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거리는 일상  2014/11/05 06:11

휘청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사는 건가 한탄에 자학, 뒷목 잡고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갔다가

하루 이틀 남짓 겨우 숨 돌리고, 다시 불안과 압박 상황으로 진입이다.
그나마 덜 불안하고 덜 쪼이려면 이번 주를 잘 보내야 하는데,

차근차근 밀린 일을 풀어놔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상 못한 일이 하나 더해져 사무실에서 밤을 새고 있다.

이 와중에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엄하게 밤을 새고 있는 한심한 상황이긴 한데

잠시 어제의 이상한 기분이 생각난다.

 

아주 힘들게, 겨우 숨어들듯 갖게 된 온전한 하루의 시간.

그 시간을 보낸 내 공간, 집, 그리고 그렇게도 애태우며 누리고 싶었던 어떤 일상.

그 하루가 좀 묘했다.

 

괜히 심드렁하달까.

잠시 허용된, 밭은 숨을 내쉴 시간과 공간이었는데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나를 꽉 움켜쥐고 있던 것들이 너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면서, 마음이 서늘해졌다.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데, 꽉 붙잡혀 있다고 여기고 있는데 막상 내 안은 텅 빈 것 같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

어이없게 훅 날아가거나 스르륵 무너져버릴 거 같은 내 시간과 공간과 일상 그리고 관계.

이상하게 불안하다.

 

사실, 일기를 쓰고 싶어서 이 공간에 들어올 때는 사진을 올리고 싶어서였다.

집, 방, 그렇게도 나를 애태우던 그 상황과 시간.

그래도 이 공간이 있잖아, 그래도 이런 일상이 있잖아 하고 안심하고 싶었던 거 같다.

 

사무실에서 밤을 새고 있는, 아침이 되어가는 지금.

나는 집에 들어가고 싶다, 혹은 쉬고 싶다가 아니라 '불안해 하고 싶지 않다' 인 듯하다.

어이없는 심드렁과 집요한 불안, 날선 긴장과 무딘 현실 감각

이 사이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요즘의 나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4/11/05 06:11 2014/11/05 06:11
https://blog.jinbo.net/productive_failure/trackback/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