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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엄마...>을 보러 가자

* 이 글은 알엠<엄마...> 라는 영화 를 소개 하려는 글인데 내 글이 역효과를 내진 않을지 걱정이다.

3편의 작품을 냈지만 나에겐  류미례'감독'보다 '미례씨'가 더 익숙하다,

그건 류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준비조차 하지 않던 시절에 그를 알 게 됐기 때문일 게다.

이젠 블로그상에서 쓰는 '알엠'이 더 편하게 됐고.

 

내가 예상하기 힘든 것들

-TV에서 하는 다큐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이런 독립다큐가 어떻게 느껴질까?

어느 대목에서 재미있어해야 할 지, 어느 대목에서 감동을 먹어야 할 지까지 친절히 '지시'해주는 듯한 TV다큐들을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은 "이래도 네가 감동안하고 베겨?"라며 협박하기도 한다.  빈곤한 영상과 주제를 말빨로 때우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TV에서 하는 다큐물들을 모두 싸잡아서 깍아내리는 것은 '독립다큐는 모두 훌륭하다'라는 말만큼이나 말이 안되는 짓이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니 알아서 새겨 듣길!

 

- 류감독을 모르는 사람들(관객의 대부분)이 이 영화를 볼 때의 느낌이 어떨까?

난 원래 류감독을 안다. 물론 그의 가족사에 대해서는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지만, 어쨌든 자신이 아는 사람의 얘기와 전혀 모르는 사람의 얘기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게다. 그리하여 류감독을 모르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 지 예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류감독을 알고 말고의 문제보다는 '엄마'라는 공통분모가 주는 영향이 더 강할 것이라 추측해 본다.

 

사적 다큐라지만

류감독 개인의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은 안들 것이다.  사회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 일지도 모르는 '무한희생 천사표 엄마'와는 거리가 있는 그의 엄마, 남겨진 가족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긴 아버지, 이 영화가 유쾌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오빠,  이 영화의 방향을 샛길로 빠지게한^^ 매력적인 러시아 언니 등등 무척 이색적인 상황에 처한 류감독의 특이한 가족사 같지만 사실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하지만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고백하자면 이 영화를 푸른영상 시사회에서 처음보고 류감독과 비슷한 경험들 때문에 공감을 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난 그의 경험이 극히 예외적인 것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수선한 카리스마

옛날 그를 만났을 때의 느낌은 '산만함'이었다. 그의 글은 정말 인상적인데 비해(오히려 그래서 더) 실제 만났을 때의 모습은 글과 매치가 안되서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런 그가 차츰 변해갔다.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점점 훌륭해졌다. '훌륭하다'는 말이 적절해 보이지 않기도 하지만 정말 그는 훌륭해졌다. 아님 원래 훌륭했는데 내가 늦게 깨달은 것일까?

영화상영 후 행해지는 감독과의 대화를 보다보면 이젠 일종의 카리스마까지 느껴진다. 어수선한 카리스마!

어떤 사람의 무게감이 몸무게로 결정나는 것이 아니듯, 그의 카리스마는 외형적인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당장 본인부터 "왠 카리스마?"라고 할 것 같다. 하여튼 내 맘이다.

 

 

류미례 감독 자신의 엄마에서 세상의 모든 엄마로

영화의 시작은 감독의 엄마에서 비롯됐지만 류감독은 그것을 세상의 모든 엄마로 확장시킨다. 물론 러시아 언니(당신도 영화가 끝나고나서 그녀가 머리속에 남게 되지 않을까?)의 영향도 있었고, 다른 여러 가지 상황도 있었을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옆길로 샌 것으로 느낄 수도 있다. 진짜 샌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게 걸리적 거리진 않을 게다.

 

능력이 없다보니 글만 길어졌다. 결론적으로 영화관에 가서 볼 것을 추천한다. '독립다큐의 발전'같은 무슨 거창한 이유 때문에 보진 말라. 그런 식으로 발전 될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영화를 보는 당신들의 입장이나 태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보라는 것이다.

다큐는 살아있는 얘기다. 영화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를 추측해 보는 것도 무척 재미가 있고  당신의 엄마가 이 영화속의 엄마(들)를 어떻게 볼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정작 당신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여성영화제에서 만난 류 감독의 큰 언니(맞나?)가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라는 말을 울먹이느라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류감독은 언니의 예상처럼 나중에 자신의 시점이 변하게 될까?

그렇게 되는지 꼭 보기 위해서 한 10년 정도는 더 친하게 지내봐야겠다.

 

 

3월 4일(금)부터 상영한다. 상영정보 및 영화 소개를 보려면 '포스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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