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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7/06/30 19:32



 

이 애니는 프랑스 작품. 왠지 '프랑스는 '헐리웃을 좋아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착한 놈 나쁜 놈 확실하고, 권선징악이고, 다소 희생이 따르더라도(그것이 어떤 종족의 멸망이라 할 지라도) 정의(내지는 힘)는 이긴다는 기본 속설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

3D로 무장한 화면의 매력과 달리 스토리는 헐리웃 블록버스터 한판과 같다고나 할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심한 건지도 모른다.

이 애니가 악인에게 내린 징벌은 내가 그동안 봐온 많은 이야기들 중 단연 최악이 아닐까 싶다.

 

 



선수 소개

이 애니에선 세가지 종족이 등장한다.

종족A : 유일하게 이름을 알 수 있는 종족은 바카노이인.

어느날 기계문명이 발달한 바카노이인의 거대 함선이 폭파하면서 한 행성에 떨어졌다.

생존자라곤 그들의 모든 지혜가 담긴 파란 공 모양의 엑시스와 아기 1명.

 

 

종족B : 두번째 종족은 편의상 수액종족이라 불러본다.

물 또는 수액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에는 수액종족이 있는데, 그들은 물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공간 이동이 가능하고 몸체도 물처럼 변형이 가능하다.

그러나 함선이 행성에 떨어진 후 600여년이 지나면서 행성의 수액은 거의 남지 않은 수준으로 메말라간다.

이 종족은 마치 벌의 체계처럼 여왕이 다스리는데, 여왕은 바카노이의 함선으로부터 떨어진 엑시스 때문에 수액이 사라진다고 생각하고 시시때때로 공격할 틈만 노리고 있다.

 

 

종족C : 마지막 종족은 주인공인 카에나가 속한 종족.

이 종족은 탄생한 지 길어봤자 600년 미만.

그도 그럴 것이 엑시스를 중심으로 행성에서 바로 근접한 다른 행성을 향해 거대한 나무 넝쿨 비스무리한게 생겨난 곳에서 발생하여 살고 있다.

이들은 수액종족을 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들의 노예가 되어 수액을 체취한다.

 

 

 

흑백 나누기

여기서 종족C가 착한 놈으로 - 착하다기 보다 차세대 떠오르는 종족이라고나 할까? -,

맨 마지막에 카에나의 인도를 받아 건너편 행성, 일종의 신대륙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종족B는 나쁜 놈으로, 종족C를 노예로 부려먹은 데다가 종족A의 엑시스에 대한 분노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종족A의 엑시스가 떨어진 이후로 목숨같은 수액이 점점 말라가는데, 여왕 입장에선 일종의 생존권 투쟁 아니었나 싶다.

엑시스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이 사는 행성은 이미 종족B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척박한 상태가 되었고 결국 종족B는 버림받는 운명의 생명체가 된거다.

 

종족A는 달랑 1명 살아남았던 자가 600여년을 살아오지만 행성의 어떠한 일에도 참견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력만으로 삶의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카에나를 통해 엑시스의 생존을 알게 되고 자신의 행성으로 가지고 가려했으나 엑시스에게서 버림받는다. 엑시스는 종족C와 함께 존재하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에... 결국 이 종족도 -이 행성 안에서는 - 멸망.

 

더이상 미래를 이끌지 못하는 종족은 과감히 멸망. 결국 이 한 애니에서만 두개의 종족이 사라져버렸다.

왜 이 애니는 공존의 희망을 털끝만큼도 남기지 않는 걸까?

사고체계를 갖춘 유기체는 과연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공존의 희망을 품을 수 없는 것일까?

 

잔혹한 악인 징벌

종족B의 여왕. 악의 화두다. 비참한 결말은 예상 범위 내다.

그러나 그녀의 결말은 꽤나 가슴 아프다.

가장 예상하기 쉬운 결말은 카에나가 내리치는 한방에 죽는 거다. 그러나 여왕이 오히려 제압했다.

