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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항쟁? 연대사태?

 

96년 연대사태에 관한 사진을 좀 찾아보려고 서핑을 하던 중 어느 분의 블로그에 올라와있던 96년 영상 편집본을 발견하였다.

 

영상을 보면서 11년전 생각이 떠올랐다. 그 해 6월, 군대에서 제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인생의 다른 길을 모색해보려고 재수학원에 다니던 중,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지나치지 못하여, 8월 투쟁에 합류하게 되었다. 군대 제대하고 처음나간 집회가 96년 연대사태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집에는 학원을 착실하게 다니는 척을 해야하기에, 숙박을 못하고 출퇴근 투쟁을 하였다. 그리하여 초반에 연대안에 들어갈 기회가 되었으나 들어가지 않고 일단 집으로 갔었는데, 그 때 연대에 들어갔다면 나도 종합관에 갇혀서 군대 제대하자마자 구속되는 X같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연대안에 갇힌 5천에 가까운 학우들을 구출한다고 한 만명 가까운 한총련 대오가 신촌사거리 사방에서 진격투쟁을 하던 끔직한 기억은 10년이 지났는데도 기억의 조각으로 남아있다. 전쟁터로 변한 신촌로터리에서, 최류탄 가스에 목 매며 눈물 흘리던 기억이란...

 

그러나 이 영상처럼, 승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대중간부들이라는 한총련 지도부들은 대중들을 책임지지 못하고 경찰병력의 진압전에 튀어버렸고, 유연한 투쟁전술을 구사할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연대에서의 범민족대회를 고집하던 그 자세는, 꼭 남한과 북한의 적대적 상호의존관계를 보는 듯 하였다.

 

항쟁? 사태?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는 저런 광기의 시간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지금 이 시간에도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광기들이 지배를 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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