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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하기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8/09/01 09:46
  • 수정일
    2008/09/01 09:46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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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내 돌보지 못했던 밭에 갔더니, 완전히 밀림이 되어버렸다.

우리 뿐아니라, 이웃사촌들도 역시 무심한 사람들인 탓에 주변이 온통 숲을 이루어 우리 땅이 어딘지 형태조차 찾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팔을 걷어부치고, 낫, 호미, 삽, 쇠스랑 ... 온갖 장비를 동원하여 풀을 제거하기 시작한지 세시간 정도 지나서야 비로서 무언가 심을만한 모양이 드러났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줍듯, 풀잎 조각과 뿌리들을 집어내기란 얼마나 힘들던지...

일부 뒤섞여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포기하고,

배추, 무 모종을 심고,  쪽파 뿌리, 아욱과 당근의 씨를 뿌렸다.

엉덩이를 들 힘이 없어서 땅바닥에 퍼지르고 앉아 심기를 다하고 나니,

목도 마르고, 몸은 땀으로 범벅, 팔다리 쑤시고, 얼굴이 따끔거리고..

아이고 죽겠다를 반복하면서 돌아왔다.

하룻밤 자고나니 더 쑤신다.

 

올 가을 밭일은 봄 농사보다 더 힘들 것 같다. 배추에는 벌레가 많이 생겨서 하룻사이에 다 망가진다고,

고수농사꾼 할아버지가 한심한 우리를 들여다보며 자주 와보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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