그럼 여왕은 어떻게 죽었는가?

일단 종족 중 유일하게 남은 수컷이 다른 암컷들을 꼬신다.

'여왕은 종족 보존 의무를 방기하고 있는거다', '저 엑시스만 공격하다가 우리 종족은 멸망할거다', '그 공격을 위해 너희들도 하나둘씩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결국 여왕은 엑시스를 공격하는 도중 같은 종족의 암컷들을 앞세운 수컷에게 그대로 덮쳐진다. 우린 아마도 이런 상황을 '강간'이라 부르지 않나?

 

물론 여왕은 이 한방에 죽지 않았다. 이건 종족 보존을 위한 만행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그 때 죽었으면 더 나았으려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계속해서 공격을 멈추지 않던 여왕은 결정적 순간 

단 한순간도 참을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탐욕스럽게 먹을 것을 찾는 굶주린 아기주머니 속 아이들에게 함락되어 먹히고 만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이미 수액은 바닥이 났다.

 

여왕의 종족A와 C에 대한 공격은 부질없는 짓이었을 지도 모른다.

엑시스가 수액을 마르게 한다는 그녀의 판단은 완전한 오판이었을 지도 모른다.

어차피 종족B의 운명은 정해져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내 눈엔 생존을 위한 투쟁 정도로밖에 안 비추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이 죽음은 가슴을 후벼파는 서러움마저 느껴진다.

죽음이란 것에 경중이 어디 있으랴만..

마치 여성에게는

전쟁 속 총포라는 공적 상황이 주는 위협이외에도

강간과 근친살해로 얼룩진 사적 - 그러나 사회적 - 상황이 주는 위협이 더해진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꼭 공적 책임을 사적 징벌로 푸는 것 같은 느낌, '일상이 모두 공포'라는 느낌, 소수에게 더욱 확장된 위험과 위협에의 잠재라는 공포...

그래서 이 애니는 무섭고 기분 나쁘다.

 

* 사진출처 : 씨네21(http://www.cine21.co.kr) +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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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30 19:32 2007/06/3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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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7/06/27 18:14

 

때는 2075년.

지구는 결국 자원이 고갈되었고

달로, 화성으로 자원을 찾아 생활의 영역을 넓혀갔다.

특히 달에서 발견된 자원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으며 지구 유지에 유효하게 쓰이게 된다.

그러면서 우주는 폐기된 위성, 위성에 부딪혀 폭파한 우주선의 잔해, 쓸모없어진 기지 등 각종 우주 쓰레기로 넘쳐나게 된다.

 

주인공은 이러한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테크노라라는 회사의 데브리과 직원.

 

'우주'하면 항상 전쟁이야기, 로봇이야기로 일관되기 마련인 애니 세계에서,

우주 청소부이자, 민간기업의 회사원이며, 사회기여팀 수준으로 사고되는 돈 안되는 실적 최하의 별볼일 없는 부서의 구성원인 주인공의 이야기는 신선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때론 우주 장례를 치른 관이 우연히 태양권에 돌아와 자손에게 인계하기도 하고,

군사 위성 지나가는 길에 걸리적 거리는 평화 상징 위성을 수거해야 하기도 한다.

 

이런 잔잔하고 있을법한 일상적 얘기들 속에 슬쩍슬쩍,

겉으로는 평화를 지향하는 척하지만 실제 선진국에 붙어 돈이 되는 일이라면 약소국에서 전쟁 일으키는 것도 불사하는 우주연합의 작태가 노출되기도 하고,

미국과 일본같은 선진국 출신의 집안 좋은 사람들이 꽉 메운 사무실에서 아프리카나 아라비아 반도의 어디쯤 외부에서 조장된 내란이 끊이지 않는 나라 출신의 사람이 힘겹게 꿰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 쓰는 모습이 보일 때도 있다.

