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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12/18
    눈 내린 아침 숲(2)
    풀소리
  2. 2010/12/14
    경계인 우리 아들(8)
    풀소리

눈 내린 아침 숲

밤새 눈이 내렸다.

제법 눈이 쌓였다.

나는 체육관에 갈 시간이지만, 운동을 포기하고 눈 내린 숲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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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입구에 다다랐다.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끝한 눈길이 있다.

돌아서니 내 발걸음이 한 줄로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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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러 잠깐 숲속에 들어갔다 왔다.

그 짧은 사이 길에는 올라간 발자욱 하나, 내려온 발자욱 하나가 있다.

그리고 어둑한 숲길 나무들 사이로 따뜻한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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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 나무에 눈이 얹혀 있다.

따뜻한 아침햇살이 비추니 붉은 속살이 더욱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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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에는 버섯이 났다.

누군가의 죽음은 또 다른 누군가의 생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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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겨울 숲은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참 알맞은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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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다니던 논길 쪽으로는 누구도 간 흔적이 없다.

가파른 언덕길이다.

 

나는 이곳을 내려가 눈 덮힌 겨울논을 보고 싶었다.

조심조심 걸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꽈당 넘어졌다.

카메라 렌즈에도 흙이 튀었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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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우리 아들

#1

제 아들 이름은 최성연이고 현재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 성연이 이종사촌이 3살이었는데, 병원에서 만나는 아이마다 밀치고 때려서 "뭐 저런 놈이 있나?" 했습니다.

우리 성연이가 3살이 되니 그때 그놈 3살 때와 똑 같았습니다...

말하자만 한 마리의 짐승이었죠...

4살 때 유치원을 가고, 5-6살이 되자 사람과 짐승의 경계인이 되었습니다...

물론 초등학교 들어가니까 이제 좀 사람 다워졌지만요~ ㅎ

 

#2

그러던 녀석이 이제 다시 경계인이 되었습니다.

지각과 안(?)지각의 경계인.. ㅎ

 

얼마 전 지 엄마랑 있을 때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너는 지각과 안지각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지?"

그러자 이 녀석 씩 웃으며 한마디 합니다.

 

"그런데 나 아슬아슬하게 학교 가니까 늘은 게 2개 있고, 달라진 게 1개 있다."

"그게 뭔데?"

"어. 달리기 실력이 엄청 늘었어~"

"그리고?"

"폐활량도 엄청 늘었어~"

ㅎㅎㅎ

우리는 한참 웃었습니다.

 

"그럼 달라진 건 뭐야?"

"어~ 그건.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걸 느꼈어~"

우리들은 눈이 둥그래졌습니다.

"이제 지각이다 싶으면 포기하고 천천히 걷거든. 그러니까 사방이 보이는 거야~ 나무도 보이고, 꽃도 보이고, 산도 보이고~ 대신 애들이 모두 가버려서 길도 뻥 뚤리고~ ㅋㅋ"

ㅍㅎㅎ

우리는 한참 웃었습니다.

"그런데 어슬렁거리며 가다보면 어른들이 '너 왜 이제 가냐?'하고 묻는 거야~ 그럼 난 '아 예~'하면서 지나가지~ ㅋㅋ"

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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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이 3학년 때 사진 - 사진 찍는 걸 싫어해서 사진이 없네요... 이것도 모네 그림 보고 숙제용으로 간신히 찍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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