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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의 일기

2004.10.04 18:03  
웬지 슬프다.
시간이 지나면서 슬프다.
왜 이러지.....

 

2004.10.05 00:49  
문뜩 내 인생을 뒤돌아보고 싶었다.
어렵게말고 그저 그냥 내가 돈을 벌기 위해 했던 일들을 기억해내고 싶었다. 내가 왜 인생을 이렇게 살았을까? 대체 무엇을 하면서 삶을 살았나? 그런걸 고민하기엔 내가 너무 지쳐있다. 그냥 내가 대체 어떤 일들을 해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건지도 궁금하고 내가 그런 일을 할때 내 주변엔 어떤 것들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기억을 되살리게하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필요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난 아무래도 장기기억상실증에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군대 가기전의 내 삶은 내기억속에선 연속성이 없다. 단편적인 부분부분들만이 그 기억들을 엮어주고 있다. 그 것들을 일깨우고 그것들을 연결하고 싶다. 아니 군대를 다녀온 이후도 대부분의 연속성은 없다. 연속성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있다면 2년전쯤?

결국 난 또 다시 어렵게 어렵게 어려운 방식으로 내 기억을 더듬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인생일지도 모르겠다. 가벼움보다는 무거움이 조금 더 끌린다. 싫지 않지만 지친다. 내가 내 자신에게 지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늘 무언가에 부딪치면 그걸 벗어나고 싶어 그것으로부터 도피하게 되고 도피하면서 그 기억을 거부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마주쳐 깨어내지 못했기에 깨뜨릴 수 없었기에 그럴 용기도 자신도 없었기에 부끄러움이 남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2004.10.06 01:16  
밤에 잠을 자야한다는 것은 별루 맘에 들지 않는다.
아침에 잠을 깨어야 한다는 것은 별루 맘에 들지 않는다.

밤에 잠을 자야한다는 것은 무지 아깝다.
아침에 잠을 깨어야 한다는 것은 무지 아깝다.

똑같은 잠인데 때에따라 느낌이 다르네~
그게 인생이라는 것일지도~

 

2004.10.07 23:05  
꽃피는 봄이오면

탄광촌, 광부, 희망, 절망, 체념, 사랑, 호감, 질투, 동정, 애절함, 열정, 음악, 기대, 오해, 겨울, 잔, 바다, 꿈, 봄 그리고 겨울.

 

2004.10.09 23:41  
#1. 줄다리기가 재밌다는 건 처음 알았다.

#2. 대략 난감했던 건 당췌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몰랐다는 거다. 하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무언가에 빠져들어가는 사람들을 본다는 것은 참 즐겁다. 내가 빠져드는 것보다 더욱 재밌다. 무언가에 뻐저리도록 빠지기.....

#3-1. 가끔 볼 수 있지만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하다. 문뜩 생각나서 전화해 심한 농담을 해도 그저 받아주고 힘들다고 투정부려도 다 받아주고 가끔 진짜 힘들어서 전화할때 장난친다고 놀리고 그래도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좋다. 나를 나보다 더 많이 아는 듯한 느낌이 드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 그리고 멀리서 나를 보러 와주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 그리고 암 생각없이 불쑥 그냥 전화하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

#3-2. 언제나 생각해주는 것도 아니고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내 기분을 맞춰주는 것도 아닌데 그냥 친구라는 이름으로 내 곁에 있어주는 이들이 있어서 좋다.

#3-3.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다.

#4.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과연 난 고마운 사람인지 궁금하다. 주는 것보다 받는게 많다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2004.10.10 00:51  
미지의 세계에로의 편향은 자신을 괴롭히기도 하지만 그 괴롭힘은 어쩌면 설레임일지도 모르겠다.

여행이라는 것도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는 설레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설레임이 여행의 즐거움의 반 이상을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모르는 것에 대한 궁금함은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물론 그 활력은 아픔이라는 것을 두려움이라는 것을 동반하지만....

아슬아슬한 경기가 흥미진진하다고 했던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더욱 재밌어지는 것이리라.

삶도 그렇기에 더욱 흥미진진하고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2004.10.12 00:32  
꿈속에 살고 싶다.
꿈을 자주 꾸고 그 꿈에서 깨기 싫어 억지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꿈이 좋다.

꿈.....너무나 현실같은 꿈....

 

2004.10.14 23:24  
나에겐 눈내리는 시월이 있었다. 그 시절이 어느덧 내 기억속 저멀리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삶에 치여 사람에 치여 일에 치여 늘 무언가에 치여 지나온 시간이 벌써 시월의 중심에 이르렀다.

무엇인가 나에게 부족함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은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가 나에 비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것들이 나에게도 같기를 요구하기 때문인 듯하다. 물론 그 요구를 자신있게 거부하지 못하는 나의 탓도 있을테고..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나는 것보다는 사라지는 것이 조금 많은 듯 하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한 것들 중.....무엇을 잃었을까? 아니 무엇을 잊어버렸을까? 오늘은 그걸 한번 찾아보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걸 기억하고 되찾아보고 싶다.

문뜩 예전에 누군가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던 말이 생각난다. "가요가 내맘에 쏙 들어올 때가 있는데, 세가지다. 그중에서 세번째가 삶에 실의를 느낄때...." 그 사람이 자주 듣는 노래를 잘 살펴보면 그 사람의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아닐지도 모르지만....

 

2004.10.15 22:57  
#1.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 같이 느껴질땐 진짜 산더미가 된다.