달의 최대 도시에는 여행 비자로 들어가 일하다가 업자에게 인건비 뜯기고 지구로 돌아갈 돈조차 없어 실업자로 전전긍긍하는 군상들도 눈에 띈다.

 

이렇게 지구와 달을 오고가며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가슴 저리고 즐거웠을 터.

그러나 애니는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주인공의 고뇌를 더욱 심연으로 밀어넣고,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보다 확장시킨다.

 

주인공인 하치마키는 어느날 우주에서의 작업 중 약간의 사고로 장시간 방치되면서 어둡고 소리 없는 공간에 놓이면 3차원 공간감각을 잃게 되는 공간상실증이라는 질병을 앓게 된다.

이 병은 곧 해소되지만 보다 심각한 고뇌의 상태로 이전된다.

그가 데브리과를 그만두고 목성탐사선 선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때 독자는 '할 일을 찾았군', '이야기 스케일이 커지겠군'하고 마음 편히 지켜봤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 우주는 어둡고 외로운 곳.

그는 이미 '보다 빠르게 보다 멀리'에 중독되었고, '우주에 미친 놈'이 되기 위해 냉혹하고 고독한 혼자가 되어간다.

비록 총알이 없었으나 우주선을 지키기 위해 사람의 얼굴에 총구멍을 겨누고 쏘았었던 주인공은 진짜 '미친 놈'이 되어 목성탐사선의 선원으로 발탁되었으나 이제 더이상 '어디로?' 가야하는 지 자아의 방향을 잃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게 된 사실.

그는 이미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모두 이어져있고,

우주란 굳이 보다 멀리, 빠르게 나아가야 있는 무엇이 아닌

바로 자신과 주변 역시 우주이고 우주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뭐 이거까진 괜찮다 치고...

사이사이 일어나는 사건들 중 가장 큰 건 우주방위전선이라는 테러집단의 활동.

이제 석유조차 고갈된 상태에서 선,후진국간 빈부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40%를 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개척되는 우주는 자본이 집중된 선진국들의 부만을 더욱 늘려주고 있으며,

아무리 능력이 되어도 후진국에선 우주에 한발자국조차 디디기 힘들다.

그래서 우주방위전선은 새로 건조되고 있는 목성탐사선을 달의 최대 도시인 고요의바다에 떨어뜨리는 작전을 세운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냉혹한 법.

작전은 향후 목성탐사선을 통해 시추된 에너지원의 수입을 각국의 인구대비로 나누기로 타협하고, 투입된 테러리스트는 몽땅 내버린 우주방위전선의 우두머리와 우주연합에 의해 실패로 돌아간다.

테크노라사의 관제과라는 최고 엘리트 코스를 가고 있던 아프리카 출신 크레아는 끝없는 사회 차별에 치를 떨며 테러리스트가 되지만, 감옥에서 10년형을 언도받고 복역하면서 앞으로 본국으로 돌아가 선진국의 책을 번역하여 읽히는 교육사업에 전념하기로 선회하였다.

궤도 보안청의 잘 나가는 경찰요원으로 위장하여 활동해온 중동지역 출신의 하킴은 테러 실패 이후 혼자서 달의 도시 폭파를 완수하고자 폭탄 설치를 하려고 하지만,

문득 달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12살 루나리안의 '아저씨는 어느 나라에 살아요? 여기서 보여요? 나는 루나리안이라 나라라는 걸 잘 몰라요. 달에는 나라가 없어서 모두 하나인데' 비스끄므리한 말들 속에 맥을 놓게 된다.

 

테러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저

테스트를 위해 340여명의 연구원의 목숨을 한순간 날려버린 목성탐사선의 총책임자나

서로에게 남은 거라곤 이용가치 밖에 없는 우주연합 의장과 그의 아들이나

선진국과 다국적기업의 호주머니를 착실하게 늘려주기 위한 우주연합이나

'We are the World'가 결코 될 수 없는 선진국들의 머리 속에는 전혀 내려지지 않는 인도주의적 깨달음이

약소국의 테러리스트에게만 테러 방지 차원에서 내려지는 건

그냥 현실론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설상가상, 주인공의 애인이자 같은 데브리과 직원인 타나베는

목성탐사선 폭파 작전 당시 목성탐사선에서 탈출하여 달표면 어딘가에 있다가 산소 부족으로 신경 손상을 입었다.

