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는 건가 한탄에 자학, 뒷목 잡고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갔다가
하루 이틀 남짓 겨우 숨 돌리고, 다시 불안과 압박 상황으로 진입이다.
그나마 덜 불안하고 덜 쪼이려면 이번 주를 잘 보내야 하는데,
차근차근 밀린 일을 풀어놔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상 못한 일이 하나 더해져 사무실에서 밤을 새고 있다.
이 와중에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엄하게 밤을 새고 있는 한심한 상황이긴 한데
잠시 어제의 이상한 기분이 생각난다.
아주 힘들게, 겨우 숨어들듯 갖게 된 온전한 하루의 시간.
그 시간을 보낸 내 공간, 집, 그리고 그렇게도 애태우며 누리고 싶었던 어떤 일상.
그 하루가 좀 묘했다.
괜히 심드렁하달까.
잠시 허용된, 밭은 숨을 내쉴 시간과 공간이었는데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나를 꽉 움켜쥐고 있던 것들이 너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면서, 마음이 서늘해졌다.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데, 꽉 붙잡혀 있다고 여기고 있는데 막상 내 안은 텅 빈 것 같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
어이없게 훅 날아가거나 스르륵 무너져버릴 거 같은 내 시간과 공간과 일상 그리고 관계.
이상하게 불안하다.
사실, 일기를 쓰고 싶어서 이 공간에 들어올 때는 사진을 올리고 싶어서였다.
집, 방, 그렇게도 나를 애태우던 그 상황과 시간.
그래도 이 공간이 있잖아, 그래도 이런 일상이 있잖아 하고 안심하고 싶었던 거 같다.
사무실에서 밤을 새고 있는, 아침이 되어가는 지금.
나는 집에 들어가고 싶다, 혹은 쉬고 싶다가 아니라 '불안해 하고 싶지 않다' 인 듯하다.
어이없는 심드렁과 집요한 불안, 날선 긴장과 무딘 현실 감각
이 사이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요즘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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