도 의미가 찐하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