이 의도된 것 같은 신체 손상으로 인해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여주었거나 향후 예측되는 모습이란 건

1) 재활하면 일단 정상인으로 당연 회복되는 데 어떻든 1,2년 정도는 걸린다,

2) 목성 탐사선은 갔다오는 데 7년 걸리는 데 그동안 주인공과 결혼하고 일단 임신한다,

3) 마지막 장면에 시어머니가 빨래 널고 자신은 빨래 개고 있는 바로 그 집에서 아마도 남편이 돌아올 7년 동안 애 낳고 살림을 하게 될 것 같다,

4) 혹여 회복되어 중간에 테크노라에 복직해도 애는 시어머니가 키워줄 것 같다

이다.

 

살 떨리는 자본주의의 승리에 건배!

 

지구와 달 사이 쓰레기 줍는 일상의 잔잔함을 넘어

무려 7년이나 소요될 목성 자원 탈취 프로젝트로 확장되면서 간을 수천, 수만배 확장시켜놨으면서,

막판에 이 애니가 준 거라곤 현실에 대한 무력감 뿐이다.

 

차라리 카우보이비밥처럼

일상의 선을 뛰어넘지 않고 주인공에 대한 생사마저 언제나 생존으로 맞추면서 매 회 내용의 다양과 확장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영악한 애니라도 되었을 터다.

실제 카우보이비밥은 막판 한두회만을 이용하여 오래된 진지함이 필요해진 때, 고민이 확장된 때에 맞춰,

더이상 서로의 일상이 유지될 수 없을 정도의 캐릭터 배치 - 즉, 죽이거나, 목표가 확실해서 왠만해선 못 돌아오게 떠나보내거나 -로 마무리한다.

 

그러나 이 바보같은 애니는

벌써 중반부터 화자들의 기대치를 있는대로 키워놓고

막판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흥분하며 보게 만들었으나

결국 흔해빠진 이 세계의 수습 논리와 뻔한 봉합으로 마무리해버렸다.

 

마지막 26화면 없었어도 약간의 용서가 가능했을 지 모르겠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마지막 5분 동안 '눈 감고 있을 걸'하고 속으로 외치게 만든 것과 같은 종류의 실망감이 밀려온다.

 

이건 폭력이라고 외치고 싶다, 정말...

 

한편

공간,자원의 확장과 포섭은 자본주의 유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겠지?

역시 사람들의 사고와 체제부터 바꿔놓고 우주에 나가는 게 맞는 건가?

 

* 사진출처 : http://bestanime.co.kr +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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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7 18:14 2007/06/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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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7/06/26 12:51


 

1. 이 책은 여성 성기에 대한 의학, 해부학 뿐 아니라 문학, 인류학, 사회학 등 다양한 내용 사이를 오고가는 일종의 백과사전 같다.

하지만 백과사전이라 단정하기엔 30% 이상 모자라다.

 

'성기에 대해 궁금해'라는 생각만으로 덥석 집었다면

'버자이너'에 집중한 나머지 '문화사'임을 잠시 잊은 꼴이 된다.

수많은 정보를 주지만 정답을 주는 건 아니다.

(인류학적 접근 시도가 있다는 점을 5% 정도 상기하시길...)

 

물론 작자의 성과학자로서의 자기 입장이라는 게 언뜻 언뜻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로 입장을 굳이 표명하지 않아도 될만한,

여성 성기에 대한 세상의 황당한 취급이 워낙 많아서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화자에게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내용이 상당하다.

