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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_2007 - 2007/05/05 11:19

BC 7세기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기록이 있는 지하도시 카이막쿨러.

이곳도 터키의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그곳에 있다.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든 걸로 유명한 순례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미 이전부터 가진 것 없는 자들이 하나 둘 근처를 파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기독교인들이 박해 피해 들어오면서 더 확장되었다고...

사암이라 슬슬 긁어서 파면 되는데, 이렇게 100미터 깊이에 22층의 1만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공간이 되어있었다.

심지어 카이막쿨러 근처 9km 거리에는 데림쿨러라는 지하도시가 있는데 두 도시간 연결통로도 있었을 거라고...

참고로 카파도키아에만 지하도시가 30여개 있었단다.

 

대체로 통로가 좁고 낮은데 아래 사진만큼 큰 곳은 참 드물다.

이런 식으로 파왔다면 폭삭 무너졌을 거다.

 

이곳은 곡식저장창고인데, 지하도시 역시 완벽한 공동체 사회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좁고 어두운 곳에서

누구나 하고싶을 때 불 떼서 밥 먹고, 똥 싸고 그랬으면 모두 질식사했을 것이다.

이곳은 성당, 곡식저장창고, 거실, 와인 저장고, 취사 등 모든 것이 공동이었고 규범도 상당히 엄겼했다고..

생각해보면 개인화된 사회는 그야말로 비효율적이고 비환경적인 소비사회다 싶다.

그러다보니 현대사회에서는 공동체적 삶을 구축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공동체사회를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고 본능적이지 못한, 인간 본연적이지 못한

높은 수준의 희생정신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들만이 가능한 삶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동굴을 파서 살았던 괴레메 계곡이나 카이막쿨러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모이다보면, 제한된 자원에 대해 계산하다보면,

공동체사회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그건 결국 생존과 직결된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8년 뿐이라던데,

불현듯 피 속에 내재되어있을 공동체 의식 끌어올리기에 매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이곳은 거실.

 

 

이곳은 와인저장고인데 항상 영상 12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실제 카파도키아는 유명한 포도 생산지로, 포도주가 유명하다.

 

 

가구도 따로 필요없다. 슬슬 파면 옷장이 뚝딱.^^

 

 

 

이곳은 이 지하인들의 숨구멍이라 할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한 공기 환풍구이다.

수직 사각형으로 지상까지 뚫려있다.

이곳의 위치야말로 극비 중의 극비. 들키면 몰살은 순식간.

 

이 거대한 맷돌 모양은 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만들었단다.

워낙 통로가 좁고 어둡기 때문에 일단 적이 한번 침입하면 방어는 불능.

동시에 침입만 하지 않는다면 방어 역시 따놓은 당상.

아무리 적의 수가 많아도 어차피 통로는 좁으니 저런 거대한 돌을 동시에 치우는 사람들의 수도 적어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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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5 11:19 2007/05/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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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_2007 - 2007/05/03 08:36

터키에 갔었다.

좀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노동절 이스탄불 탁심광장으로 행진하려는 대규모 시위대에 진압대의 물대포와 최루가스까지 등장했었다는데, 갑자기 늦은 밤 탁심광장을 걸으며 조명받은 블루모스크를 본 기억이 확~!

'좀 늦게 갔다올 걸 그랬나'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다.

집회, 시위의 자유는 어디든 똑같을텐데 말이야..^^;;

 

비행기에서 한장 찰칵!

 

 

'터키는 가는 곳마다 다 틀리다!'던데, 진짜 그렇다.

하긴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에 걸쳐있는 것도 그렇고,

타울로스 산맥을 사이로 북은 준스텝, 남은 지중해성 기후인 것도 그렇고,

로마의 수도에, 오스만제국의 수도였던 곳이 있기 때문에 품고 있는 문명도 장난아니다. 

제주도 조랑말을 서울에 갖다 놓듯,

-지금은 문화유산인- 이집트 돌덩이를 아무렇지 않게 이스탄불로 옮겨놓는 것은 기본으로, 이스탄불 거리를 지나가면 대체로 다 문화유산이라는 게 맞는 말이다.

 

게다가 오랜만에 본 지평선!

전 국토 중 평야가 70%라는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이것을 카메라가 담아주지 못한다는 건 정말 큰 아쉬움.

 

 

 




공항들 말고 처음 가본 곳은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고대 왕국 이름인데 워낙 친숙해서 지명처럼 쓰나보다.

이 곳은 화산이 터져 가까운 곳은 용암으로 인해, 먼 곳은 화산재로 인해 희한한 자연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그 옛날 로마가 기독교를 합법화하자 박해받아왔던 기독교인들은 대혼란을 겪으면서 일부러 척박한 카파도키아에 찾아와 은둔하기 시작했다한다.

'괴레메'라 불리는 이 계곡은 사암으로 이루어져있어 슬슬 파면 동굴을 만들 수 있었고, 안에 들어가 살았다는 얘기.

유네스코는 이곳을 자연과 문화유산 모두가 존재하는 복합유산으로 지정했다는 데,

화산이 만들어낸 것이든 사람 손으로 판 것이든 다 희한(?)하다는 뜻?

어떻든 이 희한한 모양새가 구비구비 신비로운 것만은 사실이다.

 

 


 

지금은 그냥 박물관이지만 오랜 기간 사람들이 머물렀었다.

그냥 파고 들어가 산 것만은 아니다.

어느 구멍으로 들어가면 성당도 있고, 공동의 식당도 있고 기도방도 있다.


 

 

이곳은 공동의 공간으로, 식당도 주방도 여기에 있었다.

터키는 이슬람교나 기독교 모두 성지 순례를 많이 하는 곳으로, 특히 이곳 괴레메 박물관 역시 기독교인들의 필수 코스일 듯.

하지만 무교인 나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는 자원이 부족하고 척박할수록

사람들은 공동생활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는 것 같다는 점이다.

 

공동 식당

 

괴레메 계곡엔 비둘기 골짜기라는 곳이 있는데, 살던 사람들이 비둘기를 위해 집을 만들어준 곳이다. 물론 이 척박한 동네에 관상용인지 묻는 건 어불성설.

비둘기알은 먹기도 하고, 채색할 때 사용하기도 했으며, 비둘기똥은 거름처럼 사용했다고... 물론 비둘기를 잡아먹기도 했을래나?

 


 


 

 

괴레메 계곡 근처에는 수도사의 계곡이라고도 불리는 파샤바흐 계곡이 있다.

그야말로 스머프 마을처럼 생긴 버섯 모양 역시 화산 작용에 의한 것인데,

이 동네에선 바위 속에 요정이 살고 있다고 해서 '요정이 춤추는 바위'라고 한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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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3 08:36 2007/05/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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