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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1/15
    프로필 이미지1
    풀소리
  2. 2008/11/12
    철없는 철쭉과 11월 잠자리(5)
    풀소리
  3. 2008/11/11
    가을산(5)
    풀소리

프로필 이미지1

끝인가 하면 또 다시 시작이다. ----------- 꽤 오래 프로필 이미지로 써왔던 사진이고 글이다. '끝'과 '시작'에 '고통'을 대입하면 '슬픈 이야기'고, '도전'을 대입하면 '희망'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 프로필을 사용할 때는 두 가지 마음이 다 있었지만, 후자가 더 컸던 거 같다. 내게는 늘 새롭게 느껴지는 프로필 이미지지만, 이제는 내릴 때가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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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철쭉과 11월 잠자리

지난 토요일(11. 7) 낮 노동자대회 전야제 가기 전에 올 가을 마지막 부로농원 모임을 했다. 단풍이 곱게 든 부로농원 골목길 모처럼 고구마도 굽고, 고기도 굽기로 했으니 사람들이 모이기 전에 잉걸이라도 만들어 놓으려고 좀 일찍 서둘렀다. 박씨 재실 앞을 지나는 순간 뭔가 이상했다. 돌아보니 철쭉이 피었다. 11월에 핀 철없는 철쭉 봄. 그것도 초봄이 아니라 한창 무르익는 봄에 필 철쭉이 겨울을 코앞에 둔 11월에 피었다. 철 모르고 피었으니 철없는 철쭉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옆에 있는 철쭉과 달리 올해 나온 이파리가 하나도 없다.(작은 이파리는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다.) 아하. 벌레에 이파리를 모두 뜯기고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으로 들었다가 춥고,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자 봄인 줄 알았구나... 단풍이 곱게 든 부로농원 들머리 부로농원에도 가을이 가고 있었다. 서리가 와 호박잎이 삶은 것처럼 뭉게져 있다. 한바퀴 들러보니 연못가에는 아직도 잠자리가 맴돌고 있다... 한뼘 남은 11월 여린 햇살에 겨우 얻은 온기로 힘겹게 힘겹게 날다가 돌 위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햇살이 비치는 돌 축대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11월 잠자리 그래도 같은 종이 오면 짝짖기를 하려는지, 아님 텃세를 하려는지 달려간다. 햇살은 언제까지 저들을 날게 할 수 있을까... 힘 잃은 메뚜기/ 가운데 갈잎 위에 마른풀색을 닮은 늙은 메뚜기가 힘겹게 앉아있다. 개인적 소회는 소회고, 사람들이 한둘 모여들고, 고기도 굽고, 고구마도 굽고, 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세상 고통을 모두 잊은 듯 즐거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밭 언덕에서 기념사진(?) 플래시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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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노조를 그만뒀기 때문인지 이번 가을엔 산을 제법 자주 갔다. 특히 단풍 든 북한산을 벌써 서너번 째 가는 거 같다.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번에는 중학교 진학문제를 가지고 교육청과 한바탕 싸움을 벌였다. 운영위원들과 학부모회 대표들이 함께 앞장섰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결과가 좋았다. 그 결과 운영위원, 학부모회 대표들과 어울려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하는 일이 여러 번 생겼다. 이번에는 산에 함께 가자고 했었고, 그 결과 지난주 수요일(11. 5)에는 송추 오봉능선을 올랐다.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 역광이라 빛은 좋지 않았지만, 바위는 너무 희고 좋다... 내가 학생운동부터 노동조합 활동까지 너무 오랫동안 운동권 사람들하고 부딪끼며 살아와서 그런지 운영위원들이나 학부모 대표들하고 어울리는 건 쉽지 않다. 아마도 문화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어찌됐든 나는 그들과 함께 산에 갔고, 어찌됐든 산은 있는 그대로 너무나 좋았다. 능선길 들머리에 뿌리를 드러내고 누워있는 노간주나무/ 아직은 살아있다... 산은 여럿이 올라도 혼자일 수도 있고, 혼자라는 것이 특별히 이상하지도 않다. 새소리든, 햇빛을 엷게 받아 번지는 숲속의 깊은 내면이든 멀리 보이는 끝없는 산맥이든 아니면 회한이든, 사랑이든, 열정이든 때로는 곧은 시선과 때로는 흐린 시선이 산속에선 모두가 눈에 띄지 않고 녹아낼 수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단풍빛이 엷게 번지는 깊은 숲 가을은 쓸쓸한 계절이다. 살아있는 빛들이 빠르게 퇴각하고, 겨울의 무채색 빛들이 빈 자리를 또 그렇게 빠르게 채운다... 높은 산부터 서리가 먼저 오고, 보기에 당당한 두터운 잎들도 서리 앞에서 약하기는 마찬가지다. 빈 가지들이 회색빛 휭한 자리를 채운 떡갈나무숲이 산봉우리부터 점점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계곡을 따라 빠르게 빠저나가는 빛의 행렬 오봉에서 바라본 북한산/ 북한산 암군은 언제봐도 당당하다. 수락산 너머로 운해 위로 먼 연봉들이 끝없이 펼쳐저 있다. 함께 산행을 한 운영위원들과 학부모대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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