실제로 한참 읽다보면 '정말?'이라는 놀라움, '그렇구나'라는 인정과 신뢰, '뷁!'이라는 황당과 불신 사이를 분단위로 오고가게 된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시선과 가치의 각하 또는 외면을 통해

21세기가 된 지금에도 '이거다'싶은 연구가 절대 부족하다는 점은 참 놀라운 일이다.

 

인간 취급받지 못하는 여성들이 여신에서 창녀라는 극과 극을 오가는 동안,

그녀들의 성기 역시 그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성기는 이놈의 사회에서 여성을 창녀에 가까이 가게 하였므로

뭔가 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신체기관으로써 그 고초는 더욱 심했다할 수 있겠다.



2. 사회가 개인에게 보여주는 도덕적 강압의 힘은 놀랍다.

아마도 그 모든 강압엔 여성을 도구로 사고하다보니 초래된 것이 태반일 것이다.

 

여성은 문란하면 안된다. 여성은 해주는 대로 받는 존재이다.

<- 물론 이런 생각은 남성에게 속한 자손 생산을 위한 자산으로써, 직계 혈통이라는 확증을 위해 역으로 한 남성의 손만 닿는 조건을 마련하려다보니 이러저러한 가학적 행위가 용인된다는 기분이다.

 

 -> 여성의 성기는 더러운 것이다 : 이로 인해 겪게 되는 여성의 가장 큰 수난 중 하나는 클리토리스 절제일 것이다.

절제받다가 저세상으로 보내진 여자자매들이 수두룩한데도

하지 않은 아이는 집단사회에서 불결한 아이로 취급받고 왕따당한다.

그것도 음부봉쇄라는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하는 데, 클리토리스를 몽땅 드러낸 후 외음부의 살을 끌어당겨 꿰매버린다. 윽~~

이 봉쇄조치는 첫날밤 남편의 성기에 의해 뚫리는데, 그날의 유혈낭자는 병원행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윽윽~~~

 

여성이 먼저 원하는 경우도 있다.

질 삽입 성교야말로 정상 상태이기 때문에 클리토리스로 인해 오르가슴을 느끼거나 하는 건 반칙, 이런 사회에서 자신의 비상식적인 성욕을 없애기 위해 클리토리스 절제 수술을 받는 사람도 있었다. 프로이트 아저씨가 여러 여자 잡았다!

일반적으로 클리토리스가 가장 자극적인 곳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데도,

그 수많은 세월동안 여성이 속고 서로 속이게끔 만드는 거대한 사회 시스템이 존재한 셈이다.

 

-> 정절을 지켜라 : 이말은 주로 '처녀막을 지켜라'의 의미가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처녀막 파열에 대한 공포는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 남자들이 '첫남자'이길 바라니까..

뭐 요즘은 연애 한두번 안하면 백치같으니까 '네가 두번째야'까지는 용납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처녀막 사수하고자 하는 여성에게 미국 소녀들의 샛길 하나 알려주자면...

의외로 유럽보다 미국은 정절에 대한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네덜란드는 사회적 분위기상 처음 성경험을 16세 전후로 바라보는 반면 미국은 19세 전후로 바라보다보니,

그 이전에 성경험을 원하는 미국의 여자아이들은 항문성교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고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떻든 처녀막만 사수하면 되니까..

섹스 = 질 삽입성교, 첫 섹스 = 처녀막 파열로 대치시켜버린 사회의 통념이 빚어낸 결과다.

성교를 성교로 바라보지 못하고

왜 항문성교를 샛길로 만들고 왜곡된 길인양, 우회로를 찾은 양 행동하게 만드는 지 알 수 가 없지만,

어쩌면... 어쩌면... 다른 씨만 안뿌리면 되니 항문성교 정도는 얘기되어지는 '첫경험' 전에 꽤나 널리 함묵적으로 용인받을 수 있을 지도..ㅋㅋ

 

3. 이 책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이야기도 몇가지 눈에 띈다.