#2-1. 요즘은 웬지 내게 일이 산더미 같이 많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아마 마음도 조급하고 몸도 내 말을 듣지 않는 모양이다. 결국 이것도 정리라는 걸 하다보면 그리 많은 일은 아닐테지만 그 정리라는 것을 하는 것이 조금은 두렵다. 그냥 분주하다는 느낌을 갖는게 지금은 좋다. 아니 편하다. 분주하다는 것이 가끔은 즐겁다는 게 우숩지만....

#2-2. 미루어둔 일들이 많다.
역시나 눈앞에 다가와야 마구 처리하는 습관이 남아선가보다.
자만일까? 자신감일까? 귀차니즘일까? 어떤게 나를 이런 습관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어쩌면 귀차니즘일지도 자신감일지도 자만일지도
명확히 알수는 없지만 대략 세가지 모두 동시에 존재하는 듯...

#3. 조금씩 서서히 조금씩 서서히 굳이 남들과 똑같이 움직일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뒤쳐진다고 해서 아파할 필요도 조금 앞서간다고 해서 우쭐해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삶의 방향을 거스르지 않고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4-1. 몬가를 쓰기에 열중한다는 것은 뭔가 억눌린게 많다는 것이고 뭔가를 쓰는데 그게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은 글쓰기의 능력이나 논리적인 생각체계를 갖추지 못했음이다.

#4-2. 왜자꾸 뭔가가 쓰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 힘들고 피곤하고 지쳐도 자꾸 몬가를 끌적거리고 싶어진다. 그게 몬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마구 마구

 

2004.10.17 02:02  
#1. 내가 살아온 삶에서 소중한 것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소중한 것들이 조금씩 소중하지 않게 되는 수도 있었다. 물론 여전히 소중한 것들도 있지만....

#2. 내가 살아온 삶에서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소중하게 되는 수도 있었다. 물론 여전히 소중하지 않은 것들도 있지만...

#3. 그냥 문뜩 지금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 보니 지금은 소중하지만 예전에는 소중하지 않았던 것들과 예전엔 소중했던 것들이 지금은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물론 여전히 변함없는 것들도 있지만...

 

2004.10.18 22:00  
잉글랜드 노동계급의 처지

본서의 주제는, 내가 처음에는 잉글랜드의 사회사에 관한 보다 포괄적인 저작의 단지 하나의 장으로서만 서술하고자 했었던 것이지만, 그 중요성이 나로 하여금 곧장 그 주제를 독립적으로 취급할 필요를 느끼도록 하였다.

-바르멘 Barmen, 1845년 3월 15일 F.엥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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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흠미진진한데~ 좋아 좋아 오늘 밤을 세워 읽어볼만 할 듯~

 

2004.10.18 21:41  
#1. 몹시 힘이 없다.
숙제도 해야하고 내일 할일도 준비해야하는데 영 힘이 없다.
어찌된 노릇인지 온몸에 힘이 쭉빠진다....
아무일도 없는데 도대체 내가 힘이 빠질 일이 없었는데....

#2. 조금만 힘내서 우선 숙제라는 것을 해볼려고 해봐야겠다.
이제 더이상 미루어둘 수 없는 문제인듯하다. 이번주 금요일까지해야하는데 내일부터 일정이 쭉이다.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있을만한 기회가 보이질 않는다.

#3. 그런데 지금 너무 하기 싫다. 어차피 시작하면 그래도 할테지만 시작하기 싫다. 귀찮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우울한데 숙제까지 해야한다는 건 비참하기까지 하다는 느낌이다.

#4. 숙제 시작한다.

#5. 그러나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 몸에 힘도 없으려니와 맘에 여유도 없으려니와 머리가 상쾌하지 못하다.

 

2004.10.21 23:08  
연 이틀 첫차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갔다.
몸이 피곤하긴한데....맘도 피곤하다...

지금 사무실에 다시 들어와서 레폿을 할까하고 있다.
내일이 마감인데....오늘이 아니면 못하는데.....지금 약간의 취기가 나를 뒤흔들고 있다......어쨌거나 조금 쉬다 숙제를 해야할 것이고 그 숙제를 마치고 집에 가든지 해야겠다.

 

2004.10.22 04:06  
4시다. 4시간째 컴 앞에서 숙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도대체 내가 지금 무엇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종이를 채워가고 있다. 다시 읽으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쓰고 있다. 미치겠다..........

당췌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읽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내 맘대로 이해하는 것과 진짜 이해하는 건 틀리니까...혼자 읽기는 내 맘대로 이해하면 그만이지만 그게 아닌 경우는.... 어쨌든......

조금 쉬었다. 다시 해야겠다....결국 연3일......새벽시간까지 깨어있는 군

 

2004.10.25 01:01  
10월의 마지막주가 시작된다.
바쁘게 지나간 10월. 마지막 주의 시작은 나름대로 약간의 여유로움으로 시작되니 조금은 좋긴하다. 하지만 일정들은 그리 여유로울꺼 같지는 않다. 마지막 주 중 하루정도만 쉬었으면 좋겠다. 27일 정도면 좋겠는데.....

내일 함 말해봐야겠다.....

 

2004.10.29 23:56  
한국과 미국 그리고 나

한국에서 살 수 없거나 살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책을 미국에서는 쉽게 살 수 있다.
미국에서 살 수 없거나 살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책을 한국에서는 쉽게 살 수 있다.

그리고 미국에 가보지도 못한 내가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

지구화의 한 면일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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