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1)
- 봄밤
- 2010
-
- 모습
- 봄밤
- 2010
-
- 아픈 해랑....
- 봄밤
- 2009
-
- 내 대인관계패턴
- 봄밤
- 2009
-
- 어이없는 상담샘
- 봄밤
- 2009
며칠전.
둘째 해랑이를 안고 젖을 먹이는데 사랑이가 자꾸 주위를 맴돌면서
아기를 집적인다.
"사랑이가 마음이 불편한가보다, 엄마가 아기만 안고 있어서 샘났구나? "
사랑, "응~"하면서 입이 쑥 나온다.
"그래 우리 사랑이가 엄마랑 꼭 껴안고 싶은데, 쭈쭈도 만지고 싶은데
아기때문에 못해서 속상하구나?~" 더 크게 "응~"
아기를 내려놓고 사랑이가 되어서 사랑이 팔을 내려놓고 팔베개를 했다.
조그맣고 가는 팔.. 사랑이는 아직 아기구나..
나는 아기가 되어서 사랑이를 엄마 삼아 떼를 부렸다.
"엄마~~~~ 왜 나는 안안아주는 거에요.. 잉~
나도 안아주세요. 엄마는 왜 아기만 안아주는 거예요...
나도 안아주세요. 엄마~ 엄마~"
사랑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사랑이 품을 파고드는데...
울컥, 눈물이 북받친다...
나는 계속했다.
"엄마..나도 안아줘요. 엄마~~ 엄마~~헝~"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입을 삐죽이면서 아기처럼 에~앵 울었다.
한참.
사랑이가 나를 안고 토닥토닥거렸다.
"미안해, 사랑아. 엄마가 조금 슬퍼서 우는 거야, 괜찮아"
외롭고 무섭고 피곤한 눈물이 쏟아졌다.
어딘가 낯익은 눈물...
내 어린 날,
엄마 없는 텅 빈 집에서 자고 일어났던 그 오후의 눈물...
난 아직 어린데...엄마는 늘 내 곁에 없었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갔는데 문은 잠겨 있고, 난 열쇠도 없는데...
엄마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옆집 아주머니가 고구마 몇개를
가져다 주고...
그때 알았다.
내 안의 작은 아이가 그렇게 있었는지..
비로소 열쇠가 풀리는 것 같은 느낌.
하나. 내 어린 날이 아주 우울했다는 것.
엄마는 나를 무척 사랑했다고 믿었지만 사실 난 어느정도 방치되었다는 것.
둘. 그 외로움을 이기려고 자위를 많이 했다는 것. 나의 수치심과 죄책감이 여기서
기인했다는 것.
그 뒤로 사랑이를 보면 더 안쓰럽고 가엽고 미안하고 고맙고...
더욱 사랑스럽다.
병원에 다니는 요즘, 버스 정류장에 서서 사랑이를 보다가 너무
사랑스러워 꼬옥 안게 되는게...첫사랑 할때 이렇게 좋았을까 싶다.
이 느낌 오래 간직하고 싶다.
내 안의 작은 아이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 아이, 더 불러보고 더 마주하고 싶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