이를 테면 질이 짧아 결과적으로 질 입구가 막혀있는 관계로 주로 구강성교를 하던 한 여성이 새로운 애인과 섹스 중 들이닥친 기존 애인의 칼에 맞아 쓰러진다.

곧장 병원에 가보니 그녀는 임신 상태였다고 한다.

실제 논리적으로 정자는 인간의 간이든 위든 허파든 뇌든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굳이 위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질을 통해 들어온 정자가 자궁까지 찾아가 나팔관 근처에서 착상하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인체의 항해술로 여겨진다고 한다.

 

호르몬의 다양한 작동 속에 생각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양성을 가지고 있거나, 시기에 따라서 성이 변할 수도 있다거나 하는 사례들은 이미 심심찮게 알려지는 사실이다.

그러고보니 자궁속 태아의 성기가 초기엔 모두 여성의 성기 모양이다가 점차 남성은 남성의 성기 모양으로 변한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사실이다.

어쩌면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구분은 대체로 가능할 지 모르지만 확정할 수는 없을지도... 사실 과학이란 건, 특히 의학, 생물학은 일종의 확률같은 것이니까...

 

4. 모르던 유래들도 몇가지 건질 지 모른다.

간혹 월경 중엔 일을 하지 않고 집안에만 갇혀지내거나

심지어 금식에 산속에서 사람을 만나지 말고 지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월경중 여성이 있으면 우유가 쉬고 마요네즈가 굳고 절인 고기도 상하고 식초로 절여도 뭐든 상한단다. 월경의 파괴력은 이다지도 엄청났단 말인가?

 

뭐 현재 내가 사는 사회에서 월경 내내 일 안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면 '땡 잡았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실제 바빌론에선 달의 여신의 월경일엔 안식일을 가졌고,

매달 1번이던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매주 1번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매주 월경을 하는 달의 여신 덕분으로

기독교식 안식일 즉 일요일엔 쉬게 되었는 지도 모른다.

 

5. 한때 히스테리가 있는 여성들의 처방으로 난소 제거수술이 적극 권장되기도 하고,

음모를 똥 무더기에 놓고 햇빛을 쬐면 뱀이 된다고 믿었던 시절도 있었고,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느끼지도 않은 오르가슴을 꾸미고 살지만,

 

인생의 한두번쯤은 자기가 직접 자신의 성기를 살펴보기도 하고,

집단 상담치료에 참가하기도 하고,

남성이 아닌 여성이 바이브레이터의 소비 주체가 되면서 이전에 없었던 질문과 환불요구로 인해 기능의 향상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무책임한 외과적 칼부림의 정체에 대해 인식하거나,

지뢰밭같은 이 사회 성 담론의 세상에서 여성으로서, 또는 그저 한 인간으로서 답답함을 뚫고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고민도 한다.

 

* 사진출처 : 알라딘(http://www.alad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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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6 12:51 2007/06/2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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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7/06/24 19:36

난지도 내 유휴시설인 침출수처리장을 활용한 미술창작스튜디오가 생긴 이래 1기 입주작가들의 작품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미 다른 전시에서 눈에 띄었던 작가들의 작품도 상당수.

보통 미술관 구경 가면 자그마한 노트에 빼곡히 뭔가를 적어오곤 하지만

이번엔 과정 생략.

왠지 이번 전시는 그저 바라만 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관계로 작품 설명 생략. 사용재료나 설치형태만 간단히...ㅋㅋㅋ

 


 



'悅樂'의 일부. 천에 그려진 것 같은데 천장에 엄청 크게 걸려있다.

 

5명을 위한 안경. 비디오 설치 작품.

 

 


 

 


 

 


 

 

뭔가 '거'한 작업의 흔적이..

 

그 결과는 ...

 


 

조형물과 천장에서 쏘여진 -하늘에서 촬영된 - 도시 모습

 

이거, 수묵화라네...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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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4 19:36 2007/06/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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